기억하지 못한다면

앤소온·2023년 12월 16일

프롤로그: 짤툰에 나오는 국밥충 정지찬은 타임크라이시스 5의 주인공 마크 고다트랑 악우 사이고 대학 졸업 후 취준생이 됐고 블루아카의 호시노랑 꽁냥꽁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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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찬: 시노야~ 오늘도 덕분에 즐거웠어. 나 취업 준비 시작한 후로 항상 너가 데이트 비용을 다 내는 거 같아 미안하네..

호시노: 아냐~ 뭔 그런 말을 해~ㅎㅎ 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그런 생각 하지 마 ㅎㅎ

정지찬: 그래도.. 넌 학생이라 돈도 없을 텐데 나 때문에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호시노: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마~ 나중에 취업하면 오빠가 맛있는 거 많이 사주면 되지 ㅎㅎ

정지찬: 에휴.. 이렇게까지 날 신경 써주는 건 정말 우리 시노밖에 없네.. 앞으로 내가 더 잘할게 그리고 얼른 취업해서 호강시켜줄 테니까 좀만 기다려줘~! ㅠㅠ

5년 후

정지찬: 시노야~! 붙었어! 붙었다고!!

호시노: 뭐?? 진짜야???

정지찬: 응!! 최종 합격이래! 이 지긋지긋한 취준생 시절도 이젠 byebye다ㅠㅠ 계약직 전전하며 연명하는 것도 이제 끝이라고 ㅠㅠ...

호시노: 오빠 정말 고생 많았어 ㅠㅠ...

정지찬: 고생은 너가 했지~ 너가 그동안 나 케어해줬는데 내가 무슨 고생이겠어? 원래 뒷바라지 해주는 인간이 제일 맘고생 심하잖아 ㅎㅎ 그니까 합격한 것도 다 우리 시노 덕이지~!

호시노: 에이~ 너무 비행기 태우는 거 아냐?ㅎㅎ 암튼 취업 축하해~!

정지찬: 그런 의미로 이번 여름여행은 내가 풀코스로 쏜다~! 우리 물놀이 하러 갈까??

호시노: 와 정말?? 오빠가 내는 거야??ㅋㅋ

정지찬: 그럼~! 나만 믿으라고!

몇 달 후 여름

정지찬: 이번 물놀이 어땠어? 재밌었지?

호시노: 응 ㅎㅎ... 오빠가 말한 물놀이가 실내 스파 수영장일 줄은 몰랐지만 재밌었어 ㅎㅎ...

정지찬: 그치? 너도 좋아할 줄 알았다 ㅋㅋㅋ 나 취업 준비 때 물놀이 할때 레알 거기만 갔었거든 가격 대비 탕수도 많고 건강에도 좋고 가성비 짱이라니까??

호시노: 아 글쿠나.. 가성비..ㅎㅎ;; 그런데 오빠.. 오늘 같은 날이면 조금 좋은 장소 갈 수도 있었을 텐데.. 답답한 실내 스파 수영장이 아니라 ㅎㅎ...

정지찬: 뭐?? 시노 너 지금 뭔 말하는 거야? 실내 스파 수영장이라고 지금 무시하는 거야? 너가 뭘 모르나 본데 실내/외 여부가 다가 아니야 실내/외 보다는 질을 봐야지. 거긴 실내지만 돈 3천 엔 값은 한다고~ 그리고 나는 너가 건강을 워낙 좋아하니까 건강식 스파를 선택한 것뿐이고.

호시노: 오빠.. 나도 바닷가 이런 데 좋아해..ㅠㅠ

정지찬: 뭐? 웃기고 있네~ㅋㅋ 너처럼 건강한 애가 해파리도 있을 지 모르는 바닷가를 좋아한다고??ㅋㅋ

호시노: 그동안은 오빠나 나나 시간이 여유 없으니까 최대한 먼 장소를 피하려고 스파만 갔던 거지.. 사실 나도 바닷가 좋아해.. 로맨틱한 바닷가에서 노을 보며 데이트 해보고 싶기도 했고..ㅠㅠ

정지찬: 그래..?? 난 너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줄은 몰랐네. 담부턴 참조하마..

반 년 후

정지찬: 곧 있으면 생일이네? 정신없이 공장만 다니니까 시간 가는 줄 몰랐네.

호시노: 그러게?ㅎㅎ

정지찬: 생각해 보니 우리 만난 동안 내가 너 생일선물 하나 제대로 챙겨준 적이 없더라.

호시노: 아냐~ 뭘 그런 걸 신경 써~ 오빠가 일부러 안 챙긴 것도 아니고 상황이 어쩔 수 없었잖아 ㅎㅎ

정지찬: 아니야.. 너는 기념일마다 내 생일마다 이것저것 선물도 많이 해줬는데 난 한 번도 선물을 챙겨준 적이 없었잖아. 그래서 이번엔 내가 생일선물 좋은 걸로 해주고 싶어 ㅎㅎ

호시노: 정말...? 뭔진 모르겠지만 내가 좋은 걸 받아도 되는 거야...?

정지찬: 아 당연하지~! 이번 주 주말에 같이 한신 백화점 가자 거기서 밥도 먹고 옷도 사고 다 하자고~!

호시노: 우와.. 정말 고마워 오빠..ㅠㅠ 나 상상도 못했는데 너무 기대된다..ㅠㅠ

정지찬: 그럼 그럼~ 내가 누구야~! 우리 호시노 남친 아니야~! 맘껏 기대하고 있어~ㅋㅋ

주말 밤

호시노: 오빠~ 오늘 고마워 ㅎㅎ 선물로 사준 외투 레알 마음에 들어 잘 입고 다닐게!

정지찬: ..그래 뭐...

호시노: 응...? 그러고 보니 아까 귀가할 때도 그렇고 반응이 왜 그래...?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정지찬: 하, 내가 속 좁은 놈처럼 보일까 봐 그냥 나 혼자 묻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솔직히 너 진짜 개념없단 생각 안 드냐? 이젠 개념없단 생각을 넘어서 내가 인간을 잘못 봤다는 생각까지 들어.

호시노: 응..? 그게 뭔 말이야...?

정지찬: 너 오늘 산 외투 가격이 얼만지 알아? 아무리 내가 큰 맘먹고 선물해 준 거라곤 하지만 어떻게 그 비싼 걸 떡하니 살 수가 있어? 어떻게 내가 피땀 흘려 번 돈으로 死치를 부릴 수 있냐고 난 너랑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가 이렇게 死치 부리고 낭비벽 있는 인간인 걸 안 이상 결혼은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호시노: ...지금 오늘 산 외투 가격 때문에 그런 거야..?

정지찬: 그래 그 외투.

호시노: ...내가 가격 택을 잘못 봤나..? 이 외투 1만 엔 아니었어...?

정지찬: 맞아 1만 엔ㅡㅡ

호시노: 이 외투 이월 상품이라 할인에 할인돼서 1만 엔에 나온 외투인데 이게 死치란 거야 지금..?

정지찬: 땅 파봐라 1만 엔이 나오나.

호시노: 그럼 어떻게 할까? 이거 택 아직 안 뗐는데 가서 환불하고 올까?

정지찬: 이거 봐 이거 봐 내가 너 이럴까봐 얘기 안 하려 했던 거다 너가 이걸 바로 가져가서 환불하겠다하면 매장 직원들이 뭐라 생각하겠어? 그지로 볼 거 아냐 어차피 산 거니까 그냥 입어. 입는데 대신 올해 봄이 올 때까지 나 만날 때는 항상 그것만 입어 알았어? 괜히 몇 번 입고 질린다고 장롱에 처박아두면 나 가만 안 있는다??

호시노: 한겨울 용도 아닌 외투를 봄이 올때까지 입고 다니라고..?

정지찬: 당연한 거 아냐? 1만 엔이나 주고 산 옷인데 뽕을 뽑아야지 그럼 장롱에 고이 모셔두게? 그리고 그런 외투는 저기 아울렛 가면 4천 엔이면 산다.

호시노: ... 그래... 그러시겠지...

정지찬: 뭐~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고 충분히 싼 가격에 살 수 있음에도 굳이 비싼 돈 주고 사는 거 그런 게 다 낭비야 낭비 그니까 다음부턴 좀 조심하자고 너 오빠랑 결혼하려면 아끼는 법도 꽤 배워야 돼.

다음 날 새벽

정지찬: 시노야, 왜 하루 종일 연락이 안 돼? 뭔 일 있어?

호시노: 하아.. 오빠, 내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우린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걍 헤어지자.

정지찬: ?????????????? 그게 갑자기 뭔 소리야?

호시노: 미안 더 이상 연락하지 말아 줘.

정지찬: 야, 호시노!!!!!

잠시 후

정지찬: 대충 이런 상황이었는데 레알 어이없지 않냐?

마크 고다트: 너 레알 있었던 팩트 그대로 말한 거 맞아?

정지찬: 아 그렇다니까? 얘 내가 1 만엔 짜리 외투 산 걸로 잔소리 한 번 했다고 헤어지자는 거 맞는 것 같지? 참 나.. 연하를 만나니까 별 일이 다 생기네. 대체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死치가 심해?

마크 고다트: 야..... 하.....;; 내가 진짜... 너 어디 가서 내 친구라고 하지도 마라 너 스크루지 기질 있는 건 예전부터 알았지만.. 이건 레알 너무한 거 아니냐??

정지찬: 내가 뭘?

마크 고다트: 이건 시노가 死치가 심한 게 아니고 니가 현실감각이 없는 거지 그리고 너가 하는 건 절약이 아니라 궁상이야 임마.

정지찬: 아 뭐래ㅡㅡ 이게 왜 궁상인데? 다들 이 정돈 아끼고 산다 이게 평균이라고 솔까말 외투 한 벌에 1 만엔이 말이 되냐?? 한신백화점 가면 싸다길래 갔더니 내가 1 만엔인 거 보고 기절할 뻔했다니까? 그래서 속으로 제발 사지 마라 빌었는데 기어코 그걸 사버리는 거 있지? 너도 나중에 한신백화점 갈 일 있으면 참조해라 안 싸 안 싸 거기.

마크 고다트: 이걸 대체 어디서부터 교육시켜야 되지? 걍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투 한 벌에 1 만엔이면 레알 싸게 산 거 맞다. 그리고 시노는 니 생각해서 고르고 골라 가장 싼 외투 샀을 거라고 이 배설물 짜슥아.

정지찬: 그게 뭔 소리야..? 옷 한 벌에 1 만엔이 어떻게 싸?

마크 고다트: 됐다 그리고 너 인간이 그러는 거 아니다 너 취업 준비하는 동안 시노가 데이트 비용이고 뭐고 전부 부담해서 너 돈 안 들고 좋았다며.

정지찬: 그러긴.. 했지..

마크 고다트: 야, 그동안 시노가 너한테 쓴 돈 생각하면 십만 엔 외투를 골랐어도 시원하게 사줬어야지 뭘 잘났다고 1 만엔 짜리 외투 하나 사주는데 눈치 주고 코치 주고 염병을 떨어?

정지찬: 아니 그게 아니라 난 시노랑 결혼까지 생각했으니까 경제감각을 일깨워주려는 마음에 그랬던 거지. 악의는 없었다고.

마크 고다트: 결혼은 무슨ㅡㅡ 따지고 보면 시노가 뭐가 부족하다고 30대 후반에 갓 취업한 너랑 결혼하겠냐?

정지찬: 야, 시노는 나랑 결혼한다 했었거든??

마크 고다트: 시노랑 너 8살 차이 아니냐? 시노 외형에 시노 나이면 너랑 헤어지는 순간 이때다 하고 달려들 남자 한 둘이 아닐걸? 이건 너도 부정할 수 없을 텐데?

정지찬: .......

마크 고다트: 난 니가 한 액션 절대 공감 못 하니까 차라리 걍 시노 놔줘라 너한텐 시노같은 여자는 벅찬 존재라고 아까워도 한참 아까워.

정지찬: 아니 넌 내 편을 들어야지 대체 누구 편을 드는 거야?? 너 내 친구 아니야??

마크 고다트: 어, 아닌데? 평소에도 카운터 앞에 가면 어떻게든 계산 안 하려고 뻐기는 거 꼴 보기 싫었는데 이참에 연 끊자; 어디 가서 내 친구라 하고 다니지 마라 알았냐?

다음 날

정지찬: 시노야.. 내가 잘못했다.. 우리 만나서 얘기 좀 할래..? 내가 어젯밤에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얼마나 너한테 잔인하게 굴었는지 확실하게 알았어.. 정말 미안하다 시노야..

호시노: 미안한데 오빠 더 이상 연락하지 말아 줘 난 이제와서 오빠랑 할 얘기 없으니까.

정지찬: 그깟 1 만엔.. 너가 나한테 해준 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내가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했다 시노야..

호시노: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네~ 근데 나는 오빠랑 다시 시작할 생각 없어 난 사랑하면 이것저것 해주고 싶은 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고 오빠도 그럴 거라 생각했어. 근데 그게 아니었나 봐.

정지찬: 아 뭔 말이야..! 나도 너한테 이것저것 다 해주고 싶지..! 근데 우린 결혼할 사이었으니까 절약정신을 일깨워주고 싶어서 그렇게 말했던 거뿐이지 악의는 없었어..;;

호시노: 참 나.. 뭐라고? 오빠 지난 생일에 나한테 무슨 선물 받았는지 잊었어? 무려 맞춤한복이었어. 엄청 비싸진 않았어도 3 만엔이나 줬다고 오빠도 그때 가격 봤었잖아 그럼 그때도 거절했어야지 왜 그건 좋다고 샀어? 그리고 지난 기념일 때는 내가 약초랑 고급 트러플 해줬지? 그것도 왜 거절 안 했는데?

정지찬: 그거야.. 선물을 준비한 정성이 있으니까 그랬지.....;;

호시노: 레알 정 떨어진다. 그리고 착각 좀 하지마 내가 언제 오빠랑 결혼한다고 했어?? 잊었나 본데 나 아직 28살이거든??

정지찬: 뭐야.. 너 나랑 결혼할 생각이 없었어..????

호시노: 처음엔 하고 싶었지 나만 바라봐 주는 게 좋았고 인간도 좋아 보였으니까 근데 이젠 아니야 사랑하는 인간한테 받은 건 하나도 기억 못 하고 그저 지 돈 1 만엔이 아까워서 8살이나 어린 여친한테 궁상맞게 구는 거 보고 오만 정 다 떨어졌거든. 그니까 앞으론 연락하지 말고 우연히 가다가도 마주치지 말자.

정지찬: 아니 뭘 글케까지 말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우리 좋았잖아;;

호시노: 아 귀찮게 하지 말고 꺼1져 틀딱 냄새 나니까ㅡㅡ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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