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발로 차버린 기쁨(Demake)

앤소온·2024년 7월 16일

히나: 어린 지구인 후배 있음. 생물을 아끼지만 선 넘는 걸 싫어함.

아코: 지구인을 데려와도 되냐는 선도부장의 부탁에 쿨하게 허락함 선도부장의 생각을 대체로 존중해주는 편

치노: 지구에선 안 그러더니 선도부 건물에 와서는 수건빌런이 되버림 1목욕 12타올;;;;;;;

=================

히나: 아코야 바빠?

아코: 선도부원 훈련 마치고 나니까 좀 한가해졌어요.

히나: 아하~ 아니 실은 내 후배 치노 말이야 이번에 학원 합격한 곳이 게헨나 학원이래.

아코: 게헨나 학원? 우리 학원이네요??

히나: 응~ 그래서 난 치노가 자취할 줄 알았는데 선생님이 치노는 어린 지구인이라서 자취는 안된다고 하시네;; 내가 치노보다 몇 만배나 더 강해서 선생님이 나보고 언니로서 듬직하게 완강 할때 까지만 치노 좀 봐달라고 하시는데 이게 나만 오케이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니까.. 너도 불편할거 아는데 걍 물어보는거야 부담 갖진 마..

아코: 저보단 우리 선도부원들이 미숙해서 시끄러울텐데요.. 후배님이 지낼 수 있을까요? 뭐 화장실도 3개고 방도 하나 남으니까 난처해하지말고 데려와요. 요즘 세상 흉흉한데 자취보다야 선도부원 건물이 낫겠죠.

히나: 진짜?? 역시.. 내가 인간 보는 눈이 있다니까?ㅎ

아코: 대신 조건이 있어요~

히나: 조건? 뭔데? 당연히 들어줘야지.

아코: 이제 후배님도 학원생이니까 자기가 마신 건 뒤처리 하고 자기 방은 자기가 청소하는거요. 우리는 선도부원들이 있으니까 자주 밤 늦게 귀가하는거 금지 이 정도만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히나: 에이~ 뭐야 그건 치노가 당연히 해야되는거네 내가 치노한테 잘 전달할게.

아코: 알겠어요~ 그럼 고생하고요~~

몇 달 후

아코: 저.. 후배님.. 제가 할 얘기가 좀 있는데요.

치노: 네? 무슨 얘기요???

아코: 후배님이 들어오고 나서 처음 삼주일 간은 자기가 마신 거 뒤처리도 하고 방 정리도 잘하더니 요즘 보니까 많이 어수선한 거 같아서요.

치노: 아 요즘 좀 바빠서 그래요.

아코: 복도엔 음식물 부스러기가 온 사방팔방 널브러져 있고 후배님이 쓰는 화장실에도 물곰팡이가 너무 끼어있어요.

치노: 신경 끄세요. 제가 알아서 다 할테니까~

아코: 그리고 혹시 저 나가있을 때 누구 건물에 데려와요?

치노: 아뇨? 아는 동료도 없는데 누굴 데려와요?

아코: 그래요..? 근데 빨래통 보면 하루에 수건이 기본 30장은 넘게 쌓여있어서요;; 혼자서 저렇게 쓰질 못할 텐데;;

치노: 아 거 제가 알아서 한다구요 신경 끄세요 그리고 가끔 먹다보면 깜빡하고 못치울 수도 있는거지 저 얹혀산다고 지금 저한테 계모질하고 싶은거예요?? 그래도 이 건물 일부는 우리 히나 씨 거잖아요. 그럼 히나 씨를 존경하는 생명으로서 저도 어느 정도 권리는 누릴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아코: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요;; 하.. 알겠으니까 조금만 신경 좀 써주세요.

한 달 뒤

아코: 후배님.. 좀 너무하시네요.

치노: 아 또 왜요!

아코: 화장실 청소 한대놓고 안해서 제가 사흘 에 한 번씩 꼬박꼬박 청소하고 있는데 언제쯤 스스로 본인 방이랑 화장실 청소할거예요?

치노: 아니 그니까 제가 아코 씨한테 청소하랬어요?? 제 방이 어질러져 있는 거 같아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 알고 동선이 편하다고요. 사람마다 라이프 스타일이 다 다른데 자꾸 본인 스타일을 강요하지 마시라구요. 제 방이니까 간섭 그만해요!!

아코: 아니 누가 봐도 돼지우리 같으니까 그러죠. 이 정도면 사람 사는 곳이 아니라 축사라구요 축사.

치노: 이 사람 말 심하게 하시네??

아코: 그리고 제일 큰 문제는 수건이에요. 무슨 사람이 혼자서 하루에 수건을 24장을 넘게 써요??

치노: 아니 제 몸 제가 깨끗하게 닦겠다는데 왜요?

아코: 대체 어딜 어떻게 닦길래 수건을 그렇게 많이 써요?? 목욕하고 나오면 덩치가 뭐 헐크처럼 변해요??

치노: 머리에 2장 면상에 2장 팔에 2장 몸에 2장 다리에 2장 발에 2장 하루에 목욕 두 번 하니까 24장 정도 쓰겠네요.

아코: 네?? 아니 무슨 목욕 한번 하는데 수건을 12장이나 써요??

치노: 그거야 제가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꼼꼼하게 닦고 말리려면 이 정도는 기본으로 써야죠.

아코: 깔끔하고 꼼꼼하다뇨? 아니 그런 사람이 방은 왜 그래요? 후배님 때문에 건물에 있던 예비수건 다 개봉해서 건물에 수건이 75장이 넘는데 그거 이틀이면 다 없어져서 지금 40장 더 주문했어요. 수건 널 때도 건조대가 모자라서 건조대도 3개를 더 샀는데 제가 수건 널다 보니 이게 건물인지 콘도인지 목욕탕인지 청소부가 된 것 같아서 이제부터 후배님이 쓴 수건 후배님이 정리했으면 좋겠네요.

치노: 아니 빨래는 세탁기가 해주고 그깟 수건 건조대에 너는게 힘들어서 지금 저한테 얹혀산다고 야박하게 눈치주시는거예요?? 저번에도 말했지만 이 건물의 일부는 우리 히나 씨 거라고요. 그리고 저 학원생이에요. 이런 식으로 식모살이 요구하면 안 되죠.

아코: 못해도 일주일에 수건만 지금 150장 넘게 넌다고요. 수건 널고 개고 밥하고 선도부원들 보고 장보고 청소하고 살림을 꾸려야 되는데 수건 빨고 정리하는 것만 14시간이 넘어간다고요. 이제부터 수건은 1~2장만 쓰든가 본인이 빨고 널든가 선택하세요.

치노: 와.. 대박.. 수건 좀 쓴 거 가지고 사람 숨통 조이게 만드시네?? 솔직히 제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아코 씨가 하는 음식 그게 사람이 먹을 수준이에요?? 그런 건 음식이 아니라 사료수준이라구요. 하도 맛탱이 없어서 요즘엔 밖에서 내 돈 주고 사 먹고 오거든요?

아코: 그랬어요? 그럼 앞으로 건물에서 음식 손도 대지 마세요.

치노: 아 드러워서 안 먹어요 드러워서~! 우리 히나씬 참 운이 나빴네. 아니 개새1끼가 건물 지키는 거야 당연한 건데 아코 씨는 돈도 안 벌고 편하게 우리 히나씨가 힘들게 번 돈으로 건물구석에서 호의호식하면서 그깟 수건 가지고 행패예요?!

아코: 개새1끼가 아니라 동아리 활동 집중 중이고 저도 수당 나오거든요?? 선도부 건물 들어오는 조건 잊었어요? 본인 마신 거 뒤처리 하고 방 청소하고 레알 기본적인 것만 내세웠는데 본인이 이것들 성실하게 하고 있다 생각해요? 배짱이처럼 있어도 그간 참았는데, 이제 저도 더는 못 봐주겠네요.

치노: 나도 더는 가만 안 있어요! 히나 씨한테 다 말할 겁니다!

잠시 후

치노: 아니 히나 씨... 나 정말 서러워서 못 살겠어요ㅠㅠ 아코 씨가 자꾸 얹혀산다고 구박하고 갑질하는데 이러다간 정신병 걸릴 거 같아요ㅠㅠ 그냥 나 학원이건 공부건 포기하고 그냥 지구로 돌아갈게요.. 사람 대접도 못 받고 사는데 내가 공부할 정신이 어딨겠어요..

히나: 그래 지구로 돌아가라~ 언제 돌아갈래?

치노: 며칠 안에 돌아가야........ 응..?! 진짜 돌아가라고요????

히나: 어. 이딴 식으로 지낼 거면 그냥 돌아가라고. 어차피 학원도 돈만 주면 다 들어가는 학원이면서 너가 무슨 공부야 공부는? 서너 달 정도 지내면서 보니까 아주 가관이야 어? 내가 봐도 니 행동이 개판 오분 전인데 안 그래도 잘됐네 제발 좀 돌아가라 어?

치노: 아니 히나씨, 히나씨는 내 편을 들어줘야죠..! 귀여운 지구인 여고생한테 이렇게 매정하게 굴고 싶어요??

히나: 귀엽긴;; 귀 없게 해줄까?? 너보다 몇 천배나 더 튼튼한 언니한테 말하는 말투부터해서 생활수칙 하나도 안 지키는데 내가 널 왜 데리고 있어? 세상에 너 뭐 수건 성애자야?? 뭔 수건을 그렇게 많이 써? 아 긴말할 거 없고 그냥 지구로 돌아가.

치노: 아니 학원은 어쩌라고요..

히나: 너 지금 학원 다니면서 출석 몇 번 했냐? 매일 밤늦게 들어와서 늦잠 자다가 학원도 안 간다며~? 공부랑은 담을 쌓고 그저 정크푸드만 처먹고 돈만 쓰러 다니는 주제에 내가 그러라고 너한테 용돈 준 줄 알아?

치노: 아니.. 히나씨. 나 이제 고등학생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한창 놀고 싶은 시기인데 히나 씨가 이해해줘야죠.. 팔은 안으로 굽는 법이랬거늘 왜 히나씬 팔이 밖으로 굽어요? 팔 골절됐어요? 내가 정형외과 소개시켜줘요?

히나: 이거 봐 니보다 몇 만배나 더 튼튼한 나한테도 이렇게 말을 싹바가지 없게 하는데 내가 없을 때 아코한텐 오죽했을까? 서너 달 정도 지내면서 수강료 내고 학원 안 다니고 밤늦게 정크푸드 처먹고 들어오고 방 청소, 화장실 청소 안하고 수건 쓰는 짓거리에 니 언행까지 다 문제 삼아서 선생님께 말씀드릴거고 더 이상 용돈 지원도 끊을테니 당장 지금 짐 싸서 꺼1져.

치노: 아.. 아니.. 알았어요 알았어요.. 아 거참.. 할게요.. 한다고요..! 그니까 그냥 여기서 살게 해줘요.. 다시 카페로 가기 싫어요.. 나도 이제 키보토스 여학생이란 말예요..! 할배가 있는 카페 가기 싫다고요..ㅠㅠ

히나: 가서 할배나 공경해 이 자식아.

치노: 아 히나 씨..!!ㅠㅠ

FIN

profile
슈겜에 푹 빠진 생명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