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라디오 신청

김소희·2023년 4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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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캠프 내에서 진행하는 '보이는 라디오' 행사에 동기와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사연으로 보냈다
나는 비전공자다보니 전공자와 페어가 되는 일이 많았고, 내가 도움을 주기보다는 받는쪽 일때가 훨씬 많았다. 그러다가 나와 비슷한 비전공자인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뒤떨어지는 느낌 때문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나는 그 마음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 어리숙했던 경험에 빗대어 경쟁이 아닌 즐거움에 귀를 기울이자는 이야기를 전했다.

저는 승부욕이 많은 사람입니다.
승부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게임도 승패가 정해진 게임만 합니다.
저에겐 1살 어린 남동생이 있는데 어렸을 때 등하교 길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자고 조르곤 했습니다. 누나인 제가 늘 이겼었죠.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의 어느 날 남동생이 저보다 빨리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녀간에 신체적인 차이가 당연하므로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지만, 그때 저는 동생한테 진 게 분하고 서러워서 몇 날 몇 일을 속상해했습니다. 마음에 상처를 입었고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더는 달리기 시합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동생은 그 동안 질 게 뻔한데도 거절하지 않고 흔쾌히 대결을 받아줬습니다. 할 때마다 졌지만 졌다고 싫은 내색을 띈 적도 없었습니다. 저를 이기고 나서도 이겼다고 으스대거나 약 올린 적도 없는 착한 녀석이었습니다. 그러니 내 마음에 상처를 준 건 사실 동생이 아니라 저 자신이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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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꾸준히 하려면 좋아해야 합니다. 잘하지 않아도 매일 지더라도 상관하지 않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해야 합니다. 인간은 '생각'보다 '감정'이 우선입니다. '감정'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행동'을 만듭니다. 경쟁심 같은 외적 동기가 아닌 순수한 즐거움 같은 내적 동기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합니다.
코딩의 세계에서도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뛰어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 사람들을 전부 경쟁자라고 생각한다면 나의 부족한 부분만 보여 상처받게 될 테지만 모든 개발자들이 나의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친구가 많아서 좋다고 느껴질 겁니다. 저는 동기 분들도 서로 코딩을 좋아하는 공통점이 있는 나의 친구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부트캠프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도 저는 아마 개발자가 되었을 테지만 부트캠프 속에서 코딩으로 하루를 채워나가는 나날들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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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트캠프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공부할 기회가 생겨서 기쁩니다. 앞으로도 페어가 된다면 잘 부탁드립니다. 공교롭게도 현재 동생도 개발자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동생보다 코딩을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같은 건 없습니다.🤣) 언젠가 동생과 프로젝트를 같이 할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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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엔드 자바 개발자 소희의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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