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평소 심리와 UX에 궁금한 점이 많았다. 내가 이용하는 서비스는 왜 이런 화면으로 설계됐을까? 서비스를 쓰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곤 했다. 이 책을 소개하는 “이 책은 심리학 박사이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해온 저자가 AI 시대의 사용자 경험을 심리학으로 해부한 책”이라는 문구를 읽고, 특히 ‘심리’와 ‘사용자 경험’이라는 말에 눈길이 갔다.
내가 사용하는 AI 서비스인 Chat GPT, Claude 등은 사람의 어떤 심리를 고려해 사용자가 오래 머물고 계속 이용하도록 만들까?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답을 기다릴 때 보이는 표시에도 뜻이 있었다. 로딩 인디케이터는 시스템이 응답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타이핑 애니메이션은 만들어지는 답변을 조금씩 보여 줘 기다리는 시간을 덜 길게 느끼도록 한다. 화면이 멈춰 있을 때보다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알 수 있을 때 대화를 이어 가기가 쉽다. 이런 표시가 언제나 유용한지는 서비스의 목적과 사용자의 기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대화 요약과 다음 단계 제안도 눈에 남았다. 요약은 결론을 대신 내리지 않는다. 흩어진 내 생각을 정리해 대화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 준다. 다음 단계를 제안받으면 ‘뭘 물어봐야 하지?’라는 부담도 덜 수 있다. 답변 속도나 깊이를 고를 수 있다면 기다림과 대화의 방향을 내가 조절한다는 느낌도 들겠다.
예측형 AI는 선택 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추천 알고리즘은 접속 시간과 장소, 시청 시간, 스크롤을 멈춘 지점 같은 행동 신호로 사용자의 현재 상태를 추정한다.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발견하는 즐거움에 고르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더해진다. 익숙한 것 사이에 낯선 콘텐츠를 섞어 예상 밖의 재미를 주는 방식도 있다.
‘이중 과정 이론’은 대화가 길어지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책은 인간에게 빠르고 자동적인 사고와 이유를 따지는 느리고 숙고적인 사고가 있다고 설명한다. 대화형 생성형 AI는 내가 막연한 생각을 말로 꺼냈을 때 앞선 맥락을 따라오며 정리해 주고 다음 질문을 건네 생각이 중간에 끊기지 않도록 돕는다. 한 번 답을 얻고도 내 생각을 더 다듬고 싶어 대화가 길어진다.
특히 내 말투와 생각의 흐름에 맞춰 답할 때는 이해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책에서 말하는 ‘인지적 공명’과 ‘언어적 동조’가 이런 친근함을 설명해 준다. 질문을 고쳐 가며 결과를 함께 만든다는 통제감도 생긴다.
기다리는 동안의 표시와 대화 요약은 지금의 대화를 이어 가게 한다. 기록과 메모리는 다음 대화를 시작하기 쉽게 한다. 돌아보면 나는 정보를 찾는 시간을 줄이고 막연한 생각을 정리하려고 Chat GPT나 Claude를 다시 찾는다. 대화 중에는 생각이 이어져 오래 머문다. 대화가 끝난 뒤에는 내 맥락을 다시 이어 갈 수 있다는 편리함이 남는다. 이 책을 읽으며 화면의 작은 표시와 답변 방식까지 사람의 심리를 고려해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언젠가는 나도 이런 사용자 경험을 연구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