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테크코스 2기 - 회고] 팀플은 운이다.

Sony·2020년 9월 6일
4

회고

목록 보기
5/5
post-thumbnail

팀플은 운이다.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경영학 수업 특성상 많은 팀 프로젝트를 했고, 대외활동에서도 팀 프로젝트를 할 기회가 많았다. 물론 모든 팀 프로젝트가 다 좋았던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기억에 남는 꽤 좋은 팀 프로젝트가 많았던 걸 떠올려보면 나는 참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이번에도 그랬다. 사실 나는 내 프로젝트 주제에 자신이 없었다. 현존하는 비슷한 서비스와의 차별점과 경쟁우위를 찾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로젝트 주제 선정을 위한 데모 발표 2시간 전에 보스독에게 연락이 왔다. 같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보스독과 비슷한 주제라 주제를 통합하기로 했다. 내 주제에 공감하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었다. 덕분에 조금 더 자신 있게 발표를 했고 감사하게도 최종 팀 프로젝트 주제로 선정되었다. 함께하고 싶다는 팀원들도 하나씩 모였다. 그렇게 우아한테크코스에서의 첫 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모든 팀 프로젝트가 그렇듯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개인보다 팀이 더 나은 점

개인 프로젝트와 팀 프로젝트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혼자 다' 하는 것과 '함께 나누어서'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초반 나는 프로젝트를 제안한 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앞서 혼자서 진행한 것들이 있다. (Github 이슈 템플릿 작성 및 이슈 등록, 기획서 작성 등). 팀원들에게 맡기기에는 다소 귀찮고 사소한 것들이라 생각하여 혼자 진행했다. 하지만 1주 차 회고에서 혼자서 너무 많은 일을 하기보단 팀원들과 분배해서 했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들었다.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팀 프로젝트인데 개인 프로젝트처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했다. 이후부터는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팀원들과 공유하며 각자 역할을 맡아 진행했다. 혼자 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물들이 나오는 걸 보며 다시 한번 오만했던 과거의 판단과 행동에 반성했다.

팀 프로젝트인데 개인 프로젝트처럼 하는 것. 이와 같은 실수는 개인이 아닌 팀 전체로서도 경험했다.

팀 프로젝트를 하는 목적에는 협업 능력을 기르고 팀원 간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팀 프로젝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혼자서 하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현업에서는 대부분 개인이 아닌 팀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100을 다 하는 게 아니라 5명이 20씩 나눠서 한다. 팀원에게 책임과 역할을 주고 믿고 맡긴다.

우리팀은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git flow, PR 리뷰 등 협업하는 방법을 배우고, 회고를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다. 하지만 팀 프로젝트의 장점 중 하나인 효율성은 잘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하나의 PR에 대해 팀원 모두가 리뷰를 하고 자신이 맡은 기능이 아닌 것도 다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공부해야할 부분이 많아지고 프로젝트 진행 속도도 느려졌다. 100을 5명이 20씩 나눠 진행했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의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 나머지 80도 공부해야 했다. 거대한 개인 프로젝트가 된 셈이다.

물론 초반에는 코드량이 많지 않고 천천히 진행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었지만, 프로젝트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 기능이 복잡해지고 리뷰할 코드량이 많아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기능 구현 시 겪는 시행착오가 많아지면서 리뷰도 점점 늦어졌고, 공부가 많이 필요한 리뷰를 진행하다보니 기능 구현이 늦어졌다. 전반적으로 프로젝트 구현이 늦어지면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주가 많아졌다. 회고를 통해 이러한 방식이 비효율적이란는 것에 공감을 했고 변화를 주기로 했다. 7주차부터는 역할별로 팀을 나누고 팀끼리 리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부담이 줄다보니 자신이 맡은 기능과 리뷰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

팀 프로젝트가 내게 남긴 것 그리고 남을 것

이번 팀 프로젝트를 통해 팀 프로젝트의 장점을 잘 살리는 방법을 배웠다. 팀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혼자보다 여럿이 낫기 때문이다.

이러한 팀 프로젝트의 장점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아래 두 가지를 지켜야 한다.

  • 은 팀원에게 적절한 역할과 책임을 주고 믿고 맡겨야 한다.
  • 팀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해 팀에 기여해야 한다.

나는 이제까지 해왔던 대부분의 팀 프로젝트를 좋게 기억한다. 사실 내가 기억하는 건 팀 프로젝트의 결과의 좋고 나쁨보다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사람들이다. 내가 만났던 팀원들 중 과반수는 위와 같은 팀 프로젝트의 목적과 장점을 잘 이해했던 사람들이었다. 혼자 하기보단 함께 하려고 했고 팀원을 믿고 자신이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해냈다. 이번 팀도 그랬다.

결국은 좋은 팀을 만들어 가는건 함께하는 사람이다.

프로젝트 주제가 선정이 된 후 팀원을 모집하기 위해 어필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지금 우리들의 실력 차이는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잘하는 사람은 조금 더 경험이 많은 사람이고, 조금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그들보다 경험치가 적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의 실력이 높고 낮음보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고, 나보다 못하는 사람에게 배울 수 있는 마음을 지닌 사람'이 저희 팀에 지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팀원으로 만나는 건 운이다. (우아한테크코스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많아 운이 좋을 확률이 높다.)

결과적으로 나에겐 너무 과분한 팀원들이 모였다.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면서 거대한 개인이 되기보다 하나의 팀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언젠가 끝나거나 잊혀질 것이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함께 한 사람들은 기억에 남을 것이다.

나중에 친구가 우아한테크코스에서의 팀 프로젝트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 같다.

"난 정말 운이 좋았어."

profile
개발하며 배운점과 회고를 남기는 공간입니다.

1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