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합격
글이 아니라 최종 면접에서 불합을 받고 느낀 점을 기록하고자 한다. 또한, 게임회사인 K사와 그 계열사 P사에(FPS 게임중 인지도와 인기가 꽤나 높은 게임을 개발한 바로 그곳이다!) 너무너무 가고 싶은 프론트엔드 신입 개발자인데 정보가 너무 없는 분들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서 적어본다.
K사는 매년 공채를 하는 것 같지는 않고, 최근 대규모 공채(신입+경력)을 진행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신입은 쥐꼬리로 뽑는 것 같다. 오픈 카톡방에 N사 인턴 보다도 사람이 적었다. (경력 > 신입인건 당연한 거겠지만)
서류 -> 코딩테스트 -> 1차 면접(기술) -> 2차 면접(임원진)
K사의 공채과정은 타사와 크게 다르지 않게 위와 같이 진행된다.
내가 지원했던 팀은 플랫폼 UX로 프론트엔드 개발을 하는 곳이다.
서류는 어떤 맥락에서 붙여주셨는지, 왜 붙었는지 항상 알 길이 없기에 자소서에 글로벌
, 게임 사용자
, 자신만의 경험
정도의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자소서 이외에 항목은 작성하지 않고 그냥 기존에 작성했던 이력서를 첨부 자료로 넣었는데, 왜 붙었을까 기술면접을 보고 느꼈는데 경험해 본 스택 중에 겹치는게 있어서 그런 것 같다. 프론트엔드가 사실상 쓰는 트렌드가 다 비슷하긴 하지만 React, Redux, TypeScript, Eslint, Prettier 정도를 썼고 실제 팀에서 쓰는 스택에 부합하는게 많았다는 것만 적어두겠다.
코딩테스트는 상반기에 봤던 테스트 중에 제일 쉬웠다. 2시간 동안 5문제를 풀어야하는데 집중만 잘하면 2시간 안에 충분히 풀 수 있다. 나는 원래도 문제 푸는 속도가 남들보다는 조금 느린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딱 2시간을 거의 채우고 올솔을 했다. 요즘 코딩테스트 트렌드가 테스트 케이스를 모두 주지 않는거라서 여기 코딩테스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올솔인거지 실제로 모든 테스트케이스를 다 맞았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 다만, 기술면접까지 올라간 것을 보면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맞았을 거라 추측하고 있다.(참고로 채팅방을 보면 올솔이라는 사람이 99.9999%에 수렴했다. 아마 히든케이스를 통한 점수로 갈렸거나 서류를 같이 봤을거라고 생각한다.)
1차 기술면접에는 실제로 같이 일할 팀과 면접을 보게된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봤던 기술면접 중에 가장 면접 경험이 좋았다. 그래서 사실 떨어진게 조금 아쉽긴 했다. 면접자를 존중해주시려고 했고, 무엇보다 팀 자체의 기술력과 코드 퀄리티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라는게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자세한 질문들을 공유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 요약하자면
이력서/자소서 기반
ex.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 프로젝트에서 왜 해당 스택을 사용했고 어떻게 사용했는지, 자소서에서 궁금한 내용 질문
CS 기반
ex. 운영체제, 자료구조, 알고리즘
=> 근데 생각해보면 이 것도 뜬금 없이 질문은 하신 것은 아니고 기술 이야기나 내가 했던 대답들에서 꼬리질문 느낌으로 계속 하셨다.
약간의 인성면접
ex.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왜 지원했는지, 게임 좋아하는지 등등의 질문들
1차 기술면접에 합격하면 바로 2차 임원진 면접을 보게 된다. 인사팀 직원분과 실제 UX 전체를 총괄하시는 임원분들과 면접을 봤다.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시려고 많이 노력하시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압박면접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다만 이 글을 적게 된 이유가 해당 면접 때문인데 게임회사가 너무너무 가고 싶다면, 왜 이 회사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할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떨어진 이유는 여기서는 게임을 좋아하고 실제로도 많이 하는 개발자를 원한건데 나는 그냥 라이트 유저에 가까운 개발자였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핑계를 대보자면 면접 전 주에는 당시 교육기관에서 5주짜리 팀 프로젝트도 하고 있는 상태였고, 며칠 밤을 새서 사실상 제대로 준비를 못해간 것도 맞고 내가 실제로 면접장에서 한 대답도 Best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설령 게임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더 좋은 대답이 있을 수 있겠다는 이야기이다.) 근데 준비했다고 한들 붙었을 것 같지는 않다. 가장 중요했던 질문이 왜 이 회사여야 하는지?
라고 하는 맥락의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여기서 이미 말아먹었기 때문이다. 게임을 싫어하는가? 많이 하지 않는가?라고 물어보면 No인데 나는 솔직히 말해서 열정적인 게이머는 아닌 것 같다고 면접을 보면서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거짓말을 할 수 없게끔 만드는 경영진의 능력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내가 느끼기엔 이 쯤부터 나 떨어지겠구나
싶었던 것 같다. 분위기가 그닥 좋지 않았기에... 실제로 게임을 좋아하고 많이 한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비즈니스나 인터뷰에서 만큼은 솔직한게 최고라고 생각했고 스스로도 기분 나쁘지 않은 솔직함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포장하는 사회생활 스킬이 부족한 건가 싶기도 하지만...), 어차피 걸릴 것이라 생각해서 답변하다 보니 경영진 입장에서는 자사 게임도 안하고 게임도 모바일 기반을 더 많이 하고 PC나 콘솔 게임은 많이 안하는 것 같던데 우리 회사 왜 지원했지?라고 생각하기 충분했을 것 같다.
근데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질문들이었고 꽤나 날카로웠다. 다만 개인적으로 해당 면접을 보면서 솔직히 조금 열받았던 부분은 수 많은 전형을 절대 쉽지 않게 올라왔는데 마지막 관문에서 떨어지겠구나를 너무 명확하게 느꼈던 거였다. 애초에 게임을 좋아하고 많이 하는 사람을 뽑고 싶은거면 자소서에서 충분히 거를 수 있을텐데 제대로 거르지 않은 것도 자기들 욕심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원자로서 (경영진의 질문은 충분히 해야할 질문들이었고 적합했다고 생각하지만) 짜증나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역으로 질문도 드렸었는데 이 질문 안했으면 밤에 짜증나서 발뻗고 못잤을 것 같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요즘 대개발자시대고 레드오션이 되서 면접 기회도 별로 없는데 떨어질 것 같으면 하고싶은 말이라도 후련하게 하자라는 주의라서..ㅎㅎ..)
결론적으로, 면접 경험 자체는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K사에 입사하시고 싶은 분들이 계시면 고민보다 GO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앞으로는 K사에 지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마지막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최종 면접을 보면서 해당 회사에 내가 적합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스스로도 들었기 때문이다.
[ 여담 ] 😜
예전에는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면 며칠씩 멘탈이 갈렸었는데, 이번에는 괜찮았다. 100% 괜찮았냐고 하면아니오
지만 (거절 당하는 걸 이 세상 누가 좋아할까)
내가 남들보다 못해서 준비를 너무 못해서라는 이유보다 이 회사에서는 핸들을 찾았는데 내가 바퀴였을 뿐이다라고 생각하니 조금 마음이 편했달까(전에 라디오스타에서 재재가 말했던 건데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서 요즘 최종면접 탈락 소식을 접할때마다 생각하고 있다)...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었고 더 간절했던 사람이 있었을 것이고 나는 조금 더 가고 싶은 회사를 찾을 기회를 얻은 것이다. 물론 최종 면접에 대한 복기도 충분히 할 것이고 더 좋은 답변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난 불합격한 것에 대해 의연해 지기로 했다. 내 잘못이 아닌걸...? hoxy 최종면접 탈락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는게 멘탈적으로도 앞으로의 더 많은 기회를 마주함에 있어서도 좋지 않을까 싶다.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멋지네요! 저도 개발 공부하는 중인데, https://quantpro.co.kr/ 해당 사이트 퀀트 내용 어떤지 의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