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포스팅은 내가 필요해서 만든 정말이지 소소하고 작은 규모 - 1인 규모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회고에서 출발한 글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한 저 1인 프로젝트가 원래 목표로 한만큼 완전히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배포를 함으로써 타인이 쓸 수 있을 정도로 공개할 수 있을 만큼은 1차적으로 완료되었다.
그래서 그 과정에서 느꼈던 점을 회고하다가, 내가 1인 규모의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입사 이후로 줄곧 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이랑 협업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 나인지라, 주위 개발자들도 꽤 있는데 왜 1인 사이드 프로젝트만 고집하는가 싶어 나 자신도 고민해봤다.
그래서 단순히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 같은 협업의 어려움이 아니라, 나는 나만의 서비스를 온전히 개발하고 싶어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다른 의문점이 들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개발과 내가 기획 단계부터 운영 단까지 혼자서 다 수행하는 개발. 즉, 나만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의 차이는 어디에서부터 있을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내가 코딩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때였다.
주전자 닷컴에서 내가 만든 플래시 게임을 투고했기도 했으니… 자연스레 액션스크립트를 만지며 코딩을 접하게 된 셈이다.
▶ 대학교 1학년 때, 중학교 때 만든 게임 관련해서 메일이 왔었다. 이것이 게임 개발의 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개발을 좋아했었다. 물론 그 당시의 나는 이게 코딩인지도, 개발인지도 몰랐지만 그냥 재밌어서 했다.
하나의 창작물을 만드는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었고, 몰입할 수 있어서 였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본격적으로 고등학교, 대학교 입시를 하게 되면서 개발을 놓았고, 그 사이에 플래시 시장은 저 멀리(…) 사라졌다.
그렇게 코딩과 나는 관련이 없을 줄 알았으나 자율 전공으로 입학한 대학교에서 프로그래밍 수업을 듣게 되며 다시 깨닫게 되었다.
‘어렸을 때 내가 취미로 끄적인 게 코딩이었구나!’하는 놀라움과 함께, ‘나는 코딩을 좋아했었구나!’하는 것(물론 이게 착각이었음을 좀 나중에 알았…)을 말이다.
그렇게 원래 입학할 때는 화생공을 가려고 했으나… 결국 전공 선택을 할 때 소프트웨어 쪽으로 급선회 하였다. (얼마나 급선회냐면, 전공 선택 최종 날 결정했다.)
아무튼 그 당시의 나는 ‘코딩’ 그 자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고, 코딩하는 것이 좋아 이 전공을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회사 다녀보니까 그건 내 착각임을 깨달았다. ‘나는 코딩이 좋아’. 라고 생각 했었으나 나는 내 생각만큼 코딩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코딩’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 - 분석/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며 온전히 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까지 학부 시절 해왔던 프로젝트들은 대규모 프로그램이 아니기도 했고, 프로젝트 팀 자체도 대규모 인원이 아니었었다.
아예 기획 단계부터 기획자나 디자이너로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많았으며, 그게 아니어도 기획에서 내 의견이 많이 들어갔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시스템 운영 업무를 맡기 전까지는 몰랐었던 것이다. 내가 코딩을 그렇게 까지는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물론 그렇다고 해서 코딩을 싫어하는 건 또 아니라서 밥 벌어 먹고 살 정도의 흥미와 관심은 있다.
(아예 파티시에를 목표로 제과제빵을 배우러 프랑스로 가겠어! 이럴 일은 없다는 거다. 아마도…?)
하지만 회사는, 특히 내가 있는 SI/SM 회사는 현업이 요청한 것에 맞추어 시스템을 유지 보수하고 개선하는 업무를 맡긴다.
즉 타인이 요청한 것을 기반으로 코딩을 해야 하는 것이지 내가 온전히 개발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의미이다.
이를테면, 무언가를 개선하고자 해도 현업이 원하지 않으면 그 기능은 쓸모가 없으므로 개발을 할 필요가 없다.
사용자 입장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기존에 쓰던 UI/UX가 익숙한데 갑자기 개편하면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는 사례를 생각해보면 될 듯 하다.
좋아하는 건 취미로 두라는 말이 있다.
좋아하는 것을 일로 두었을 때 맞닥뜨리는 현실과 그 이상의 벽이 커서 그런 것이 아닐까.
본인이 개발을 좋아한다면, 한 번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과연 코드를 짜는 그 개발, 즉 코딩을 좋아하는 것일지 아니면 나처럼 기획, 개발, 디자인까지 온전히 자신만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것일지…
코딩과 개발은 조금 미묘하게 포인트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