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플아이오 입사 6개월 회고

2022년 4월에 퍼플아이오에 입사했는데 어느새 10월이 되었습니다. 지나간 6개월을 되돌아 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우당탕탕 회사 적응기

당연한 소리지만 취업을 준비할 때와 달리 직장인이 되니 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절대적인 시간의 양이 부족해지니, 가뜩이나 아는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초반에 너무너무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불면증이 도져서 입사초반에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예를 들면, 스스로가 컴퓨터적인 사고(computational thinking)가 부족하다는걸 잘 알고 있어서 알고리즘 문제를 풀 때 최대한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인데, 한 문제를 풀기위해 기존에 투자했던 시간만큼 시간을 들일 수 없었습니다. 아티클을 챙겨보며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하는 걸 좋아합니다만, 출퇴근에 이미 진이 다 빠져서 한 글자도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온보딩 시, 기획 디자인을 도맡아 진행해야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었고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서 크게 낙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개인적인 공부 시간은 줄었을지언정, 혼자서 공부할 때는 알 수 없었던 현업에서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알아가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기획-디자인-프론트가 어떤식으로 협업하여 작업을 진행하는 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작업/커밋 스타일은 어떤지 볼 수 있었고 필요하면 직접 그 이유를 여쭤볼 수도 있었습니다. 프론트에만 집중하여 공부하느라 관심가질 생각조차 못했던 인프라, 보안 등에도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원하던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것 자체가 너무나 큰 행운이고 감사한 일이었는데,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에만 집중하다보니 전체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커리어 전환을 하지 않는 한) 개발자로서 삶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조급해하지말고 차근차근 진행하기로 마인드셋을 재정비하였습니다.

첫 이슈해결, 그리고 멋진 내 동료들을 자랑합니다!

처음 맡게 된 업무는 코오롱몰 메인 화면에 띄울 새로운 형태의 광고 배너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었습니다. 보통은 개발적인 여유가 있도록 일정을 진행하는 편이라고 하는데, 급하게 필요해서 요청이 들어온 건이라 2주만에 개발 및 QA 검수까지 끝마쳐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실무에 투입된지 얼마 되지 않아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가 없고, 도메인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한 상태이며, 기획-디자이너-프론트앤드가 어떤식으로 협업하여 업무가 진행되는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업무에 투입 되었다는 것인데, 다 모르는 상황이다보니 무엇부터 여쭤봐야할지 처음에 정말 막막했습니다.

멘토님이 프로젝트와 작업 내용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친절히) 하나하나 설명해주셨고, 기획안대로 진행할 시 발생할 수 있는 엣지케이스에 대해 의견과 대안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멘토님의 도움으로 어찌저찌 기획을 잘 마무리하고 드디어 개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 작업 도중에도 (당연히) 질문 거리가 한가득 있었고 멘토님과 리더님을 많이 귀찮게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다행히 기한 내에 무사히 개발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일정에 쫓겨 개발을 진행하다보니 기초적인 테스트도 제대로 하지못한 상태에서 QA 담당자분께 검수 요청을 드렸는데, 검수 단계에서 너무나 기초적인 실수가 많이 발견되다보니 굉장히 민망했습니다. 이 때 느낀 부끄러움 때문에, 앞으로는 작업 진행할 때 “변태처럼 느껴질 정도로 테스트에 집착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하여튼 우여곡절끝에 그렇게 완성된 광고 배너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쨔잔!

(가운데에 있는 큼직한 네모 배너)

지금도 코오롱몰 앱에 접속하면 메인화면에 제가 작업한 배너가 걸려있는데, 시간있을때 틈틈이 코오롱몰에 접속해서 메인 배너를 보며 혼자서 굉장히 뿌듯해 하고 있습니다. ㅋㅋ (배너 모양이 넘 예쁘지 않나요?!) 처음으로 진행한 업무이다 보니 굉장히 특별하게 느껴지는데, 앞으로도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

그 외에 입사 후에 느꼈던 것들에 대해 더 얘기해보자면, 코드리뷰 시 동료분들이 생각보다 꼼꼼히 봐주셔서 매번 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작업 시 놓쳤던 혹은 몰랐던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서 참 유익하기도 하고, 시간내어 꼼꼼하게 봐주시니 감사하기도 하고, 내가 좀 더 작업을 철저하게 했다면 이렇게까지 리뷰를 할 필요가 없으셨을텐데 싶어서 죄송할때도 있고 하여튼 코드리뷰는 늘 조금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듭니다… 😂

그리고 팀원분들에게 질문을 할 때마다 (사실 귀찮아하지 않으실까 걱정도 했는데 별 내색없이) 다들 설명도 잘 해주시고, 마치 내가 맡은 일처럼 솔루션을 함께 고민을 해주셔서 늘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마무리

돌이켜보면 무엇보다도 제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팀원들이 함께’ 있음을 느낄 수 있던 소중한 6개월이었습니다. 나 역시 기꺼이 동료를 위하는 멋진 개발자가 되어야겠습니다.

또 다른 6개월이 지난 뒤에 이 글을 다시 읽어보면 그때의 나는 어떤 기분을 느낄지 참 궁금합니다.

부족한 부분을 메꾸며, 수없이 쏟아지는 업데이트 홍수 속에서 새로운 지식을 채워나가며, 앞으로도 즐겁게 개발 생활을 해야겠습니다. Just for f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