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공부를 시작하며

Seoyong Lee·2021년 4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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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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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코딩을 배워야 하는가?

컴퓨터와의 대화를 처음 시도했던 것은 초등학생 때의 일이었다. 그때의 나에겐 컴퓨터란 그저 보석 찾기 게임을 하기 위한 커다란 게임기에 불과했다. 이것저것 재미삼아 눌러보던 중 우연히 나는 '명령 프롬프트' 창을 열어보았던 기억이 난다. 검은 화면에 무언가를 입력하면 주르륵 네온 색 글자들이 쏟아져 내려오는 영화 속 장면이 기억이 났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무언가를 입력해 보기로 하였고,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영어 단어인 'Fox'를 쓴 뒤 엔터를 눌렀다.

물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는 CLI 문법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컴퓨터는 내가 쓴 단어를 당연하게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 그 자리에서 왜?라고 질문하고 파고들었다면 아마 나는 지금쯤 무언가 이뤘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나는 그 뒤로 한참 동안 컴퓨터에 대해 잊고 살아왔다. 익숙한 GUI의 뒤편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언제나 나에겐 불편한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왜 그동안 남들이 만들어놓은 프로그램과 앱, 웹페이지 안에서 시키는 대로만 살아왔을까?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내가 무언가 만들 수 있다면? 나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직접 알아보기로 한다.

그렇다. 나는 개발자가 되기로 하였다.

왜 이제 와서 개발자인가?

나는 학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암기 위주의 수업에서 벗어나 세상의 변화를 마주할 기회를 얻었다고 믿는다. 단점인지 장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다닌 학교의 학과 분위기는 철저히 '방임주의'였다. 분야별 전임교수님은 4학년이나 되어야 만나 뵐 수 있었고, 나는 끝내 세부 전공을 선택하지 못하고 방황했다. 왜냐하면, 내가 정말 직업으로 평생을 하고 싶은 일은 아직 마주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나는 경영학과 수업을 조금 맛보고, 창업동아리에 가입하여 미래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그때 당시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가 새롭게 떠오르던 중이었고 그중 가장 뜨거운 분야는 항상 '개발'이었다. 창업동아리 팀에서도 '개발자'를 섭외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나는 그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개발이란 결국 기술 아닌가? 사람을 쓰면 되지 우리가 굳이 코딩을 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그러나 그 뒤 나는 여러 경험을 통해 개발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서비스를 개발하면 무엇으로 고객과 소통할 것인가? 바로 웹과 앱이다. 이제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이 안에서 이루어진다. 만약 내가 고객의 건강상태를 측정하고 운동을 도와주고 싶다면 심박수를 측정하고 운동 영상을 보여주는 앱을 만들면 된다. 산지직송 해산물 판매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면? 어찌 되었든 웹과 앱이라는 공간 안에서 판매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창업을 하려면? 소비자의 반응을 보면서 빠르게 기능들을 수정해야 하고, 또한 지속해서 유지보수가 필요하기에 개발자가 팀 내부에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나는 디자이너의 입장으로 외형을 기획하면서 단지 내가 '껍데기'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죄책감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개발언어를 공부하면 이러한 디자인을 실제로 '작동'시키며 고객과 실제 상호작용하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 말고도 코딩을 배워야 할 이유는 많다. 그 예로 요즘 떠오른다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도 무언가 코딩은 중요할 것 같다.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학습해야 하는데, 그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과정이 전부 코딩을 통해 이루어질 것 같기 때문이다. 아무튼 코딩을 배울 이유는 많고, 배우지 말아야 할 이유는 딱히 없어 보인다.

그렇게 나는 코딩 공부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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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를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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