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을 읽고(부제: 불확실함과 꾸준함을 믿는 인생)

이승연·2022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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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들고 모임에 나갔는데 친구가 "이런 책은 쓰레기야. 부자가 되려면 부자인 사람이 쓴 책을 읽어야지"라고 했다. 순간 확신에 가득 차 있던 내 마음이 불확실해졌다. 아, 괜히 읽고 있는 건가? 내 기회비용을 낭비한 것인가? 하지만 뭐, 많이 투자해봐야 많이 알고 많이 버는 거 아닌가?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돈의 심리학에서 이 상황을 풀어낼 여러가지 키워드를 찾았다. 우선, 몇몇 기업이 시장 수익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꼬리효과"처럼, 내가 아무리 많이 불필요한 독서를 해도 그 중 하나가 나의 마음과 이념을 뒤 흔들어놓았다면 난 이기는 것이다. 그리고 "매몰비용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관성을 발휘해 그 다음 책과 컨텐츠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 패턴을 유지하는 것. 한번의 성공보다 유지하는 것의 대가가 더 달콤하고, 한번의 큰 실패보다 여러번의 작은 실패의 비용이 더 싸다(그리고 실패는 여러번 해야 그 진가가 발휘된다). 그리고, 주관적인 관점에서는 모두들 미친 것이 아닌 것 처럼, 나도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하는 것 뿐이다.

더 실질적인 이야기로 들아가자면, 돈의 심리학은 대가 그동안 주식에 가졌던 의문점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었다. 일단, 주식의 변동을 어떻게 예측하고 가늠하는가? 나는 기본적으로 주식이 기업의 실가치를 보여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의 심리만을 반영할 뿐이다. 이 책에 따르면 모든 것에는 운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와 같은 비율로 불운도 생긴다. 오직 믿을 것은 꾸준함과 시간이 주는 복리의 마법. 아무도 시장을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 심리를 잘 정복하여 꾸준한 투자만이 답이라는 사실로 나의 첫번째 의문은 해소되었다.

두번째. 좋은 주식 하나가 모든 수익을 견인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그렇다면 전체적인 시장의 흐름에 배팅하는 ETF에 투자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실제로 주식초보들에게는 인덱스 펀드와 ETF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안전하고 믿음직스럽다는 뜻이 아닐까? 저자는 본인도 남김없이 인덱스펀드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본인이 "세상에 진짜 경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낙관하는 수동적 투자자"이기 때문이다. 나도 따라서 내가 어떤 투자자인지를 한번 써보았다. "나는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오를 주식에만 투자하는 장기투자자이며, 배당 소득만으로 3000만원을 얻을 때까지 재투자할 것이다"(수익률이 20%라고 가정했을 때 순 투자비가 15억이어야함). 아직도 이 부분은 확실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년도는 매달 DIA를 10주씩 사들이기로 마음 먹었기도 했고 시장상황이 좋나 나쁘나 변함없이 지켜나갈 것이기 때문에 일단은 지켜보도록 하자.

내가 조금은 의문이었던 부분은 시간과 소비에 대한 부분이다. 시간이 돈이고, 내가 원할 때 무엇이든 할 수 있을 만한 wealth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난 내 소비를 극도로 아껴가면서 부를 축적한다면 나에게 무엇이 남아있을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인공수정을 하고 싶은 여성이 난자를 얼릴 수 있는 시간은 30대 초반이 끝이다. 그 이후로는 건강한 난자가 나오지 않고 시간이 지날 수록 임신을 할 가능성도 떨어진다. 소비도 마찬가지이다. 소비하는 재화의 종류에도 제한시간이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에스테틱을 하지 않고 운동을 하는데에 투자하지 않으면 더 나이가 들었을 때 그때 관리할 걸, 이라고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 그리고 피부와 운동을 해서 신체능력과 이미지가 향상되니 예쁜 것도 입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어지는데, 이런 기본적인 욕구를 어떻게 참고 부를 축적하라는 것인가? 무조건 아끼고 검소하게 살면 나중에 돈을 써야 할 때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 수 있을까? 사실 난 돈 쓰는 것이 너무 행복하고 새로운 물건을 사는데에서 가장 큰 만족감을 느낀다. 때문에 저축보다 소비를 했을 때 나에게 돌아오는 효용이 훨씬 높은 거구나,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 대신, 계획적인 소비를 지향하자. 내가 일년 동안 나의 신체에 투자하는 비용, 의식주에 투자하는 비용을 세세하게 쪼개서 예산안에서만 쓰면 문제 없지 않은가? 비록 그 비율이 남이 봤을 때 크더라도 나에게 더 크게 돌아올 것임을 확신한다면 이 또한 소비 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건.. 지극히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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