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첫 글자부터 마지막 글자까지 모두 읽어야 마음이 편했다. 일종의 강박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중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책을 모두 본 뒤에 "내가 뭘 학습했지?" 돌이켜 보면, 떠오르는 게 몇 개 없고 정리가 되지 않았다. 또한, 학습한 내용을 막상 사용하지 않으면 금세 다시 잊혀졌다. 그래서 학습했던 내용을 다시 찾아봐야 하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인프런에서 김영한 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야생형 방식의 학습을 추천하셨다. 이를 우테코에서 적용해 보았다. 야생형 방식이란, 미션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해당 부분만 찾아서 학습하는 방식이다. 찾아본 내용의 세부 내용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왜?" 라는 의문이 더 생기지 않을 때까지 깊이 파고든다. 이를 미션에 적용하고 개인 블로그에 정리하면 완전히 내 것이 된 느낌이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기에, 전체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학자형 방식의 학습을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 접하는 기술(언어, 프레임워크 등)은 전체적으로 빠르게 훑어보고, 그다음에 세부적으로 파고든다.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고, 모르는 부분이 생겼을 때 어느 부분을 찾아봐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예전처럼 정독하지는 않는다. 책이나 인강을 빠르게 본다.
학습 방법에 정답은 없다. 필요한 지식, 상황에 따라 적절한 학습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효과적이고 스스로 만족스럽다면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이라 생각한다.
프로그래밍과 공부는 혼자 해야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페어 프로그래밍을 한다고 했을 때, 진행 속도가 더딜까 걱정했다. 공부도 혼자 고민하고 자료를 찾아보면서 하는 게 더 정확한 정보를 찾을 수 있고 집중하기 좋다고 생각했다.
혼자 하는 미션도, 크루들과 같이한다. 집단지성의 위대함을 느끼고 있다. 여러 개의 뇌가 동시에 한 가지의 문제를 고민하니, 다양한 아이디어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빠르게 나온다. 혼자 할 때보다 2배 이상 빠른 것 같다. 최근 미션은 3명의 크루들과 함께 했다. 서로 모르는 부분들을 알려주며 상호보완적으로 코딩했다.
특정 지식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크루들에게 물어본다. 주변에 훌륭한 크루들이 많아서 좋은 답변을 바로 들을 수 있다. 의문점이 생기면 다 같이 토론하며 답을 찾아 나간다. 여러 명이 함께 고민하니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이제 혼자 코딩하거나 공부하면 허전하다. 루터에 출근하지 않는 날에도 카페에 모여서 같이 공부하고 코딩한다. 매우 효율적이고 즐겁다. 함께 하는 것의 즐거움을 알려준 우테코에게 감사하다.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불안하고 빨리 알아야 할 것 같았다. 학습해야 할 지식이 너무 많아 막막하고 압박감이 들었다. 하나의 기술을 익히기도 버거운데, 계속 업데이트가 되어 내용이 바뀌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다.
위의 상황이 계속되니 점점 해탈하는 것 같다. 어차피 개발자로서 평생 공부해야 하니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지금도 과거의 습관이 남아있긴 하지만 아래와 같은 방식들로 연습하는 중이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조금씩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 같다. 아직 갈 길이 멀고 많이 부족하지만, 꾸준한 노력을 하면 더 좋은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