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 문과생에서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까지

te-ing·2021년 7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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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코스를 시작하며 올리는 출사표

첫 포스팅을 맞아 26살의 평범한 비전공자로서 코딩을 시작하고,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를 시작하는 내 이야기를 간단히 써보려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적으면 장편소설이 나올 것 같기에, 문맥이 매끄럽지 못한 점 너른 양해를 구한다.

아무도 궁금하지 않은 나의 데브코스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공부했던 것들이 아깝지 않으세요?

데브코스 면접 중 들었던 질문이자, 비전공자라면 흔히 들을 수 있는 질문이었다. 광고학과를 졸업하고, 내 친구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취업할 수 있었다. 하지만 광고회사 인턴을 하는 동안 항상 걱정되었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하지만, 적어도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일보다는 행복할 것 같았다.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지 않았다. 내가 노력한 대로 바뀔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고, 그래서 개발자에 끌렸던 것 같다. 내 삶을 개발하고, 나를 개발하고 싶었다.

코딩, 재밌었는데요 재미없어졌습니다.

2021년 초, 개발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의욕이 넘쳤고, 개발이 즐거웠다. 눈뜨자마자 VSCODE를 켰고, 자기 전에도 개발 관련 유튜브를 봤다. 그러나 그렇게 여자친구에게 쏟던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게 되었고, 꽤 길었던 연애가 급작스럽게 끝나버렸다.

...

이젠 정말 코딩만 하게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별을 극복하지 못한 채, 행복한 일 하나 없이 흘러가는 일상은 코딩마저 재미없게 만들었다.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는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일은 없었고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멈출 수도 없었다. 막 학기 과제와 시험, 그리고 졸업발표 일정은 계속해서 나를 조여왔다. 코앞에 닥친 과제를 해치우고, 누워있기를 반복했다.

학교만 끝나면 진짜 열심히 코딩할 거야..!


학생에서 무직으로

그동안 눈칫밥을 막아줬던 학생이란 신분이 끝나가는데도, 코딩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내가 싫었다. 하루종일 코딩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그때처럼 돌아가 코딩하고 싶었다. 그것이 내 의지든 아니든. 이대로 흘러간다면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것 같았다. 그렇다고 아무 학원이나 다니기는 싫었다. 유료 부트캠프를 다니기에는 재정적 여유가 없었고, 동네 국비학원은 포트폴리오만을 위한 커리큘럼과, 무엇보다 의욕 없는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는 내 모습이 상상되어 싫었다. 때문에 프로그래밍을 독학하면서 부스트캠프, 42서울, 우아한 테크코스 등 굵직한 무료 교육 프로그램에 지원하려 했었다.

코딩이 하고 싶어요..!

그러던 중 개발을 준비하던 친구가 같이 지원해보자며 알려준 것이 프로그래머스 데브코스의 시작이었다. 일단 개발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프로그래머스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믿음이 갔다.

커리큘럼, 코드리뷰, TIL 등 데브코스의 교육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니 진부한 표현이지만서도, 마치 앞만 보고 달릴 수 있는 믿음직한 트랙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 코스를 달리는 경주마가 되고 싶었다. 데브코스 지원서의 마지막에는, 아무리 힘든 과정이라 해도 이조차 해내지 못하면 코딩을 그만두겠다고 썼다. 이 경기에 임하는 나만의 출사표였다.


프로그래머스 프론트엔드 데브코스 오티 후기

내 간절함이 면접관님에게도 닿았던 건지, 아니면 그동안 형편없었던 운빨이 드디어 빛을 본 건지 운 좋게도 데브코스에 합격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는 것은 겸손해서가 아니라, 같이 면접을 봤던 사람들이 누가 봐도 뽑힐 것 같이 멋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나 그 멋진 면접자분들은 오티에서도 볼 수 있었다.

가방 끈 짧은 나로서는 알지 못했지만, 멘토∙강사분들은 이름만 들어도 함성이 절로 나는 대단한 분들이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함께 오티를 듣던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5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중 누구도 지루해하거나 딴짓을 하지 않았다. 당장 개발문서라도 읽고 싶을 만큼 학습의욕 뿜뿜하는 멋진 분위기였다.

"아무도 없었다면... 난가?"


데브코스가 끝났을 때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내가 늘 품고 사는 명언이 있다.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그러니까 끼리끼리는 사이언스.
취업이야 너무 뻔한 목표니까 뒤로 넘기고, 데브코스의 목표를 정하자면 내 옆에 멋진 사람을 남길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애는 착해" 보다는, 데브코스 참가자분들에게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는 믿음직한 동료로 기억되고 싶다.

코로나 때문에 없어진 건지, 아니면 원래 없었던 건지 모를 사회성도 키우고 싶고, 내가 할 수 있을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히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기술능력도 갖추고 싶다.


5개월 뒤, 데브코스가 끝나고 나서 이 글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적어도 이 글을 쓰던 당찬 포부가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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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 프론트엔드 개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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