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로 이주한지 약 10년.
그동안 파견회사에서 노비로 오래오래 살다가 어느날 이대로 가면 내 노후. 내 커리어
괜찮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나쁘지 않은 월급. 난이도 높지 않은 업무였지만
"지금보다 더 높은 무대로 올라가고싶다."
이 생각이 들면서 이직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 경력은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연봉일지 시장 조사를 하고
이력서를 고치며, 자기 소개서의 언어가 문법적으로 이상하지 않은지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출퇴근 하면서 이직 준비하기에는 정말 힘들다는 말 밖에 표현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얼렁뚱땅 작성한 이력서를 에이전트 사이트에 등록했습니다.
저랑 매칭된 에이전트는 A씨로 굉장히 섬세한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외국인인지라 선택지가 적을텐데도 최선을 다해 지원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줬습니다.
지금은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A씨 당신은 그저 빛.....
저의 조건은 딱 3개였습니다.
정직원 채용일 것. 자사 서비스가 있을 것. 주말은 무조건 쉴 것.
에이전트의 추천으로 이력서를 넣은 곳은 총 10곳.
이 중 서류통과가 된 곳은 딱 3곳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 땅에서는 외국인이니 비자 문제도 있고 언어 문제도 있는지라...
떨어져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면접 후기 및 결과
딱 이것만 봤는데... 이 회사 면접관은 면접 약속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지라
처음부터 신뢰가 가지 않는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다짜고짜
'무슨무슨 기술할줄알아요? 하고 싶은 업무가 프론트에요? 백이에요?'
이미 이력서에 다 써놨는데도 제 이력서를 읽지 않았다 라는 티가 너무났고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에고가 강한(?)강압적인 사람같아 들어가면 고되겠다.
그래서 저도 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면접을 보고나왔습니다.
그 뒤 연락왔는데 더 적합한 사람이 나왔다고 불합격 끝.
첫 번째 회사에 대한 실망감이 큰지라 이곳은 좀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보러갔지만 이미 이곳은 들어간 순간부터 알았습니다.
내정자가 있구나...나랑 면접 약속은 했으니까 보러 오라고만 한거고
날 뽑을 생각이 없었구나
면접관은 총 3명. 전부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겉으로는 하하 웃지만 속으로는 아 꼭 얘까지 면접해야해? 라는 뉘앙스가 느껴진지라... 저도 그냥 겉으로 웃고만 나왔습니다. 그 뒤 불합격 통보 받음.
별로 기대를 안하고 간 곳이었는데 굉장히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그래서 면접을 보는 내내 긴장보다는 편안하게 수다만 떨고 나왔던 기억이었습니다. 특히 상사가 될 분의 인성이 아 이분은 정말 좋은 리더시다. 라는 삘이 꽂혔습니다.
그래서 꼭 붙기를 바라며 결과를 기다렸는데 1주일 후 합격통보. 2차 때는 기술면접인지라 만반의 준비를 해갔습니다만... 이곳에서는 php를 주로 다룬다는 것.
저는 C#과 자바만 해온지라 php를 다룬적이 손에 꼽게 적다. 라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그러자 면접관님이 입사하면 책도 사주고 교육도 시켜줄테니까 들어와서 배우라고......
회사가 저의 성장할 미래에 투자한다고 한 것은 제 인생에서 처음이었습니다. 저는 연이 닿으면 꼭 이곳에서 성장하고 싶다. 라고 이야기를 마쳤고 그 뒤 최종 합격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몰랐는데 합격하고 보니 대기업이었고 제가 면접본 곳은 여러 지점 중 한 곳이었습니다.

저는 진짜 몰랐습니다..
제가 자국민이면 알았을텐데 자국민이 아니기에
몰랐던....심지어 100년 정도 된 기업이었습니다.

얼렁뚱땅 산 로또가 1등이 된 기분.
정말 운이 겹치고 겹쳐서 우연히도 대감집 노비로 이직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운도 실력이라지만..... 제 평생 운을 여기에 다 쓴 것 같습니다.
앞으로 로또살 돈 아꼈으니까(?)
요즘은 그 돈으로 치킨 사먹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