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메타버스 아카데미 3기를 마무리하면서 복학을 준비할까 하던 중 크래프톤 정글 게임테크랩에 대한 소식을 들었다.

게임랩 과정과 게임테크랩 과정이 있는데, 게임랩은 게임 제작을 목표로 배우는 반면 게임테크랩은 기술적인 부분에 집중하는 듯하다. 그냥 게임랩 과정도 매력적이었는데, 게임테크랩을 고른 이유는...

• 유니티, 게임메이커 등으로 게임을 개발한 적 있어서 기술적으로 새로 배우는 건 부족할 것
• 컴퓨터 그래픽스 수업 선행할 겸, 취업 준비용으로도 괜찮을 거 같았음
• 직접 게임엔진을 만들어 본다

등이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게임랩 과정이라면

• 에픽 프로젝트로 게임 출시
• 게임 디자인 경험과 고민

을 해볼 수 있을 텐데, 게임테크랩에선 경험하기 힘들지 않을까.

그럼에도 나는 게임테크랩에 여러 이점을 느껴 지원하게 되었고, 어느새 2달이 지나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종 합격하여 참가를 준비하고 있다.

서류

자소서 문항당 300~5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했다. 게임에 정말 진심인지 묻는 항목들이 몇 개 있었다.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이 무엇인지, 게임 제작 경험이 있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한창 게임랩과 게임테크랩을 고민하던 때에 게임랩 서류항목도 슬쩍 봤었는데, 게임랩은 플레이타임까지 묻는 항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에 비하면 테크랩은 제작한 포트폴리오도 보는 듯 하다.

개별 학습

내용을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C++을 기본으로 그래픽스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마침 인프런에서 DirectX11 강좌를 듣고 있었는데 꽤나 도움이 되었다.

입학 시험

총 12시간이 주어지고 시간 내에 미리 주어진 결과물처럼 만들어야 했다. 그래픽스 외에도 여러 물리 지식을 평가하고 있었다.

구현이 꽤 어려웠지만, 9시간 정도 지났을 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인터뷰

1차 합격자 발표 후 인터뷰 일정을 calendly를 통해 선택할 수 있었는데, 선착순이었다. 혹여나 시간이 빠듯하다면 합격 발표일에 메일을 자주 확인해봐야 될 듯 하다.

그 전 기수의 정글, 정글 게임랩 에서 인터뷰 후기를 찾아보면서 인터뷰를 준비했다. 거진 인성면접 위주라 말하길래 큰 부담없이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면접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MS Teams를 통해 3:3으로 면접하는데, 사실상 기술면접에 가까웠다. C++, CS와 수학 관련하여 여러 문제를 받았었다.

때문에 미처 대답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었다. 아쉬웠지만, 그래도 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합격 후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수많은 부트캠프가 있지만 게임 분야 부트캠프는 대부분 입문, 기초를 가르치는 과정이다. 때문에 대부분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게임을 만든다" 수준에 그치지 그보다 깊은 내용을 가르치는 과정은 찾기 힘들었다.
그 속에서 게임테크랩은 차별점이 있었다. 게임엔진을 직접 만들어보고, 언리얼 엔진 에셋까지 출시해보는 경험은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는 점이었다.

입학 시험이나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게임테크랩에서 요구하는 역량은 생각보다 높다. 비전공자는 물론이거니와 전공자에게도 쉽지 않은 문제들이었다. 때문에 같은 수강생들의 커트라인도, 전공자 비율도 상당히 높을 것이라 생각된다.

게임랩과 비교했을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임을 만들어는 봤지만, 출시까지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그리고 게임랩에서 할 수 있을 '재미에 관한 고민'은 마찬가지로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점일 것이다.
하지만 선택에 따른 매몰비용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겠다. 나는 기획자보단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서 한 선택이니까. 후회하진 않는다.

솔직히, 비용에서도 부담이 크다. 참가비 300만원은 교육비와 기숙사비를 포함하지만, 식대는 제외다. 6개월짜리 식비를 개인적으로 따로 충당해야 한다.
물론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겠지만...

만약 지원하고 싶다면

게임테크랩은 테크에 집중한다. 게임 개발을 공부하는 전공생에게도 어려운 내용들이라 생각된다.

때문에 비전공생, 특히 문과 출신이면 강력히 비추한다. 고등학교 수준의 수학은 물론 최소한 선형대수까진 배워야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