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히 말해, 지금 NFT 시장은 NFT 작품이나 아이템을 사줄 더 큰 바보가 암호화폐 시장 붕괴와 함께 사라지면서, 같이 망했다.
NF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행된 고유번호를 가진 토큰이다. 토큰 하나하나의 일련번호가 다르기에, 이를 ‘무한 복제 가능한’ 디지털 파일과 일대일로 매칭하면 ‘유일한’ 디지털 파일로 만들 수 있다. 정품임을 나타내는 홀로그램 마크나 정품 상자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NFT 비즈니스 모델은 이렇게 유일한 디지털 파일이 되면 희소성이 생기기에 가치가 생긴다. 위변조 여부는 블록체인을 통해 검증하기에 안전하다. 따라서 디지털 파일을 사고팔 수 있는 디지털 자산으로 바꿀 수 있다-는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럴 듯하지만 허점이 많은 논리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야 희소성이 있는 거지, 무작정 적다고 희소성이 생기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논리가 중요하진 않다. NFT 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 NFT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들어오는 것은 아니니까.
이런 모델은 작품이나 아이템이 팔리지 않으면 무너진다. 빌 게이츠가 NFT는 더 큰 바보 이론, 이 작품이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내가 산 것을 더 비싼 값에 되사줄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한 이유다. 간단히 말해, 지금 NFT 시장은 NFT 작품이나 아이템을 사줄 더 큰 바보가 암호화폐 시장 붕괴와 함께 사라지면서, 같이 망했다.
NFT를 이용한 새로운 가치 제공을 통해 다른 사업 기회를 만드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콘텐츠 대부분은 ‘위키피디아’처럼, 수많은 사람이 거의 무상으로 이바지해서 만들어진다. 웹2.0이라 불리는 시스템이다. WWW 보급 초기,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기성 미디어 콘텐츠로는 인터넷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채울 수 없음을 발견했고, 그 여백을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에서 생산한 콘텐츠로 메꾼 거라고 보면 된다.
콘텐츠를 이용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거기에 광고를 붙여 이익을 얻는 것이 현재 인터넷 주요 사업 모델이다. 기여는 이용자들이 하지만 이익은 회사가 챙긴다. 물론 플랫폼을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다수 이용자는 콘텐츠 생산 없이 소비만 한다. 콘텐츠 생산자 = 크리에이터들도 분명 플랫폼을 통해 돈과 명성을 얻는다.
하지만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같은 플랫폼 이용자는 비슷한 행동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저 그런 콘텐츠 생산자와 그저 그런 콘텐츠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됐다고 해야 하나.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다른 행동을 끌어내지 않으면, 심드렁해진 시장은 자연스럽게 적당한 선에서 유지된다.
가끔 숏폼 콘텐츠처럼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등장해 인기를 얻기도 하지만, 이런 플랫폼도 결국 익숙해진다. 거기에 대안으로 투입되고 있는 것이 바로 NFT다. NFT를 이용한 새로운 가치 제공을 통해 다른 사업 기회를 만드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NFT의 가치는, 소유자에게 어떤 정체성을 부여하고, 얼마나 즐거운 경험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가에서 결정될 것이다.
이 NFT에는 ‘낫 어 호텔’이 주관하는 이벤트나 다른 숙소에 체류할 수 있는 권리도 포함된다. ‘낫 어 호텔’에서 제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라는 멤버십인데, 판매 개시 20분 만에 3억엔 분이 매진됐다고 한다. 나중에 이런 라이프 스타일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 멤버십 NFT 값도 오를 것이다. 멤버십 NFT 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원들이 활약할(?) 가능성도 크다.
미국 스타벅스에서 곧 런칭할 NFT 멤버십 서비스 ‘스타벅스 오디세이’도 주목할만하다. 이용자들이 앱 내 퀴즈나 게임 같은 활동을 통해 스탬프를 얻을 수 있는 멤버십으로, 수집 욕구를 높임과 동시에 스타벅스의 여러 이벤트나 혜택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활동을 통해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다면, 향후 많은 회사가 비슷한 NFT 멤버십을 내놓을 것이다.
만든 커뮤니티를 시간을 들여 좋은 커뮤니티로 키워나가는 건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팬과 튼튼한 관계 구축을 원하는 크리에이터나 브랜드가 있다면, 고민해볼 만한 방법이다. 디지털 파일의 소유권을 보장하는 기술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이렇게 다양한 길이 열린다.
앞으로 NFT의 가치는, 소유자에게 어떤 정체성을 부여하고, 얼마나 즐거운 경험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는 가에서 결정될 것이다.
출처 : KT DX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