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들 ㅎㅇ
오늘은 공부 관련 글을 너무 쓰기 싫어서 제가 좋아하는 내용을 좀 써보려 합니다.
제가 정말 키보드에 미친 사람이거든요? 근데 사실 개발자라면 키보드 관심 없는 사람 진짜 없잖아요 솔직히.
오늘은 그래서 키보드 얘기를 좀 해보려고요. 근데 이게 약간 그냥 일상 얘기처럼 하려는데 왤케 강의처럼 되는지 모르겠네요. 습관인가;
미리 말씀드리지만 무슨 구글링 이런거 없이 순수 제 우동사리에서만 나오는 거라서 틀린 거, 빼먹은거 많으니까 댓글로 괴롭히지 마세요.
일단 처음에는 사실 키보드 세계가 되게 좁았습니다. 그 당시는 그나마


이정도 기억납니다. 그 외에는 아콘이나 이런 좀 싼마이들이 많았어요.
덱은 피방에 좀 많았던 거 같아요. 덱헤슘인가 덱프랑슘인가 쨌든
레오폴드는 좀 고급진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덱은 클릭축으로 거의 고정이였는데(청축. 님들이 피방에서 치는 그 시끄러워 죽겠는 그겁니다), 레오폴드는 약간 갈축을 사람들이 많이 썼던거 같아요.
저는 사실 저 둘은 아니고,

이 친구로 입문했습니다. 이게 유튜브에서 지나가다가 레이저 블랙위도우 녹축 소리를 들었는데, 청축이랑 비슷한데 뭔가 더 쫀득하고 맛있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겁니다... 그래서 군인 시절에 휴가나와서 월급으로 저걸 사서 썼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신세계였어요. 어떻게 키보드가 이렇게 쫀득하고 맛깔나지... 그때부터 키보드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 이제 플라스틱이 말고 알루미늄에도 관심이 생기고 그랬습니다.
그 당시 알루미늄이라면.... AR87이랑 Fx2 이 두 개가 좀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마침 타이밍 좋게 우리나라에서 두 개의 친구가 갑자기 번쩍 하고 떴습니다.


이 두개가 확 떴습니다. 다얼유는 당시에 일단 할인도 좀 했었고, 덱이나 레오폴드에 비해 가격은 싼데, 디자인이 그런 클래식한 맛이 아니라, 사람들을 사로잡을 만한 예쁜 디자인이였습니다.
그리고 덱, 레오폴드 이런 애들은 기본적으로 다 체리스위치를 썼는데, 다얼유는 스카이축(리니어)이랑 바이올렛, 바이올렛 프로(넌클릭)축이라는 자체 특주축을 써서 그 점도 좀 이목을 끌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그냥 기계식키보드 시장의 중심이 됐지만, 당시에는 나름 희귀했던 가스켓 방식이 쓰였습니다. 이게 되게 국밥처럼 맛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실제로 국밥이 됐습니다.
지금 써보면 사실 스테빌도 이상하고, 특주축도 걍 쏘쏘하고, 뭐 참 애매합니다. 근데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는 그렇게 막 기계식 키보드 열풍이 있던 시기는 아니라서 저 정도면 충분히 충격을 줄 만했죠. 실제로 저희 형도 저거 사서 썼습니다.
근데 저는 다얼유보다는 엠스톤에 좀 더 놀랐어요. 일단 엠스톤은 딴거보다
이게 좀 히트였습니다. 아니 근데 말하다 보니까 이상해지는데 참고로 저 바이럴 이런거 아닙니다;;; 전 다얼유 엠스톤 둘 다 안씁니다.
어쨌든 손윤활은 사실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알지도 못하는 용어였습니다. 윤활? 기름칠?? 키보드에 기름칠을 해? 이런 반응이였을거에요. 약간 키덕들의 전유물 같은 느낌이랄까요.
근데 저게 공장윤활이 아니라 실제로 진짜 공장에서 직원분들이 손으로 하나하나 윤활 하시더라고요 사진 보니까. 그래서 히트를 쳐버렸습니다.
그 당시 엠스톤 인기가 어느정도였냐.... 진짜 거의 뭐 제품 나오기만 하면 바로 품절 돼서 언제 재입고 되냐 막 엄청 얘기 나왔었습니다.
그때 당시 엠스톤은 체리축 + 자체 특주축인 밀키축(리니어)과 코랄축(넌클릭)이 있었는데, 밀키축이 엄청 화제가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막 갖고 싶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좀 기키(기계식 키보드 줄임말입니다. 좀 씹덕같죠? 앞으로는 이렇게 표현할게요) 시장이 활성화 되고 이제 사람들이 가벼운 커스텀도 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벼운 커스텀은 베어본이랑 스위치, 키캡을 따로 사서 끼는 걸 말합니다.
당시에 기억하는 베어본은 MK750, MK870, 그리고 좀 화제가 됐던 gmk67이 있겠네요.

아니 사진 왤케 크냐;;
쨌든 이 친구가 좀 화제였습니다. 그 당시에 한 2만원이면 사는데(지금은 3~4만원대까지 올라왔더군요) 볼륨 조절 노브 있고, 가스켓 방식에 나름대로 흡음재도 잘 들어가있고, 유선/2.4g동글/무선, 이름하여 3무선이 되는 아주 대박인 상품이였습니다. 저도 이거 그때 사서 썼고, 그거 지금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기키 시장이 대박 터진 케이스가 좀 있었는데, 한 3개 정도 기억이 나네요.

이 친구가 일단 히트를 쳤습니다. 보면 비쥬얼도 깔쌈하고, 저 파란색 키캡(저걸 포인트 키캡이라 합니다)을 되게 많이 넣어줘서 f1부터 f12까지 다 파란색으로 커스텀 해줄 수 있었습니다. 불륨 조절 노브도 있고, 키캡 품질 자체도 괜찮고, 마감도 꽤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탑재된 스위치가 akko cs piano라는 스위치있는데, 지금은 너무 좋은 스위치가 많아서 잊혀졌지만, 당시에는 너무 인기가 많아서 따로 사는 사람도 많았을 정도로 1티어급 스위치였습니다.
말만 들어도 대박 아닌가요? 예쁘고 깔끔하고 품질 괜찮은 키캡 + 마감 잘 돼있고 깔끔하고 가스켓 구조에 흡음재까지 알차게 들어간 베어본 + 1티어급 스위치... 근데 이게 다 합쳐서 3만원이 안됐습니다. 그래서 난리가 났었죠. 제 기억으로는 극한으로 최저가 찾아내면 27000원까지 나왔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시에 그래서 mod007 살 때 이런 말이 많았습니다. "스위치 돈을 내면 서비스로 키보드를 준다"
다음은 이 친구입니다.

이건 진짜 지금 키린이 분들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겁니다. 진짜 제가 지금까지 기키삶을 살면서 본 모든 스위치 중에 가장 큰 파란을 일으킨 스위치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영향력이 진짜 엄청났고, 저도 원래는 키보드에만 관심이 많았지, 스위치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 친구 때문에 스위치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었습니다(덕분에 지금은 스위치 괴물이 됐습니다).
원래 당시에 유행하던 뭐 TTC나, 체리나, akko 이쪽 다 그래도 300원은 넘는 가격대(특히 TTC는 지금도 그렇지만 엄청 비쌌죠)였고, 막 도드라지게 유명한 스위치가 따로 없었는데, 이 하이무 바다소금이 딱 나오고 나서 세계관이 뒤틀립니다. 100원대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에, 디자인 딱 보시면 아시겠지만 진짜 시원 + 청량 + 예쁨이 다 들어가있습니다. 심지어 스위치 완성도 자체도 가격 생각하면 정말 괜찮거든요. 그래서 이게 한동안 화제가 돼서 엄청나게 팔려나갔습니다. 어느정도 인기였냐면, 유명한 국내 기키 밴더들 스위치 카테고리 들어가면 그냥 어딜 들어가든 무조건 다 있었습니다 정말로. 지금도 아마 바다소금 검색하시면 판매처 진짜 엄청나게 많을 겁니다.
다음은

이겁니다. 이거는 엄청 유명한 IT 유튜버 잇섭님께서도 리뷰를 하신거라서 아마 아는 분들이 좀 있을겁니다. 이 친구는 일단 위 키보드들보다는 스위치 퀄이나, 키캡 퀄, 혹은 하우징이나 노브 퀄 자체는 사실 그다지 좋진 않습니다(사실 mod007이 비정상적으로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친구가 화제가 된 이유는 딱 두 개입니다. 하나는 가격, 하나는 LCD입니다. 지금은 LCD 들어간 키보드가 되게 흔한데, 당시에는 LCD 들어간 키보드가 거의 없었거든요. 그래서 화제가 좀 됐고, 또 하나는 이런데도 가격이 2만원이 안된다는 겁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 최저가가 만원대였거든요. 이게 말이 되나요;; 너무 싸다보니까 저도 살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이후로는 약간 스위치, 키캡, 키보드 가리지 않고 미친듯이 나오는 시대가 됐습니다. 엠스톤, 다얼유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펀키스라는 곳에서도 이제 국내 정발을 가져왔죠.
다만 저 이후로 눈에 띄는, 도드라지는 제품은 없고 전체적으로 다 퀄이 괜찮았어서 춘추 전국시대 느낌이 된겁니다.
그러다가..... 정말 역대급 제품이 하나 튀어나옵니다. 제가 기키 인생에서 본 것 중 가장 큰 여파를 준 제품이고, 지금까지도 어마무시마마무한 인기를 끄는 제품입니다.
바로

진짜 역대급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참고로 이것도 잇섭님께서 리뷰 여러번 하셨을거에요. 일단 무난한 87배열, 나쁘지 않은 키캡 디자인과 품질, 3무선 제공에 가스켓 방식. 가격이 그 당시 3만원정도였으니 엄청 쌌네요. mod007이 생각나는데, 타건감이 몇 수는 위일겁니다(독거미가).
단순히 가격때문에도 화제가 됐지만, 많은 분들이 손수 해외직구까지 하면서 쓰고, 역대급 타건감이라는 후기들을 많이 남겨서 저도 주변 지인들께 많이 추천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놀랍게도 아직까지도 플라 하우징 1황(요즘 RS8이라는 새 1황으로 추정되는 키보드가 나오긴했고, 저도 써봤을 때 rs8이 더 좋은거 같긴했는데, 범용적으로는 아직 독거미가 1황이라고 생각합니다)입니다..
진짜 뭐 단점이 사실상 아예 없고, 미친 타건감과 그에 어울리지 않는 초저렴한 가격까지.. 완벽에 가까운 1황, 감히 말하자면 역체 플라 키보드입니다.
사실상 이 독거미가 나오고 나서는 플라 하우징(플라스틱 하우징 말하는거에요)쪽은 춘추 전국시대가 막을 내렸습니다. 1황이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으니까요. 다만, 이 독거미가 나온 시점 이후로 전체적으로 키보드들 가격이 다 내려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가성비가 좀 많이 좋아진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키 시장에 굉장히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역시나 알루쪽에선 역대급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도 잇섭님이 리뷰 하셨었고, 이 친구의 경우에는 처음 출시부터 근 몇 달간 계속해서 품절 품절 품절을 반복했어요. 진짜 거의 아이돌 티켓팅 수준의 구매였어요. 그때는 국내정발도 아니고 해외 직구만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어무마시마마무한 인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저 제품 이후로(이후 맞나? 동시대일수도 있음) HI75, VXE75 같은 75배열 가성비 알루들이 속출하기 시작했고, 아이니라고 불리는 레이니 국내 정발 버전도 나오기도 했어요. 다 써봤는데 개인적으로는 HI75(일명 안녕75)가 굉장히 마음에 들더군요. 아마 지금 펀키스에서 국내정발 판을 팔건데, 키보드 사야된다면 사보는거 추천드립니다.
개인적으로 플라스틱에서는 독거미, 알루미늄에서는 레이니가 기키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지금처럼 전체적인 가격대가 내려가고 가성비가 올라가는 이런 흐름을 이끈 장본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후로 이제 아콘 ak74라던지, spm의 al, pl 시리즈, lucky65 등 굉장히 다양한 플라, 알루 가성비 가스켓 키보드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기키에 입문하는 분들한테는 지금 기키 시장이 정말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격적으로나, 타건감, 타건음, 디자인 모든 면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메리트가 있어진 상황이거든요.
이 글을 보고 키보드에 관심이 생겨서 키보드가 좀 사보고 싶다 하시면 가볍게 플라로 시작해보세요. 플라라면 결국 독거미를 구매하는게 좋을겁니다 ㅎㅎㅎ 조금이라도 싸게 사고 싶다면 해외직구를, 국내정발판 사는게 편하다면 펀키스에서 사시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