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2021년, 돌아보며 썰 풀기

Hans Park·2021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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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머 겸 유튜버 오킹은 썰풀기로 유명하다.



💡 요즘들어 공장식으로 찍어내는 회고글이 많아진 것 같다.
내가 그런 사람보다 훌륭하다거나 잘 살았다곤 못하겠지만, 누가 시켜서 쓴다는 느낌을 내기 싫었다.


어떻게 하면 다르게 보일까?


그래, 포스팅을 하지 말고 썰을 풀자.

💡 그래서, 회고 아닙니다.

2020년 말부터

2020년 참 바쁘게 살았었다.

졸업만 하면 취직할 줄 알았다.

아니더라.

대학 3학년, 늦게 철들었고 조금 조급하게 이것저것 하였다.

우테코 프리코스, 창업동아리도 하고, 학교 메이커톤, 교내창업대회, 교외창업대회, 학교 시험과 과제들...
3개월간 했던 것들이다.

내가 누구인지도, 어떤 성향인지 모르는 상태였다.
결과도 남는것도 만족할 수 없었던 한 해였다.


일단 시간순대로

2021년 1월

작년과는 다르게 살고싶었다.
휴학부터 했다.
외국 멋쟁이들처럼 자퇴서를 딱 내버리고 싶으나, 그러기엔 난 찐따였다.

정말 휴학을 하고나니, 웃을때 휴하학하더라😁

작년에 같은 창업동아리를 했던 멤버가 42서울을 소개해줬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원하는 방식의 학습이 가능하고, 동료와 함께하는 활동들을 내세운 학습이 사로잡았다.
소개받은 그날 바로 온라인 테스트를 했고, 1부는 남들과 비슷하게 2부는 20단계까지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휴학계를 내면서 목표가 있었다.

방학동안 여러 분야에 발을 담가보고, 끌리는 것으로 하자

학교에선 안드로이드 어플만 해보았는데 안드로이드로 취직이든 뭐든하면, 다른 분야를 발담가보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음...아깝달까?
뭐가 아까운진 모르겠으나..

어쨋든 그 때 그랬다.

2021년 2월

기억 상 피신 신청을 선착순으로 했던 것 같다. 2월 극초반에 신청했고 피신 합격 확정자가 9일이었던 것 같다.
다니던 학교 근로장학생을 그만두고, 2월 15일부터 라피신을 시작했다.


근로학생을 끝내기 전, 수작업으로 반복작업을 하던 새 책 전산화 작업을 자동으로 해주는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었다.
말로하면 거창한데, 유튜브로 6시간이면 익힐 수 있는 Python, 셀레니움, 뷰티플소프 등으로 작업했다.
전산프로그램이 글자범벅이라 약간의 에러는 있었지만, 예외처리를 해두었기에 약 45분의 작업을 자동화로 5분만에 해결할 수 있었다.

최근에 들은 말로는 프로그램이 문제가 생겨 잘 돌아가지 않는다더라.😢
기회가 된다면 꼭 수정하고 싶다.


창업동아리에서 친해진 분들과 짧게 술자리를 가졌다.
정말 우연히 여러 사업아이템을 이야기하게 되었고,
얼떨결에 팀과 아이템이 빌딩되었다.
우선 피신을 하게되어, 3월에 보기로 하였다.


2월과 3월은 다른 일이 없었다.
온종일 피신만 했다.

4기 1차 1그룹이었기에, 월요일 수요일 피신을 나갔고 금요일은 시험, 주말은 러시(팀과제)를 했다.
한달동안. 내내.

피신 당일부터 거리두기 지침이 개편되어 클러스터에 24시간 있을 수 있었다.
월요일 아침9시에 지옥철과 지옥버스를 뚫고 출근(우리는 출근이라 불렀다)하고,
화요일 오전 8시50분까지 약 24시간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도착하면 10시 반, 씻고 자고 일어나면 수요일 오전이었다.

화요일과 목요일은 한달간 없었다. 달력이 잘못된 것이었을 수도....

주말은 팀의 팀장의 그룹에 맞춰 나갔어야 했는데, 만약 2그룹 팀장님이 걸린다면 골치가 좀 아파진다.
일요일 오전9시 출근 ~ 화요일 오전 8시50분까지 약 36시간을 코딩하고 집에 갔던 기억이 있다.

물론 매~~~우 힘들었지만, 살면서 이만큼 노력을 또 할 시간이 있을까 싶다.
이런 원동력이 생길 수 있었던 것이 조급함 때문인지, 합격을 위함인지, 즐거워서였었는진 모르겠지만 26년 인생 가장 빛난 순간 중 일부가 아닐까 싶다.

2021년 3월 ~ 4월

피신을 끝내면서 사과 혹은 미안함을 알리고픈 티타임 자리를 가지고픈 사람이 있다.
러시 팀원들인데, 러시를 진행하면서 업무를 나누었고 상대 함수가 완성되어야 내가 그 함수를 토대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첫날 상대의 함수가 완성되지 않아 다른 팀원들의 함수짜는 것을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조금 고집도 부렸고 아는 척도 했던 것 같다.
다음 날 함수를 받았는데 7시간 정도 "1시간만"이라는 말만 남기며 혼자 해보려 하다가 결국 완성시키지 못했다.
처음부터 못하겠으니 도와달라거나 주장을 좀 굽혔으면 모를까...

과제 완성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의 나의 태도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다.

DM주세요....


3월 중순 Final Test를 마지막으로 피신이 끝이 났고, 4기 2차 피신이 진행되기에 결과는 4월 말에 나오기로 되어있었다.

이때는 휴학도 했겠다, 한 달 정도는 놀아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정말 놀았다.

다이어트를 하겠다는 마음도 이때 생겨, 매일 따릉이를 타고 중랑천을 다녀오곤 했다.

이 때 많이 뺐어야 했다.


피신 전 이야기했던 창업 아이디어 빌딩을 시작했었다.
고객과 업체를 이어주는 중개 플랫폼으로, 정말 돈을 벌기 위한 사업보단 사용자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자는 방향이었다.
물론 실제 돈과 고객이 있는 만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템 이름만 나와있던 상태라 기획부분을 다듬는데 신경을 많이 쓰기로 했다.


이것 말고는, 고향에도 내려가고 오랜만에 부모님과 제주도도 다녀오는 휴식기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다리던 4월 23일


2021년 5월

즐거운 본과정이 5월 3일 시작되었다.
본과정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하고, 과제도 풀고 했다.

가장 기억남는 것은 5기 OT인 것 같다.

친한 사람들과 코알리숑(그리핀도르같은 일종의 길드)이 달라 서로 찢어져야 했다.

그냥 흔한 "우리 이런거 합니다~" 가 아닌, 카뎃(본과정 교육생을 지칭한다)들을 위한 행사가 진행되었고, 동아리 체험들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웰컴키트를 주는데, 기수별로도 다르다고 들었다.

42뽕을 채우기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된다.

하트 밭이 되어버렸다.

2021년 6월

기획 빌딩을 하던 사업아이템 일정을 새로 잡아야 할 시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개발인력 1명인 기획/디자이너/개발 3인 체제로 갔다간, 개발인원(나)가 녹아 내릴 것이 뻔했다.

개발팀 인원을 보충하고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42에서 친하게 다니는 두 명에게 부탁하였고 흔쾌히 수락해주었다.

웹프론트/웹백/모바일 세 분야를 각각 맡기로 하고, 9월까지 각 분야를 공부하고 12월까지 약 3개월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나머지 시간은 42과제와 활동을 다니기 바빴던 것 같다.
C언어를 사용하여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IDE와 STL에 찌들어진 나를 볼 수 있었다.
Vim과 확장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은 VSCode는 날 괴롭히기 충분한 것들이었다.

2021년 7월 ~ 9월

코로롱때문에 클러스터 문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42 블랙홀도 문이 닫힌만큼 늘려주고 했기때문에 사실 열심히 살지 않았다고 생각들었다.
지난 피신과 쭉 이어진 코딩으로 인한 번아웃일까...?
점점 친하게 지내던 카뎃들도 나오지 않고 혼자 다니는 느낌이 강했다.
중간중간 휴식도 주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도 큰 것 같다.

휴식이라는 것을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 때 개인 공부도 같이 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던(않았던) 것 같다.


포스팅을 위한 글쓰기를 처음 해봤던 것 같다.
후기나 정리가 아닌 남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쓰고싶었다.

본과정 중 VM과 관련된 과제가 있었는데, 개념 뿐 아니라 설치가 생각보다 까다로운 것이 있었다.

일명 뿌리로 다시 태어나자.

새로 생긴 과제라 래퍼런스가 많지 않았고, 선발대가 정리한 내용들은 순서가 뒤죽박죽이었다.
순서대로만 본다면 설치는 완벽히 할 수 있게, 개념은 치팅사이트가 되지 않도록 일부분은 삭제처리하여 배포했다.

또한 여러 과제를 진행하면서 남들에게 잘 설명하기, 즉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같은 문장이더라도 나와 다르게 받아드리는 사람이 있고, 과제 동료평가를 통해 이런 문제가 없도록 잘 말하는 훈련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는 코드에도 적용할 수 있었고, 성능도 중요하지만 유지보수와 남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코드(잘 읽히는 코드)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다.

무지성 코드싸개가 되지 말아야겠다고 크게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2021년 10월

멘토님과 멘토링을 진행하면서 들은 말이 있다.

프로젝트에 임하는 자세가 항상 나와 같다고 생각하지 말자.

처음엔 무슨 뜻인지 와닿지 않았으나, 되돌아보면 내가 얼마나 남을 생각하지 않았는지 생각할 수 있었다.

열정인 것 같다
예전에 창업동아리를 진행하면서 왜 많은 시간을 프로젝트에 쏟아내지 않냐며 팀원들을 꾸짖을 때가 있었다.
다들 나처럼 최대의 열정을 끌어내야한다고 생각했다.

독립만세라는 프로그램에 악뮤 이찬혁이 한 말이 떠오른다.

수현이에게 "무대에서 열정을 왜 쏟지 않느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수현이는 "이게 내 스타일이야"라고 답하였다.

나는 그 당시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배려가 부족한 사람이었고, 나와 한번 프로젝트를 한 사람은 다시 나와 프로젝트를 하지 않았다.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했지만, 남들의 생각은 틀림이 아닌 다름이었다.


이전에 말한 창업프로젝트를 같이 하기로 한 두 명이 개인 사정들로 그만 두기로 했다.
겉으론 아니라고 하지만
열심히 끌어주기도 않고, 애매한 위치, 애매한 시간
나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많은 생각을 했던 10월이었다.

2021년 11월 ~ 12월

프로젝트 인원을 다시 모을 수 있었다.
공석을 해결하기 위해 피신때부터 알던 분께 토로하였는데, 서슴없이 본인이 참여하겠다고 해주었다.
또한, 당시 해커톤을 그 분과 함께 하던 다른 분도 참여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잘못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나의 부족함과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는 포부를 이야기했고
걱정을 알아준 동료들이 흔쾌히 프로젝트를 같이 하기로 하였다.
또한 현업과 유사한 작업을 체험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멘토링해주실 멘토님도 만나게 되어 영광이었다.

약 2달이 된 시점 얼추 개발이 되어가고 있는데, 아직도 많이 배고픈 것 같다. 먹어야 할 것도 많고.

이 분위기, 팀워크 그대로 유지되었으면 좋겠다.

최근 막 100번재 이슈를 완료하였다.

🧗 그래서 목표는 이루었니?

음....아니요..

무슨 목표가 아니냐구요?

음....

다?

여러 분야 겪어보기

자바 백엔드 강의도 구매해보고 무료 강의도 들어보았지만, 생각보다 42과제와 해커톤, 프로젝트는 내 시간을 전부 쏟아도 모자르다.
아마 내년으로 유보해야 하지 않을까....
이번 프로젝트 MVP가 끝나면 백엔드 토이프로젝트를 진행해봐야겠다

프로젝트 하나 이상 완성해보기

일단 하나는 하는 중인데 완성된 건 아니니까 안되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아이디어는 많은데 아직 실천을 못한 것 같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하더라.
2022년은 꼭 실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책 읽기

는 단 하루도 안한 것 같다.
학교 도서관 근로를 하면서 읽을 책 목록은 마구 쌓아두었는데, 열어보지도 않았다.
내년엔 복학할거니까 빌려서 읽어야겠다.

📈 이번 한 해 느낀 점

마음가짐

앞서 말한 것처럼 나만 생각하기를 그만두고 함께를 강조해야겠다.
42에서 추구하는 목표처럼, 동료들과 함께임을 명심해야겠다.

윈윈

코알리숑 마스터, 각종 아이디어 기획, 뭐 이것저것 많이 관리할 일이 종종 있었는데

희생을 강요하지 말자

를 내 좌우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언뜻보면 멋진 말인 희생
그 희생을 강요하고 강요받기 시작하는 순간, 그 의미가 퇴색되어버리곤 한다.

강요한 희생은 공공의 이익이 아닌 나만을 위한 종노릇이 된다.

같은 목표를 보며 달려가는 중이라도,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한 해였다.

📈 내년에 뭐하지

목표를 쓰다가 다 지웠다.
커리어에 한줄 쓰일 목표보다는
어떤 사람이 되고싶은지 쓰는게 맞지않을까 생각해서이다.


원래 취직없이 창업을 하려했지만,
42에 들어오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취직을 하여 현업의 스타일과 느낌도 제대로 알고,
창업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창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고싶은 아이디어를 최대한 풀고 취직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어쨋든 준비된 사람이 되고싶다.

이게 되기 싫다

모든 분야에서는 당연히 힘들겠지만,
적어도 개발분야에서 뚜렷한 (분야에 대한)목표를 세우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난 준비된 사람이고, 많은 경험을 겪어본 사람이야. 난 너와 일하고 싶어.

으앙 저 뽑아주세요.가 되지 않게 나를 가꾸어 나가고 싶다.




2021년 12월 31일
박승한

썰풀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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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동 개발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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