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개발자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하다.

SooHyung Kim·2020년 7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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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시작하기 전..

  • 위코드에서 개발을 배우기 전, 나는 국토부 산하 기관 성격의 협회에서 '정년 보장'이라는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 그리고, 내 자신이 다른 그 누구보다 안정적인 환경, 정적이고 루틴한 업무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퇴사를 하게 될 것이라고는 Never 생각하지 않았었다.

  • 하지만 입사하고 3년 후, 나는 결국 30살의 나이에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먼저 교육팀

  • 교육팀에서는 교육 전 수강생들에게 교육 참석 여부 확인 전화(앵무새처럼 100명에게 똑같은 전화를 했던 적도 있었다..) 👉 교육장 세팅 👉 당일 간단한 교육 진행 후 과정 담당 👉 수료증 발송이라는 정말 루틴한 업무를 진행했었다.

  • 똑같은 루틴의 반복 혹은 그 루틴 마저 없는 하루의 반복 속에서 이대로 시간이 지속되면서 '내가 가진 무기는 무엇일까?'라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 '그래도 사무직이면 보고서는 어떤 형식으로 작성해야하는 지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거아니야?' 라는 생각과 함께 마침 인원 충원을 계획하고 있던 경영지원팀이 눈에 들어왔고, 면담을 통해 부서를 옮기게 된다.

경영지원팀

  • 그래도 경영지원팀에서의 업무는 루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정반대였다.

  • 특정 정부부처에서 요청하는 정책 관련 자료를 작성하여 보내는 일들이 대부분이었고, 사내 회의자료, 보고자료 등을 작성해야하는 일이 잦았기 때문에 야근도 함께 늘어났다.

    • 회사에서 뭔가를 하는 기분이 들었고, 사무직이라면 Formal한 형식으로 글을 쓸 줄 알아야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욕적으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일들이 이상하리만큼 내게 너무 집중(내 옆에서는 여유가 넘치는데..)된다고 느끼게 되고, 작성한 보고서들이 특정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수정되어야함을 깨닫게 되고부터는 일 자체가 점점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특히 큰 행사, 명절, 해가 바뀔 때마다 써야하는 각종 인사말들은 이러한 나의 생각에 더욱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 왜 누군가의 인사말을 내가 써야하는건지보다는 이게 과연 20번씩이나 내용을 바꿔가면서 써야하는 사안인건지에 대한 의문과 그저 타자연습하는 꼭두각시가 된 것 같아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그 외

  • 연말 KPI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여유롭게 지내던 교육팀 때의 KPI와 그리 달라지지 않은 경영지원팀에서의 KPI를 보며 회사의 체계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직이라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결정을 하게 된다.
    (참고로 KPI 관련 자료 역시 내가 취합,관리하고 기존에 잘못 산정되고 있던 부분까지 수정했었다..하하...)

개발자를 해보자!

  • 이직을 고민하면서 가장 먼저 택한 선택지는 동종 업계로의 이직이었으나, 현재 내가 쌓아온 경력으로는 공공기관, 사기업 모두 애매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타 직군을 알아보게 되었다.

  • 내가 가고자 하는 직군은 이래야 했다.

    • 공부, 실무 역량을 통해 성장해야 했다.

    • 이를 통해 나의 가치도 함께 올라갈 수 있어야 했다.

  • 개발자는 위의 두 가지 조건에 아주 잘 맞는 직군이었다. 그래서 개발자를 하고 싶었다.

    1. 인생은 공부의 연속이다.
      개발자는 수시로 변화하는 개발 트렌드 그리고 특히 나같은 비전공 주니어 개발자들은 CS지식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해야하는 직업이다.


  • 위의 설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공부에 대한 후회 속에 인생을 살아가는 지 적나라하게 드러나있다. 나 또한 그러한 삶을 살고 있었다.

  • 인생은 공부의 연속이다. 더디더라도 지속적인 공부를 통해 나만의 무기를 생성해야한다. 하지만 전 직장에서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어떤 공부를 통해 나의 무기를 만들어나갈 지 명확하지 않았다.

  • 그러나, 개발은 명확하다. 개발과 관련된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된다. 정말 열심히
  1. 실력이 있으면 인정받을 수 있는 직업이다.
    개발자는 내가 어떤 실력을 갖추고 있는 지에 따라 나의 시장 가치가 판단되는 얄짤 없는 직업이다.

  • 나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KPI마저 없었던 체계에서 나의 가치는 똑같은 루틴 속에 칼퇴가 보장되었던 교육팀에서나 정책적사안, 사내 보고 자료를 밤 늦게까지 작성해야했던 경영지원팀에서의 가치가 동일하게 매겨졌다.

    •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한 사람은 열심히 한 만큼의 인정과 보상을 받아야 한다.
  • 개발자는 지속적인 공부와 협업을 통해 나의 역량을 만들어나감으로써 가치를 인정받는, 냉정하지만 능력 있는 사람만이 살아 남을 수 있는 합리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길은 정해졌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개발자로의 길을 시작할 것인가였다.

결국 선택한 위코드!

  • 내가 부트캠프, 그리고 위코드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1. 혼자보다는 다양한 사람들과 부딪히며 공부를 하고 싶었던 것
    •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부트캠프도 있었지만, 나는 나를 잘 안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진행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늘어질 것이 뻔했다.

    • 또한, 옆에서 코칭을 해 줄 분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 대학교 졸업 후 대외활동, 인턴 등을 하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소중하다고 느꼈다.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동기를 부여받고 싶었다.

    1. 최대한 빨리 배우고 실무에서 역량을 갖추고 싶었던 것
    • 위코드의 본 과정은 총 3개월이다. 기초 습득 -> 팀프로젝트 -> 기업협업이 각각 1개월씩 진행된다.

    • 국비지원, 타 부트캠프의 과정이 6개월 ~ 1년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짧은 시간 내에 과정이 진행된다.

    • 그리고 위코드의 아웃풋도 만족스러웠다. 국비지원코스를 수료한 학생들이 SI로 많이 빠진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위코드 수료생은 스타트업으로 취업한다는 사실도 매력적이었다.

사전 스터디

  • 본 과정을 시작하기 전 6주 정도 사전 스터디를 진행하게 되는데, 스터디를 조직하기 위해 다함께 모인 날이 있었다. 정말 아무 시간대나 가능해서 기다리고 기다리다 보니 어쩌다 남자분들 밖에 남지 않게 되었고 얼떨결에 조장까지 맡게 되었다.
    (조이름은 남초로 밀어붙였다.)

    •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색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신기하다.(첫 스터디 때 호날두 팬이라고 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던 순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 코로나 발병 전에는 위워크에서 각 팀별로 시간대와 요일을 정해서 모임을 진행했으나,

    • 발병 이후 위워크 출입이 제한되면서 부득이하게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 그 여파로 사전 스터디가 흐지부지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우리 스터디원분들은 열정이 넘치셔서 온라인으로도 잘 참여해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 사전 스터디를 하면서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고민했지만 결국 백엔드를 선택하게 되었다.

    •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흐름이 어떤지가 제일 궁금했고, 대학 전공수업에서 C++과 DB수업을 통해 배운 개념이 있어 상대적으로 익숙했다.

    • 그리고 자기소개 페이지 만들면서 CSS 다루기가 정말 힘들다고 느꼈다.

3개월 간의 본격적인 여정

할 수 있는데 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혼자할 수 있어빌리티!

  • 위코드 첫 날, 멘토 은우님께서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힘에 대해 강조하셨다.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막연하게 '이게 안돼요'가 아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선까지는 해보고 질문을 해야한다고 강조해주셨다.

    • 어떻게든 혼자서 해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친구들이 구글과 스택오버플로우였다. 특히, 향후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정말 스택오버플로우에는 없는 질문이 없구나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커뮤니티의 힘, 함께해서 위코드다!

  • 하지만, 아직 코딩에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범위도 한계가 있었다. 이럴 때는 주위의 동기들을 찾아가거나 멘토님들을 찾아가 여쭤보았다.

  • 특히, 3주차부터 장고를 시작하면서부터 멘붕의 연속이었다. ORM이 무엇인지, RESTful API에서 GET, POST는 무엇이지, JWT는 어떻게 구성되는지 등등...

    • 정말 머리를 싸매도 해결되지 않아 찾아갔을 때 다들 정말 싫은 티 한 번 내지 않으시고 본인의 문제처럼 도와주셨던 것 같다. 이런 게 바로 커뮤니티의 힘이 아닐까?

의사소통의 중요성, 팀프로젝트

  • 위코드의 두 번째 달에는 2주 간 2번, 마지막 달에는 4주 간,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로 구성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전, 은우님께서는 또 한 번 말씀해주셨다. 개발을 할 때는 협업능력이 정말 중요하다.

    • 현재 해결하고 있는 로직이 풀리지 않아 주위에 짜증을 내서 팀 분위기를 흐리는 행동, 누군가에게 묻어가려는 행동, 타 팀원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행동 등으로 팀의 퍼포먼스를 해친다면 아무리 개발 능력이 좋다하더라도 그것은 절대로 좋은 개발자가 아니다.

    • 항상 같이 하고 싶은 팀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팀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좋게 유지하는 능력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 1차 프로젝트, 언니의 파우치 클론 프로젝트

    • 1차 프로젝트는 협업이란 어떤 것인가, 어떻게 하지 않아야 팀의 분위기를 저해하지 않을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한 팀프로젝트였다.

    •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자고 3일에 한 번 꼴로 컴퓨터에 엎드려서 자면서까지 밤샘작업을 했었던 프로젝트였다.

    • 신기했다. 크롤링을 통해 자동으로 제품 데이터를 긁어모으는 과정부터 내가 짠 코드가 프론트와 연결되어 화면에 구성되는 과정까지 모두 신기했다.

    • 처음에는 프론트에 비해 더딘 속도와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물 때문에 좌절을 했지만, 엔드포인트가 붙여지는 과정을 보고 이 맛에 백엔드 하는거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어 준 고마운 프로젝트였다.

    • 자세한 후기는 링크로 대체!

  • 2차 프로젝트, 지닥 클론 프로젝트

    • 2차 프로젝트는 Scrum이 매우 잘 이루어졌던 프로젝트였다. 그런 만큼 팀 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부터 프로젝트의 완성도까지 가져왔던 프로젝트였다.

    • Scrum이 잘 이루어졌던 과정에는 9시 출근 제도가 있었다. 아침에 일찍와서 코딩하고 밤샘 없이 일찍 퇴근하자는 정책이었고, 결론적으로 일일 스탠드업 미팅도 매일 10시에 문제없이 이루어졌다.

    •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만족할만한 결과물을 얻어냈고, 개인적으로도 외부의 API를 활용해보는 등의 경험을 했던 프로젝트였다.

    • 마찬가지로 자세한 후기는 링크로 대체!

  • 실무는 어떻게 흘러갈까? 기업 협업

  • 내가 협업을 지원했던 기업의 CTO님께서 기술세미나 등을 통해 Basic한 부분을 짚어주셨고, 또한 Node.js와 NoSQL 기반의 기술 스택을 경험할 수 있었던 아주 소중한 기회였다.

    • Node.js와 Express를 경험하면서 Django의 편의성을 깨달았다.

    • MVC 등 디자인패턴의 필요성을 공부하게 되었고, Typescript 등 Javascript 계열의 비동기 언어를 익히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 NoSQL을 사용하는 기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항상 RDMBS의 개념은 기본으로 장착되어있어야 한다는 CTO님의 말씀도 기억에 남는다.

  • 마찬가지로 자세한 후기는 링크로 대체!

에필로그

  • 위코드과정이 끝나고, 나는 현재 개발자가 되기 위해 동기 백엔드 개발자 분들과 함께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 또한, 감사하게도 여러 동기 분들께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제안해주셨으나, 현재 취업을 준비하는 내 상황에서 온전히 프로젝트에 집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해 정중히 거절했다.

    • 그래도 위코드에서의 3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들이 '함께 하고 싶은 사람'으로 보여진 것 같아 마음의 위로가 되었다.

    • 사이드프로젝트는 향후 개발자로의 정착이 안정된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하고 싶다.

  • 위코드 시작 후 2주 차 정도 되었을 때, 선배 기수분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아직 두 달동안 위코드와 함께할 수 있는 여러분이 부럽다.'라고.

    • 사실 그 때는 크게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 때까지는 서로 그렇게 친하지도 않았고, 빨리 끝나고 취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였던 것 같다.

    • 그런데, 내가 그 경험을 하게 되니 너무너무 아쉽다. 조금 더 치열하게 공부할 껄, 동기들이랑 더 빨리 친해질 껄 등등 3개월의 시간들을 더욱 소중히 보살폈어야했다는 아쉬움이 너무 컸다.

만약 다시 부트캠프를 등록해야한다면?

  • 고민없이 위코드를 등록할 것이다. 물심양면으로 챙겨주시는 멘토님들 그리고 다양한 환경에서 온 동기들이 있기 때문에.

  • 아직은 어렵지만, 코딩에 대한 희열,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신 위코드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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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ow and steady win the race

8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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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8일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수형...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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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1일

매우 공감가는 글이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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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6일

수 : 수료하고도
형 : 형동생처럼 친하게 지내요!
글 잘 읽었어요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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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30일

우리형 김수형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