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일어나면 전여친한테 사랑한다고 문자 보내버린다

우빈·2024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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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7일~18일, 청소년 해커톤 '하이톤'에서 개발한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히 회고하려 합니다. 개인적으로 매우 재미있고 값진 해커톤이어서 행복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 개발한 특이하면서도 위험한 알람 어플리케이션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 필자의 주관으로 해커톤에서 매력적으로 심사되는 요소들을 설명합니다.
  • 해커톤에서 효율적으로 프로젝트를 도출하는 법을 짧게 이야기합니다.

안일어나면 문자보낸다, 일어낭

제일 초기 아이디어는 매우 가볍고 장난스러운 아이디어였습니다.

알람듣고 못 일어나면 전여친한테 자동으로 카톡 보내주는 알람 어때요?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이런 흥미로운 아이디어로 해커톤을 진행하면 개발을 하면서도
매우 재미있게 할 것 같아서 팀원분들에게 아이디어를 강력 어필했습니다.

기존 평범한 알람 어플리케이션과 비슷한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각 알람마다 알람을 못 끄면 누구에게
어떤 메세지를 보낼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문자는 어떻게 보내나요?

카카오톡은 HTTP Request로 특정 상대방에게 카톡을 보내주는 API를 제공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카카오 OAuth를 사용하여 로그인을 구축했습니다.

로그인 시 발급받은 토큰으로 사용자의 카톡 친구 목록을 조회하여
메세지를 보낼 사람을 설정했습니다.

또 알람이 울릴 때 끄지 못하면 로그인되어있는 카카오톡의 액세스 토큰을 사용하여
자동으로 카톡을 보내주는 식으로 어플리케이션을 설계했습니다.

어떻게 사용할 수 있나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여 꼭 알람을 듣고 일어나야 하시는 분들에게

오전 7시에 전여친에게 사랑한다고 보내놓기를 설정하거나,
교수님이나 직장 상사에게 포켓몬 배틀을 신청하는 문자를 설정하여
잠이 확 깨며 일어나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할 수 있게 됩니다. ㅎㅎ

약속을 잡은 지인에게 자신이 늦을 것 같음을 알릴 때

휴대폰을 못 보는 상황에서도 조금 늦을 것 같다는 문자로 알람을 설정해두어
연락 부재에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결론

다양하면서도 유틸리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하면서도 매우 정이 갔던 아이디어입니다.

심사위원분들도 이러한 아이디어를 좋게 봐주셔서,
좋은 팀원들 덕과 함께 운 좋게 최우수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해커톤에서 매력적으로 심사되는 요소란

아이디어 중에서도, 한 아이디어를 간단하면서도 디테일하게 잘 풀어낸 프로젝트가 심사위원들에게 매력적으로 어필된다고 생각합니다.

페이지가 많고 어플리케이션 사이즈가 큰 게 아니라, 간단한 어플이지만
단 한 문장으로 서비스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어플이 수상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우승한 해커톤 프로젝트는 모두 서비스가 간단하고 명확했습니다.

  1. 미니게임을 섞은 메뉴 주문 키오스크 ( 화면 4개, IITP장상 수상 )
  2. 자율학습 출석부 관리 서비스 ( 화면 3개, 최우수상 수상 )
  3. 회사에 맞는 자소서를 써주는 AI 서비스 ( 화면 4개, 우수상 수상 )
  4. 못 일어나면 지인에게 문자를 보내는 알람 ( 화면 3개, 최우수상 수상 )

한 프로젝트에 대해 이것도 좋다 저것도 좋다하며 여러 페이지를 기획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메인 아이디어만을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고 느꼈습니다.

80점짜리 기능 여러개 보다는 100점짜리 기능 하나가 더욱 좋게 평가됩니다.

또 아이디어가 창의적이고 재미있어야 하는 것도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주관적으로, 흔히 말하는 CRUD를 쓰는 커뮤니티 또는 게시판 프로젝트는
흔한 주제기에 페이지가 아무리 많고 예뻐도 매력적이게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효율적인 해커톤 진행 방법

목표지점 정하기

여태까지 수상한 모든 해커톤 팀의 공통 목표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힘들게 개발하지 말고 즐기면서 빨리 끝내고 놀자!

재미있게도 이런 마인드로 개발했던 해커톤은 모두 비중있는 상을 수상했습니다.

저런 마인드로 해커톤 개발을 해라가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모든 팀원들이 한 목표지점을 바라보고 똑같이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 해커톤마다 팀원분들에게 지향하는 팀 분위기를 질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열심히 해서 프로젝트 뽑을건지, 아니면 즐기는 느낌으로 개발할 건지 여쭤보고,
이에 맞춰 달릴 준비를 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부담감 없이 대화 주도하기

해커톤 팀의 팀장이 되어서,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회의를 주도하는 포지션이
되어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최대한 부담없이 모든 의견을 내달라고 말씀드렸고, 제가 어떤 의견을 제시할 때도
만약 탐탁치 않거나 더 좋은 의견이 있다면 제 기분 신경쓰지 말고 언제든 바로 말씀해달라고 여러번 강조드리며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팀원 분들 모두 처음엔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아이디어를 쉽게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회의를 시작한지 1시간 만에 모든 기획을 끝낼 수 있었습니다.

yes, but 이용하기

회의를 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 객관적으로 매력적이지 않거나 주제에서
벗어나는 아이디어가 도출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팀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에 어긋난다고 판단이 되면, 거절을 못해서
기존 아이디어가 흐려지는 것보단 팀장으로써 확실히 처음부터 거절하는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저도 거절을 잘 못하는 타입이라^^, yes but 화법을 매우 많이 사용했습니다.

좋아요! 진짜 좋은 것 같아요! 근데 어떻게 보면... 지 않을까요?
맞아요 진짜 맞아요 음~ 근데 또 약간... 지 않을까요?
오 글네요~ 그것도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어쩌면 ... 하진 않을까요?

이번 해커톤에서 진짜 밥먹듯이 한 말입니다.
의견을 수용하고, 이에 대한 반례나 단점을 설명할 때는 꼭 "같습니다"가 아니라
"이렇지 않을까요?"로 문장을 끝마쳤습니다.

덕분에 팀원분들 모두 까딱하면 마음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yes but
화법으로 다같이 한번 더 생각하고 유연하게 회의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팀원분들이 너무 착하고 좋으신 분들이었습니다)

마무리

해커톤에서 진행한 개발 뿐만 아니라 방학동안 못보던 친구들 얼굴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리고 평소에 진짜진짜 코드 많이 참고하고 존경하던 선배님과도 직접
커피챗 느낌으로 대화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사실 그 선배님과 대화하고 나서 "아 수상 안해도 되겠다 이미 충분히 값지다"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해커톤 때 팀원분들과 쭉 같이 개발하는 것도 매우 추천드리지만, 맡은 할 일이 다 끝나면
돌아다니며 처음 보는 분들과도 이야기해보며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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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엔드 공부중

29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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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9일

Yes, But 공감합니다 ㅋㅋㅋ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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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0일

팀 리딩 노하우가 굉장하네요...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1개의 답글

인공지능 시대에 ai가 절대 못 따라올 창의성을 갖고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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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1일

해커톤 재미있었습니다!
예전 글 다 재미있게 봤었는데 본인이셨군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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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1일

혹시 전 여친이 없으면 어떡하나요 ㅠㅠ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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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1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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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2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너무 좋네요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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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2일

으악 ㅋㅋㅋㅋㅋ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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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5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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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7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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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8일

아이디어가 너무 좋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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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8일

썸남, 썸녀, 전애인이 없으면 어떻게 하져..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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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9일

어쩌다 보게 되었는데 너무 재밌어요 ㅋ큐ㅠㅠ 재밌게 잘 봤습니다 !

1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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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5일

깔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