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시상식으로 떠들썩한 연말이었다.
어떤 상인지조차 모호한 트로피를 쥐고, 그는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저는, 운이 좋았습니다.”
그뿐이었다. 딱 한 문장.
뜯어보자면 계산된 침묵이었을 수도, 과묵한 인상 덕분이었을 수도 있다. 더 이어질 말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여운을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내게 전해진 건 단순한 겸손이 아니었다. '운'이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 사람의 압도적인 기본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