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말이 되는 세상

uiwwsw·2026년 1월 23일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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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자꾸 입안에서 맴도는 생각이 하나 있다.
“정말로, 뭐든지 말이 되는 세상이구나.”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그렇다.
아무리 황당한 주장이라도 검색창에 몇 글자만 두드리면 그럴듯한 근거가 줄줄이 따라붙는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는 말조차, 누군가는 이미 영상으로 만들어 증명해 두었을 것이다.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 덕분에 무엇이든 설명할 수 있고, 그만큼 무엇도 쉽게 부정당하지 않는다.

사건을 바라보는 태도도 다르지 않다.
“사고가 났어. 저 사람이 정말 나쁜 사람이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상대방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고 나와도 사람들은 또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이상하게도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이야기가 아무 문제 없이 공존한다. 그렇게 반응이 뒤집히는 모습을 보면, 누구의 말이 맞는지 가리는 기준마저 흐려지는 것 같다.

여기에 AI가 방점을 찍는다.
우리는 쌍욕이 섞인 날것의 감정을 그대로 적어 놓고 AI에게 부탁한다.
“이걸 정중하게 고쳐 줘.”

AI는 놀라운 솜씨로 비문을 명문으로 바꾼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그 말은 완벽해 보인다. 합리적이고, 차분하며, 흠잡을 데 없이 옳은 말처럼 읽힌다. 거친 감정의 흔적이 사라진 자리에 논리적인 문장의 모양이 남는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틀린 말’이란 무엇일까.
문장의 겉모습만으로는 이제 그런 것을 가려내기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정제되지 않은 생각이 곧 틀린 생각으로 취급됐다. 말이 거칠면 생각도 조악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제는 더 이상 내 몫이 아니다.
생각은 날것으로 던져도 된다. 표현을 다듬는 일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

다만 내가 보고 싶은 것은 그 다음이다. 말이 정중해졌을 때, 생각까지 검토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거칠다는 이유로 놓쳤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된 만큼, 그럴듯하다는 이유로 넘겨버리는 주장도 늘어나는 것은 아닐까.

Assisted by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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