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캠퍼스] 국비 학원 수료 후기

UmmChicken·2022년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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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시작한 계기

대학생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꽤 긴 얘기가 될 것 같다.

입학은 건축공학과로 했다.
난 원래 전자공학과를 가고 싶었지만,
알다시피 전자공학과는 공대의 탑오브탑이므로...
삼수생 관점에 굳이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하위 전공인 건축공학과로 진학했다.

하지만 이 전공으로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 비로소
이과는 대학 간판이 아닌 전공이 훨씬 중요하다는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대학이 안 중요하다는 건 아님ㅋ..)

그 시기에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고
개발자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원래는 컴맹 수준으로 컴퓨터를 잘 못 다뤘었고,
게임 같은 것도 하지 않아 컴퓨터 사용은 레포트 제출하기, 영상 시청하기 같은
단순 작업이 전부였다.

고등학교 때 이과였다 보니 친구들은 거의 공대 & 간호학과를 갔다.
그중에 컴공을 전공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전공에 대해 호의적으로 말을 했었다.

그래서 1학년 마치고 2학년이 될 때 건축공학과 -> 컴퓨터공학과로 전과했다.

모든 것이 낯설었고, 처음 배우는 것들이었다.
일반적인 공대 공부랑은 접근 방식 자체가 달랐다.
미적분, 물리를 공부하듯이 공부를 해왔던 나에게는 당연히
컴공 공부가 맞을 리가...
직접 부딪히면서 해봐야 하는데, 그걸 모르고 이론적으로만 부딪히고...
실습하면 안 돼서 좌절하고...
옆에 멘토가 없었던 것이 크게 발목을 잡았었다.
아예 방향 자체를 못 잡았음. 시작 자체를 잘못했다.
하지만 그땐 그것도 몰랐었지.

암튼 전공에 적응을 못하고
내 성격 자체도 내성적이라 친구도 없었고,
혼강하다 보니 발전도 없고.
(누가 대학생은 혼강 가능하다는데, 난 완전 비추이다.
인간관계로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 아니라면, 웬만하면 친구 만들어서 같이 강의 듣고 공부해라.
토론하며 공부해야 발전이 있다고 생각함.
내가 전과하고 학점 반토막 난 이유도 혼강의 영향이 컸다고 생각함.
완전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주위에 아무도 없어서 그것도 모르고 삽질만 4년 함.


이것이 곧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 난 나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싫어하지만,
나같이 삽질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단 한 사람이라도 이 글을 읽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적고 있다.
내가 아는 것은 다 알려주고 싶음. 물론 아는 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서 졸업하면 전공 따라 취업(개발자) 안 하고
그냥 일반 사무직 해야겠다 생각함.
수업도 그냥 듣기만 하고 플젝 이런 거 따로 안 했고, 졸업 플젝이 전부였음.
(졸업 플젝 망함. 아 이것도 썰 엄청 많은데ㅠ 암튼...)

하지만 막상 졸업하고 보니,
일반 사무직은 진입 장벽이 낮아
내가 버티고 버텨 졸업한 시간이 아까웠다.

그래서 다시 개발 직군으로 노선을 틀어 지원했다.

결과는 수십 개 광탈.
대기업으로만 지원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나중에 알게 됐는데 대기업 IT 계열사는 아마 SI인 것 같다?)

그때는 SI와 자체 서비스의 차이도 몰랐다.
내가 알고 있는 자체 서비스는 네카라쿠배가 전부였고,
당시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체서비스 기업도
가기 힘들다는 걸 몰랐었다ㅋ..
오히려 '그런 델 왜 가?' 생각했음ㅋ 인지도가 없다고 생각해서...
배민도 가기 어려운 줄 몰랐다. 완전 탑탑탑티어 자체서비스인데;;
무조건 삼성 SDS, LG CNS, SK C&C, CJ 올리브네트웍스 등 같은 대기업만 가기 어려운 건 줄 알았음.
자체서비스랑 분야가 완전 다른데...
IT 쪽으로 완전 무지했지. 전공자라는 말이 무색하게ㅋ

암튼
수십 개 광탈하고 울면서 자소설닷컴 들어갔는데,
멀티캠퍼스 모집 광고 배너가 있더라.
마감은 약 일주일 정도 남았고,
붕 뜬 취준 기간에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지원하고 합격함.
합격 기준은 널널한 것 같다.

그렇게 [멀티캠퍼스 웹 서비스 개발] 과정을 시작했다.

1. 과정 진행

국비 교육 과정이 다 거기서 거기인데
당시에는 그것도 몰랐었다ㅋ

그냥 백엔드 포함한 풀스택 과정이라길래
오 좋은데? 하면서 신청함.

수강 과목은 여기에 적어놨다.
대략

  • Java
  • HTML / CSS / JavaScript
  • MySQL
  • MyBatis
  • JSP
  • Spring Boot
  • POST / GET (REST X)
  • Git
  • Jenkins
  • Naver Cloud Service

이 정도다.

약 5개월의 기간 동안
2개월 반은 수업하고, 2개월 반은 플젝했다.

수강 4개월 시점부턴 마음 맞는 수강생을 만나 코테 스터디를 시작했다.

2개월 반 동안 이 많은 걸 다 배우다니... 완전 스파르타 그 자체였다.
그리고 난 노트북이 똥컴을 넘어선 설사컴 수준으로 성능이 구려서
수업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STS 열어 놓고 대기했다.

노트북 성능이 너무 안 좋다 보니
뭐 실습만 하면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아마 내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 해서 더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음)
프로젝트도 느리게 생성되고, 실행도 느리고... 강사님 속도는 빠르고.
다운 받는 것도 잘 안되고.
무엇보다
학부 때 설치했던 프로그램들이랑 계속 충돌해서 자꾸 에러 생기는 것 땜에^^
결국 과정 2/3 시점에는 노트북 싹 포맷했다ㅠㅠㅠ
그때 스트레스 절정이었는데, 막상 진작에 포맷할 걸 생각 들었음.

그나마 정~~~말 다행이었던 건
강사님이 정말 친절하셨다는 것이다.
수업 준비도 정말 꼼꼼하고 철저하게 하심. 정말 성실하신 분인 듯!
덕분에 많이 배웠다.

국비 후기 보면 비추하는 이유가 보통 비슷한데,
강사의 역량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았다.
속도가 너무 빨라 뒤쳐지는 수강생들은 버리고 간다던가
(말이 좀 쎄지만 현실적으로 버리는 거 맞음. 교육자가 수강생 안 챙기면 그게 버리는 거 아니면 뭐임?)
피피티만 쭉 읊는다거나. (교수st ㅋ)

하지만 내 과정 강사님은 한 분이었는데,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잘 반영해 주셨다.
특히 질문이나 에러, 이런 거 잘 받아주셨다.
수업 흐름이 끊기는 데도 오히려 질문하는 거 좋아하셨음.
(그리고 남의 에러 보면서 수강생들 다 같이 해결해 주고 고민하고 그러다 보니
내가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고, 에러 마주하는 게 생각보다 엄청나게 큰 역할을 함!)
++ 여담인데, 내가 매 수업마다 질문 오지게 해서 강사님이 나 좋아하셨음..^^ 애제자ㅋㅋ
수강 마지막 날에 한 명씩 소감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강사님이 나보고 이번 기수에서 가장 질문 많이 한 사람이라고.. 흑 감동ㅠㅠ

그 결과로 마지막 수업 날 강사님 피셜

이번 기수는 비전공자의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실제로 전공자 5명도 안 됐음) 
두 달간의 플젝 기간 동안 이탈자가 한 명도 없었고, 
잘 할 줄 모른다는 이유로 무작정 아무것도 안 하고 다 해달라고 질문하는 경우도 없었다.
내부적으로 팀원들과 해결하려 노력했고, 또 해결도 했다.

라고 하셨다.
내가 생각해도 수강생들 전부 열심히 함.
학교도 아니고, 본인 돈 들여서 와야 하는 것도 아닌 국비 학원에서..!

여러모로 강사 운과 수강생 운이 좋았다.

++ 또 추가로
난 오픈 된 분위기가 좋아
플젝 초반부터 나의 모든 생각들, 과정들, 결과들을 오픈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좀 나댔다ㅋ)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하게 얘기하고 같이 고민해 보고...
(근데 무작정 모른다고 하면 다 느껴지니까 최대한 고민해 봐야 함)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다른 팀원들도 거의 모든 걸 오픈하고 공유했다.

2. 과정 종료 후

과정이 끝난 후에도 코테 스터디는 계속했다.
하지만 난 실력이 늘지 않아 고민도 많이 되고 현타도 많이 왔다.

그리고 SI와 자체서비스의 차이에 대해서도 알게 됨.
본격적인 취준을 하면서 알게 되었다;;
(진작에 알았으면 더 좋았을 걸ㅠ)

그렇게 과정 종료 후 한 달쯤 지났을까
추가 플젝을 시작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은 수료 후 두 달 반쯤 지남)

과정 끝난 후에 포트폴리오를 만들려고 보니
국비 교육과정이 완전 SI에 포커싱 된 걸 그때 알았다ㅠㅠ

따라서 국비에서 했던 플젝,,, 포폴에 쓰지도 못함ㅠㅠ
SI 가면 되지 않나 하지만
SI에 가면 자체서비스로 이직을 못한다기에... (경력 인정이 안 된다고 함)
커리어 첫 시작을 자체서비스에서 하고 싶다. (난이도는 SI와 비교도 안 되게 높음)
그리고 대기업 SI 아니면 다 좆소 SI인데
거기는 뭐... 구글에 후기 몇 개만 찾아봐도...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드는 게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래서 팀원이랑 싹 갈아엎기로 함...

  • Spring Boot (JAR)
  • HTML / CSS / JavaScript
  • JSP → Thymeleaf
  • MySQL
  • MyBatis → JPA
  • Jenkins
  • Naver Cloud Service → Amazone Web Service EC2
  • STS → IntelliJ
  • Git

대략 이렇게 바꿈.

이것도 멘토 없이 팀원이랑 둘이 멘땅에 헤딩 중이라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는 중이다ㅠㅠ

결국 지금은 플젝 잠시 중단하고, JPA 공부 시작 함ㅠ
플젝은 각자 하기로 하고...

3. 그래서 결론은 추천? 비추천?

국비라고 무조건 비추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1. 교육 과목
2. 강사

이다.

교육 과목이

  • Java
  • Spring Boot
  • HTML / CSS / JavaScript
  • Thymeleaf (or JSP)
  • MySQL
  • JPA
  • TDD
  • Jenkins
  • Git

이 정도를 중심으로 짜여져있으면
들어볼 만한 것 같다.

'코드너리'라는 사이트에 회원가입하면
자체서비스마다 사용하는 기술 스택들을 볼 수 있는데,
쭉 보다 보면 뭘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잡힐 것이다.

그리고 원티드 채용 공고들도 수시로 둘러보길 추천.
필수 조건과 우대 조건을 보면, 코드너리와 마찬가지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는 것 같다.

여기에 추가로
알고리즘이나 서버 연동 이런 거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것들에 경험이 있는 경우
국비교육보다는 부트 캠프를 추천한다.
우아한테크코스, 부스트캠프, 싸피 이런 거...

사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국비보단 부트캠프가 훨~~~씬 좋다.
근데 부트캠프는 진입 장벽도 높고 경쟁률도 치열하니...
못 가게 되었을 때 차선으로 국비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 말이다.

만약 강사의 느낌이 별로인 경우,
빨리 탈주하길 추천한다.
차라리 인프런에서 실무자들이 가르치는 강의 듣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다.
대표적으로 JPA 김영한 개발자님...

일단 회고는 여기까지이다..!

4. 추가 생각들 이것저것

난 원래 두려움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버그가 생겼을 때,
에러를 마주했을 때,
컴파일엔 문제가 없지만 실행 결과가 의도한 결과가 아닐 때 등등
그런 경우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항상 시키는 것만 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개발자로서 그리 좋은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저것 시도해 보면서 부딪히고, 강사님이 가르친 부분 아니어도
혼자 스스로 해보며 경험하는 것. 중요하다.

나도 깨달은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부딪히면서 배우기.
성장할 수 있는 지름길이며, 그렇다고 편법이 아닌 정석의 루트인 것 같다.
개발자는 시키는 것만 해선 절대 성장할 수 없다고 생각함.

시키는 것만 하는 게 왜? 할 수도 있지만,
개발자는 스스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고민해 봐야 성장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닿지 못하는 것에 닿는 것은
에러를 마주했을 때,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과 함께할 때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때 그걸 그냥 그런가 보다 받아들이지 않고,
왜 그런지 이유를 생각해 보면
언젠간 성장한 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개발 새내기라 와닿진 않지만...
미래의 내가 웃고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팀프로젝트를 하며 알게 된 건,
난 팀으로 움직이는 것이 잘 맞는 체질인 것 같다!
사람들과 공동의 목표를 보며 함께 달리는 게
너무 즐겁다 정말ㅎㅎ

나도 성장하고, 동료도 성장하고.
그 과정을 함께한다는 것은 정말 너무너무 재밌다!

같이 토론하고, 내 코드 보면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ㅋ..
쪽팔리긴 한데 그거 안 하면 평생 숨어있겠지?
그러면 도태되는 개발자가 되겠지...

암튼..!
진짜 여기까지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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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My World!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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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8일

안녕하세요 후기 잘봤습니다!
저도 이번에 멀티캠퍼스에서 진행하는 수업 중 하나를 고민 중인데 어떤점에서 ‘ 국비 교육과정이 완전 SI에 포커싱 된 걸 그때 알았다‘ 이렇게 느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1개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