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 페어와 같이 계산기를 만들어 보았다.
원래대로라면 하나는 코드를 작성하고, 다른 이는 그걸 보면서 가이드를 해 줘야 하는데
이건 뭐 진행 자체가 안되니까,, 처음에 가이드 역을 맡은 나까지 이것저것 시도해야 했다.
시간은 넉넉하게 주어졌다고 생각했는데
계산기 화면 초기값인 0을 바꾸는 것에만 삼십분 넘게 걸렸다.
원하는 HTML 엘리먼트의 내용을 textContents를 이용해 알맞게 바꾸었더니
숫자랑 연산자 등ㅡ모든 버튼이 누르는 대로 잘 들어가게 되었다.
밝혀낸 내용을 페어에게 공유하고, 다음 작업을 하는데 바로 산 넘어 산이었다.
num1 연산자 num2
로 나타나는 디스플레이 구조에서
num1의 자리에 수가 입력하면 그 값이 화면에 나타나고 →
연산자 키를 누르면 가운데에 연산자가 나타나고 →
다음 입력값이 num2자리에 들어가서 나타나도록 하는 간단한 작업이었는데..
num1과 연산자는 입력하는 순서대로 들어가서 잘 나왔지만,
갖은 수를 다 써봐도 num2의 값만은 절대 나오지 않았다.
그 자리만 외롭게 텅 비어 변하지 않았다.
사실 머릿속으로는 대충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
아무거나 버튼을 누르면 뭐든지 다 표시가 되도록 콘솔로그가 나오게끔 적어둬서
변수가 제대로 할당되었고 이 문제는 아니라는 것도 알았는데..
중간에 적은 if문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짐작했는데..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페어도 뭔갈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실패하고 도움을 받는 강의 세션에 들어가기로 했다.
도움 세션에서 내가 원하던 정보가 나오는 것을 한참 기다렸는데
생각할수록 오기가 생겨서 나와버렸다.
끝까지 혼자 이유를 찾아보기로 했다. 어차피 페어가 듣고 있으니까.
혼자 이렇게 저렇게 만지작거리다 두시간이 더 지나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조건문에서 if (num1.textContent === '초기값') 의 식으로 적어야 되는 걸
if (num1 === '초기값')으로 했으니까..
결국 제일 중요한 알맹이 값이 비교값에 들어가지 않아서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했던 것이었다.
나는 비교문에 이런식으로 코드를 적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
허탈했다.
근데 이젠 알았어.
그리고 이걸로 몇시간을 고민하면서
num1.textContent <형식의 코드가 의미하는 것, 객체(변수), 메소드 등이 뭔지 이해했다.
아무튼 이걸 해결하고 나니 다음은 금방이었다.
사칙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함수를 만들고 하니
계산 버튼을 누르는 것만 남았는데 제출시간이 30분밖에 남지 않았다.
페어가 걱정되어 연락을 해봤더니 그는 도움 세션에서 힌트를 얻어 다 만들었다고 했다.
시간관계상 내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을 묻고, 약간의 도움을 받아 결국 제출할 수 있었다.
과제를 끝내고 리뷰 세션을 듣는데 고수들이 진짜 많았다.
분기탱천해서 페어에게,
우리 내일(토요일) 같이 중급을 끝마칩시다. 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자는 대답을 들은 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아
페어는 일이 생겼다며 런해버렸다.
아마 초보 둘이 해봤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간파했겠지.
혼자 토요일 아침부터 계산기(중급)을 도전했는데 쉽지가 않았다.
첫 주를 보내면서 몸이 많이 피곤했나보다.
머리도 잘 돌아가지 않고 집중이 너무 안됐다.
앉아있었던 시간은 길지만, 대략 10분 집중해서 문제 하나 해결하고
50분 가까이 책상위에 다리올리고 유튜브 잠깐만 봐야지 하다가
딴짓을 하면서 빈둥거리고 뭐 주워먹고 마시고
그러다보니 토요일이 그냥 지나갔다. 새벽 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있기만 했다.
일요일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과제를 하다가
엄마한테 김치를 받으러 다녀왔다.
왔다갔다 두시간정도. 영상 온도에 오랜만에 파란 하늘이 좋았다.
김치만 받을 줄 알았는데 배추겉절이에 사골국까지 받았다.
돌아오는 길 어느 건널목 신호에 걸리면서
조수석 바닥에 둔 사골국 페트병이 쓰러졌다.
혹시 쏟아졌거나 새거나 하는게 아닐까 걱정도 잠시
김치는 그렇다 치더라도 사골국은 정말 오랜만이구나 했다.
한 이년만인 것 같다.. 대파 넣고 소금 뿌려서 먹을 생각도 하고
엄마는 아들래미 위해서 이걸 몇시간 동안이나 끓인걸까 생각도 하고
맛있다고 했는데
혹시 이거 산 거 아니냐고 물어볼걸 후회도 잠깐 하고
쨌든 집으로 돌아와 한시간 동안 집중했더니
머리가 갑자기 영활하게 돌아갔는지 금방 성공할 수 있었다.
딱히 특별할 것도 없고, 길고 조잡하게 짠 코드이지만
어쨌든 혼자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배우면서 조금씩 더 손을 봐야지.
특히 기능 이해만 하느라 css쪽은 거의 손을 못 댔는데 이게 너무 아쉽다.
이 부분이랑, 다음 주까지 고급문제도 해결할 생각이다.
시간이 있을 지는 몰라도 일단 계획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