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회고] 한국 돌아가는 간사이 공항에서 쓰는 회고

Whis·2023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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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

2022년 회고를 어떤 것을 써야하나 고민하다가, 2021년 회고를 다시 읽어보았다.
멘탈적인 부분은 어느정도 성장했지만, 하고자 했던 것들은 대부분 못했다.
golang backend 기반의 flutter 앱이라니. 그것도 그렇고 한국사 능력시험은 응시조차 하지 못했다.
그럼 어떤 것을 이루었을까. 나의 2022년은 어땠을까?

미리 정리하자면

내 2022년은 생각해보면 아래와 같았다

  1. 인간관계의 실패
  2. (또)이직

큰 이벤트로 치면 위 두개가 내 2022년이었던 것 같다.

인간관계의 실패

더 나은 사람이 되어보자라는 마음이 무색하게, 이번 년도의 인간관계는 그냥 실패수준이 아니었다.
사실은 2021년 부터 지속되다가 2022년 초에 터진 실패로 나의 실수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
원인으로 말하자면 내 지독한 회피성향 때문이었다. 싫은게 있다면 말 하지 못하고 피하고, 그게 곪아가기 시작하면 그 피하는게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는.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나는 이게 사적인 부분에서 터진게 아니었다
어쩌면 너무 내가 공과 사를 지키지 못했던 것도 있었고, 불만이 있었따면 이야기했었어야 했는데 말하기 전에 미리 지레 겁을 먹고 피하기 바빴다. 그렇다고 내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한 번 이렇게 잃어보니, 이상하게 내 지독한 회피성향을 마주 볼 수 있게되었다.
등가교환이라면 등가교환이었다.
내가 어떤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하는지, 마주할 수 있게되었고 어른으로써 그럼 어떻게 해결해나가면 좋을까 고민하게된 계기가 되었다.
피하는게 능사는 아니다. 부딪히는 것 또한 능사는 아니겠지만, 부딪혀 보는 것 또한 경험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부딪히다보면 부딪힘과 회피 사이의 적절한 중간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또) 이직

인간관계의 문제와 별개로 다른 갈래로 사회생활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내가 싫은 것들을 나도 하지 않고,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시니어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치기어린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몇 번 이력서나, SNS 상에서 주저리 거렸지만 나는 팀원을 묵묵히 받쳐주는 시니어가 되고 싶었다.
그 동료가 내가 원하는 능력자든 아니든 간에,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뛰어나면 뛰어난 대로 각자의 능력에 맞춰서 성장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을 쌓기엔 내가 계속 온실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태도와 마음가짐은 내가 계속 깨져가며 부딪혀가야만 어떤 상황이 와두 무너지지 않고 누군가를 지지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런 도전을 하기 위해 현재 회사로 이직을 했다.
도메인도 내가 좋아하는 도메인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구성원면접 때 만난 팀원들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여기서라면, 내가 도전하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서 마음껏 도전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고, 과감하게 이직을 했으나...

이직하며 좋았던 점

일단 들어가기에 앞서 정리해보자면

  1. 누군가를 지지해줄 수 있는 시니어가 되고 싶었다
  2. 인간관계에 대해서 더이상 회피하지 않고 부딪히며 중간점을 찾고 싶었다

요렇게 두가지의 니즈로 이직을하게 되었는데, 이때의 팀원 구성이 이 두가지를 시도하기에 정말 완벽한 조직이었다. 사실 프론트 엔드 파트도 그렇고 개발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그러했다.
서로 서로 도와가며 협력하는 분위기가 사실 쉽게 만들어 지지 않는데, 개발팀이 자유와 책임의 균형을 잘 맞추고 서로를 존중하며 즐거운 분위기를 잘 만들어 가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나도 팀원들에게 애티튜드를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그리고 일하는데 행복했다.
모난 나도 약간 둥글어진 코스프레가 될정도로 팀원들이 너무 좋았고
개발팀적으로는 여태 경험한 회사중에서 가장 손발이 잘맞았고 맘에들었던 팀이었다.
백엔드 팀원들은 시간내서 강의도 엄청 듣고, 열정이 엄청 많아서 옆에서만 봐도 동기부여가 많이 되었다.
강의에서 배운것을 거기서만 그친게 아니라 서비스에도 적용해서 성공적으로 큼직한 리팩토링을 마무리한 것도 많이 배울 점이었다.
또한 QA....진짜 이 분만한 QA 를 만날 수 있을까..동료에게 내 뒤를 맡긴다는 것은 이런 느낌인가..프론트엔드 개발자로써 정말 너무 감사했던 분이었다.
그리고 프론트엔드.. 우리팀. 덕분에 내가 많이 밝아졌다. 내가 말하고 의견 내는 것에 대해서 겁먹지 않게 많이 도와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팀원이 있어서 내가 버티고, 힘낼 수 있었다.

이직하며 애매해진 점

이전 이력이 11개월이 되고 나서 이직을 했던 터라, 계속 짧은 주기로 이직을 한 것이 현재 나의 애매한 포인트가 되버렸다. 몇가지는 자의가 아니게 나온 것이 반이었지만, 이력서에 그런 내용을 담기엔 사정이 많아 숫자로 봐서는 좋은 경력이 아니었다.

또한 현재 사정이 있어(이것도 이력서에 적을 내용이 아닌 듯 하여...일단 저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이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면 내 스택도 이직 텀과 맞물려 다 짤막짤막해진 부분이다.
기존에 거의 내가 구축한 서비스보단, 기존에 개발된 서비스를 리팩토링하고 신규기능 추가만하다보니, 지금 연차에 맞게 뭔가 빌드하고 배포하는 경험이 적다. 그나마 깃헙 액션즈로 깃헙 페이지 배포해본 것이 전부다.
지금 회사 와서 vue2를 사용하고 내가 담당하는 프로덕트는 또 일렉트론을 사용하다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찍먹은 엄청 해보고 있으나, 이게 채용시장에서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최근에 깨닿고 고민이 많아졌다.

직장 외의 것들

축구

개발 외에 내 많은 파이를 차지하는 것은 축구다.
축구는 많이 성장했나.
생각해보면 실력적으로는 그렇게 많이 성장하지 못해서 연말에 생각이 많아졌다.
축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이번에 또 깨달은 것은 나는 내가 하기 쉬워하는 것만 하지, 뭔가 잘 안되고 못하면 급격하게 흥미가 식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끈기가 잘 없고, 좋아하는 것이라도 금새 포기하는 편이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새삼 삶을 쉽게 살려고 했구나 반성하기도 했고, 개발도 어느정도 그런 부분이 있지 않았을 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지금 부터가 오히려 시작점이 아닐까.

개발 공부

이번 년도는 거의 개발 공부를 많이 못한 것 같은데, 되돌이켜 보면 이전에는 거의 안하지 않았나...싶다.
입으로 떠든건 많은데, 막상 뭘 제대로 아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나마 이번 연도부터 고무적인 것은 2021년만해도 이해가 안갓던 책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온 점이다.
최근에는 리액트 공식문서를 다시보고 있는데, 이게 원래 이렇게 설명이 쉬웠었나...? 그래서 약간 공부하는 재미를 붙이긴 했다.
현재 회사 CTO 님 덕분에 컴포넌트 설계하는 방법이나, 공부하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이걸 해보려고 한 순간....회사에 사정이 생겨버렸지만...

전화 외국어

2022년 중반 부터 전화영어와 전화일본어를 시작했다.
전화영어는 주 2회 밤, 전화일본어는 주 3회 이른 아침 시간으로 했다.
나는 아침형인간이 아니라, 미라클 모닝겸 전화 일본어를 아침에 배치했는데 처참하게 망했다.
전화영어는 선생님과 잘 맞는 덕분에 말하는 것에 대해선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여전히 어휘가 유치원생~초등생 수준이지만, 일단 말하고 보는 것은 체득했다.
일본어도...못일어나서 많이 못하긴 했지만 2022년 한 것중 잘한게 아니었을까 싶다.

쿠도

본래 복싱이랑 무에타이를 좀 했었는데, 2022년 들어서 도복입은 종합격투기 같은것을 하고 싶었다.
러시아 운동중 삼보랑, 중국 운동 중 산타가 그런 류인데, 도장이 참 적어서 시도하기가 어려웠다.
대도숙 쿠도라고 가라데 원형인 운동이 있는데, 얘도 관심있게 보다가 최근 도장이 생겨서 12월 즈음 시작했다. 만족도는 매우 높은데, 내가...야근...이 너무 많았...어서....2번밖에 못갔지만...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블랙벨트는 꼭 따고 싶다.

그래서 2023년?

이직준비

아직 오피셜리 이야기하진 않았는데, 내일 출근하면 이야기 하지 않을까.
채용시장이 많이 얼어서 + 내 스택도 애매함 + 공부해야할 것 산더미라 막막함도 사실 많다.
지금 회사에 사실 오래 있다가 해외로 나가는게 내 계획이었는데 인생 원래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렇게 또 느끼며..
다음 회사는 꼭 오래 다니고 싶다.
이유는 내가 진득하게 안다니니, 내 스택에 대한 깊이도 고만하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나하나 스텝을 밟아서, 깊이도 함께 채울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서 원래 목표하던 개발자 상도 함께 꿈꿀 수 있길 바래보고 있다.

개발공부?

새로운 스택보다는 지금 쓰고 있는 것에 대한 깊이를 채워가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자바스크립트도 그렇고 타입스크립트 나아가서 리액트도.
뭔가 깔짝깔짝하는건 정말 그만둬야할 타이밍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이 지난하고 재미없어도 버티는 것. 그게 내 과제인 것 같다.

인간으로서

그릇이 큰 사람이 되고싶다.
쉽게 짜증내고 화를 내기보다, 상대가 그렇게 말하는 상황을 충분히 공감하고 설득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
세상은 실력주의지만 혹 부족한 팀원이 있더라도 쉽게 탓하고 뭐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사람에 따라서 그에 맞는 가이드를 해 줄 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실력이 있어야하지만, 그게 또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을 조심할 것이다.
착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무언가 승리를 위해서라면, 아군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고 그러기 위해선 각자의 눈높이에 맞춰야한다는 것을 축구나 일을 하면서 많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부터가 완전한 사람이 아니라서, 또 실수를 저지르고 내년에도 인간관계 실패가 첫번째 타이틀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인간관계에 조금 적응했다는 말을 쓰고 있을거라 믿으며 부딪혀보려고 한다.

외국어

전화 일본어나 전화 영어를 여전히 꾸준히 하는것.
이번 일본여행 때, 지난 번 여행보다 더 안정된 일본어 실력을 느꼈는데, 다음 여행때는 더 실력이 늘어서 왔으면 좋겠다. 일본에서도 영어 쓸 일이 있었는데, 허겁지겁하지 않고 잘 대응해서 스스로 뿌듯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신경쓰려고 한다.

운동

축구나 풋살은 나에게 뗄 수 없는 것이지만, 여기서도 팀 스포츠다보니 사람과 엮이고 휩쓸리는 일이 적지 않다. 2022년 별일은 없었지만, 심정적으로는 사실 힘들었던 부분이 있어서 2023년엔 조금 더 '운동'이라는 목적에 치중하고 친목을 위한 것은 조금 더 거리를 두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쿠도를 시작한 것도 있고 :)

마무리

무언가가 두렵다는 것은 도전하고 있다는 증거

요근래 SNS에서 본 하뉴 유즈루가 했다는 말인데, 좋아하는 선수기도 하거니와 겁이 많은 나의 마음에 용기를 준 말이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도 나의 2022년 키워드 중 하나였지만(DRX 스토리가 너무..), 그럼에도 이것을 선택한 것은 항상 두려움이 많았던 이유는 나는 항상 도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그러니 두려워도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용기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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