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ss Accelerator 3기를 마치며

Woody·2026년 2월 5일

나의 본질을 바꾼 세 번째 사건

변신

"뱀이 허물을 벗지 못하면 죽는다. 낡은 생각을 벗지 못하는 정신도 마찬가지다."
— 프리드리히 니체

나라는 사람의 본질을 바꾸게 된 사건들이 인생에 여럿 있다.

첫번째 재수를 하게 되며 들어간 기숙학원에서는 정말 최선을 다해 공부해본다는 것, 공부를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배울 수 있었다

두번째 군대를 가면서 상명하복이 있는 사회생활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이 두 개의 사건이 나의 '본질'을 바꾸었던 사건이었는데,

이제 세 개가 되었다.

토스 엑셀레이터 교육은 학습과 코드에 대한 생각 자체를 바꾸게 된 계기다. 단 3주간의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곳에서 얻은 경험은 또 한 번 허물을 벗게 해주었다.


길을 알려주는 사람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 모피어스, 매트릭스

3년간 코드를 짜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 항상 마음속에 있었던 열망이 있었다. 혼자 일하고, 같이 일하고, 또 셋이 일해보다가도 다시 혼자 일하고. 나에게는 길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가장 막막했던 건 내가 개선한 이 코드가 맞는지, 이렇게 가는 방향이 맞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짜면 고급 개발자!"류의 조언들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회사의 상황과 나의 상황이 일치하지 않았고, 왜 그게 멋진 방법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따라 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내가 찾던 건 단순히 어떤 코드가 좋다는 정보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더 나은 개발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길이었다. 그 방법을 항상 찾고 있었다


체화라는 선물

"보기(See), 연습하기(Do), 피드백받기(Feedback)"
『학습의 재발견』, 스콧 영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적용해야 한다. 의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동해야 한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금은 그 길을 어렴풋이 알고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 의도적 수련, 전문가가 되는 방법.

단순히 지식으로만 들었다면 책을 읽으며 아~ 이런 방법도 있구나 했겠지만, 코스를 진행하며 얻은 경험은 그 단어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체화했다고 생각한다.

과제는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내가 이해한 대로 최대한 개선해보는 것이었다. 최선을 다해 풀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몹 프로그래밍을 통해 다 같이 내 코드로 이야기해보니, 내가 이해했다고 생각한 부분이 틀린 것도 있었고, 내가 바꾼 코드에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경우도 보였다.

최선을 다한 코드는 무엇일까? 오랜만에 내 노력의 최선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것 같다. 체화라는 건 역시 뼈를 깎는 고통 끝에 오는 꽃과 같은 선물인 것 같다.


그들도 모르는 건 비슷하다

"어떻게 알았어요?"
"그냥... 뭔가 이상했어요. 느낌으로 알았죠."

막연히 토스를 다니는 사람, 또 멋진 기업에 다니는 사람에 대한 선망이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은 무엇이 다른가. 엄청 코드를 잘 짜는 사람? 순식간에 코드를 빠르게 짜는 사람?

코스에서 같은 과제를 풀어본 영상을 올려준 적이 있다. 보니까 일반적인 접근은 비슷했다. 아, 그들도 모르는 건 비슷하구나. 다만 다른 건 트리거를 느끼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 그리고 명확한 이유를 알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아 어지러운데", "아 복잡한데"가 아니라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 "너무 얽혀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이러한 인사이트가 나도 충분히 노력하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답을 주지 않는 코치

고민 되시는 포인트, 더 나아지시기 위해 필요한 리소스가 있으시면, 혹은 그마저도 모르겠고 아 아무튼 모르겠더라도 언제든지 말씀주세요!

내가 코드를 짜는 목적이 뭘까? 내가 이 행동을 하는 이유가 뭐지? 조금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또 많이 고민하게 된 것 같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 나는 더 나아지고 있을까?

많은 질문들이 있었고, 코치님인 '종택'님은 단순히 대답해주지 않았다. 키워드와 지식을 주고 찾아보게도 하고, 내 내면에 있는 생각을 찾는 방법을 제시해주셨다.

동시에 "나를 사용해!", "뭔가 모르겠으면 물어봐!"라고 하셨다. 답을 안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게 하되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리소스로 존재해주신 거였다.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 "왜 과제가 하기 싫을까요?"
그 질문에 답을 찾다 보니, 나는 이미 2주 동안 내 목적 중 하나였던 "좋은 코드를 보고 싶다"를 이루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보는 것에 만족하고 목적을 잃었으니, 과제 또한 목적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나도 모르는 생각을 꺼내볼 수 있게 해주셨다.

단순히 코드에 대한 코칭이 아닌 인생에 대한 코칭을 해주셨다고 생각이든다.


마치며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사건들의 진정한 연관성을, 종종 그것들이 일어나는 동안이나 그 직후에는 이해하지 못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한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모르고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서는 이 교육이 나에게 삶에서 중요한 사건 중 하나였다고 느낀다.

본질을 바꿀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지나온 지금은 당연히 바뀌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회를 준 친구와 토스라는 회사, 그리고 코치님에게 감사를 드리며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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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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