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척골충돌증후군·2022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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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제왕학개론

논어를 읽으며 많이 등장했던 개념이 군자라는 개념이다. 군자의 모습이 처음에는 착하고 바른 사람, 중반쯤 읽었을 때는 많이 배운 사람, 후반으로 갈때쯤에는 덕을 쌓고 많은 이가 따르는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으로 바뀌어 갔다.

책을 다 읽었을 무렵, 이 책은 동양 제왕학의 기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플라톤의 철인 개념과 같이 이상적인 지도자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철인처럼 범인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기 보다는 높은 식견과 함께 넓은 아량을 가지고 있는 인간상을 이상향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유능한 행정가와 마음씨 좋은 리더 같은 느낌이랄까.

군주론과 비교해보면 공포를 통해 다스리는 마키아 벨리의 약간 소시오패스 같은 방식과 참 대조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효율성 면에서는 마키아 벨리가 더 좋을수도 있다고 본다. 아무래도 마키아 벨리가 통치해야하는 대상으로 삼은 범위의 지역과 사람보다 공자가 살았던 중국의 범위가 더 크고 사람도 더 많았기 때문에, 오로지 공포와 힘으로 군림하는데 한계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예전에 철학 수업을 들었을때, 플라톤 이후의 철학은 그의 주석에 불과하다는 말씀이 있었는데, 논어를 처음 읽었지만 그 동안 여기저기에서 들었던 공자에 대한 이야기가 그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해진것을 보면, 동양 철학 역시 공자 이후에는 그의 주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논어에 나온 내용은 아니지만, 군시절 부터 신독(愼獨)이라는 말을 좋아해서 좌우명으로 삼고 있었는데, 논어의 내용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 채근담에서 읽은 내용이라 찾아보니 공자의 손자가 썼다고 하니 비슷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나도 팀원을 이끄는 자리에 있게 될텐데, 그때 나는 어떤 책의 누구의 말을 얼마나 참고하며 살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되는 좋은 책이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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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것 저것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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