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적 아버지와 캐치볼을 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이 있다.
바로 공을 던질 때 힘을 빼라는 것이다.
나는 이게 무슨 말인지 늘 이해가 안갔다.
"공을 던지려면 당연히 힘을 주고 던져야 하는게 아닌가?"
"몸에 힘을 빼고 어떻게 공을 던질 수가 있는거지?"

이는 마치 입 닫고 빵 먹기 같은 느낌 아닌가
아버지와 캐치볼 했던 때보다 언젠가 생길 내 자식과 같이 캐치볼을 하게 될 날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요즘
나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이제야 이해를 했다.
공을 던질 때 더 빠르고, 정확하게 던지기 위한 욕심으로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 던지면 내가 던지고자 한 방향으로 공을 보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힘이 들어가있는 상황에서 던지다보면 공을 잘 던질 수 있는 자세가 흐뜨러지게 되며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힘이 상시 들어가있으면, 내가 정작 힘을 써야 할 때 쓸 힘이 부족하게 된다.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더 잘하기 위해서 힘을 준 것이 오히려 더 못하게 만들었다니!
이와 마찬가지로 직장에서 직장 생활을 할 때 사내에서의 인정이나 성과를 달성 하기 위해서 힘을 잔뜩 주다보면, 오히려 내가 이루고자 했던 방향과 어긋나게 되는 일들이 많았다.
내가 더 잘하기 위해서 힘을 주고 행했던 것들이 돌이켜보면, 과했거나 불필요하게 많은 리소스들을 사용하게 하였다.
요즘 나는 일을 할 때 힘을 빼고 있다.
옛 아버지의 말을 기억하며 힘을 잔뜩 빼고 공을 던지는 것처럼, 일을 하고 있다.
힘을 뺀다는 것은 일을 대충 처리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제 안다.
힘을 뺀다는 것은 일을 함에 있어서 최소한으로 해야 할 것들만 고민 하고 실행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 공을 던질 때도 공을 던지기 전부터 공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버릴까봐 걱정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되었다.
일도 신입 시절에는 일이 혹시나 잘못 될까봐 걱정을 하며, 하지 않아도 될 사전 업무들을 하거나 과하게 업무를 쳐내느라 잘못된 방향으로 업무를 향하게 하였고, 나를 힘들게 하였다.
이제는 업무가 들어오게 되면 업무를 처리 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소통 및 행동들을 하고자 하고, 사전에 업무 결과와 평가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공이 아버지 글러브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것 처럼, 내가 향하고자 했던 업무의 방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나의 힘을 아낄 수 있었다.
그래도 가끔씩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갈 때가 있긴하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가 예전에 나에게 해주셨던 이야기를 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 듯 이야기를 한다.
힘 좀 빼자. 힘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