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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면접관 후기
이영규
·
2023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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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반성
내게 주어진 과분한 권한에 휘둘리지는 않았는지 반성
면접 때 본 모습은 그 사람의 굉장히 단편적인 모습일 뿐
우리 회사에 적합한 사람(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 사람)을 뽑는 거지, 더 뛰어난 사람을 뽑는 게 아니다.
현재 우리 회사에 필요한 사람이 누구일까
중간에 피곤해서(대규모 채용 너무나도 강행군..) 한 번 불합격 판단이 서고 나면 집중을 못하는 순간들이 있었는데, 후회됨
서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자, 예비 고객이자, 미래의 동료일 수도 있음
내 삶의 목표(이 세상에 긍정적 기여 하는 것)를 생각한다면 더 의식했어야 함
면접 과정이 탈락한 면접자에게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수 있도록
면접 진행
이번 채용은 경력보다는 과제 위주로 면접이 진행되었음
그 결과 질문의 영역이 한정됨(단점이자 장점)
경력을 물어봐서는 대부분의 경우 솔직히 잘 느낌이 안 옴..
내가 경력을 듣고 그 사람의 실력을 판단할만한 수준이 아직 안 되는 듯
과제가 평가하기가 수월하다.
단, 과제 구성과 평가 기준 수립을 신중하게 해야할 거 같다.
특정 부분의 역량만 집중적으로 보게되기 때문
이번 과제도 개선의 여지가 많음(시간 날 때 틈틈이 개선해보자!)
평가 기준
지식을 물어보는 질문과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이 있음
연차에 따라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지식은 있어야 한다.(타임아웃, jpa, 스프링 등)
최소한의 지식이 확인되었다면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이 궁금함
모든 걸 다 알고 있을 필요는 없음
다만 모르는 것도 대화하면서 어느정도 감을 잡는 느낌이 있어야 함
커넥션타임아웃이 뭔지는 모르지만 대충 이런 것 같으니 이런 걸 고려해야할 거 같아
상황이 이렇게 바뀌면 이런 걸 더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최소한의 지식에 대한 기준은 사람 마다, 팀 마다 다르고, 이번 면접 조는 팀이 섞여서 편성되었기에 조마다도 굉장히 달랐음
면접은 운이다? 틀린 말은 아닌데 조금 느낌이 다름
면접관이 나랑 잘 맞는가 = 나랑 잘 맞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 회사인가 = 확률의 문제
결국 나와 잘 맞는 회사가 있음
좋은 질문
뛰어난 시니어 분들은 면접 질문도 굉장히 우아하고 수준 높음
반대로 질문의 수준을 보면 역량을 가늠할 수 있음
면접자에게는 면접 보는 회사를 역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음
우아한 질문은 단순히 지식을 물어보는 게 아니라 질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생각하는 과정, 일하는 과정을 모두 물어봄
지식을 몰라도 힌트나 상황을 던져주며 질문
애매한 답변(상황에 따라 다르다)이 나오면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함
따라해보려고 했지만 실제 경험이나 깊이가 없는 나로서는 의미있는 상황을 제시하거나 그에 맞는 적절한 답변을 모르기 때문에 어려웠음
좋은 답변
일하는 과정에 대한 첨언
실력이나 기술적 깊이를 떠나서, 일하는 과정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 가장 긍정적인 인상이 남는 듯
이 사람이 입사 후 어떻게 일할지가 상상되기 때문
단, 이건 서비스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야 유리함ㅠ
서비스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
기획을 받으면 그 기획에 대해 요구사항을 조정하고 때로는 비즈니스적 중요도에 따라 일부 요구사항을 제외하는 등, 업무 요건을 정의한 뒤 업무를 진행하는..
결국 기술은 비즈니스를 위한 도구일 뿐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기술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음
이런 문제 인식이 드러나는 사람은 무조건 좋은 평가를 받음
대규모 채용 VS 수시 채용
공통 채용이다보니 우리 팀에 온다고 생각할 때보다 더 러프하게 뽑을 수 있었음
예를 들면, 우리 팀에는 당장 1인분 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괜찮은 주니어가 있으면 일단 뽑음
이것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듯
막상 뽑혔는데 아무 팀에서도 안 데려가거나
어떻게 팀을 배정 받더라도 입사 후 역할이 붕 뜰 수 있음
당장 필요하지 않은 인력이 충원되었기 때문
판단 시점
처음에는 판단하기 어려웠는데 계속 진행하다보니 나름대로 판단 기준이 생기고, 그 결과 판단이 빨라짐
코드만 봤는데 이미 면접을 안 보고 싶거나(코드가 너무 아쉬운 수준) 큰 기대를 하게 되기도 하고(뛰어난 코드)
10분~15분 정도 진행하면 이미 마음 속에서 어느정도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았음
합격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경우 이후의 질문들도 의미가 있었지만
예비 동료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
혹은 면접자의 답변으로부터 배우는 시간
탈락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경우 이후의 시간이 무의미하거 느껴지기도 했음
피곤하면 이 때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짐
물론 끝까지 판단이 안 돼서 계속 더 물어보고 끝까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었음
혹은 추가 질답 도중 최초의 판단이 뒤집어 지는 경우도 있었음
하지만 대부분 빠르게 판단이 되고, 그 판단이 잘 번복되지 않음
다른 시니어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역전 답변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함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좋은 답변 하나로 역전되는 경우
나는 이번에 경험해보지 못 했음
과제가 있는 경우 과제 퀄리티를 의식해야하는 이유
안 좋은 출발점에서는 좋은 도착점으로 가기 어려움 > 안좋은 출발점을 수습하는 대답이 나오기 시작하면 계속 공격당하기 쉬움
과제가 좋아야 좋은 출발점의 질문이 나옴
과제를 수행할 때 의식해야하는 부분
결국 과제 평가는 코드리뷰와 유사한 부분이 있음
본인이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어떤 고민을 통해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설명해야함
코드가 안 좋으면 디펜스가 어려움(사실상 불가능)
따라서
과제를 진행할 때는 이게 과제라고 의식하지 말고 실제 업무라고 의식해야 함
그래야 평가자 입장에서도 면접자의 업무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음
예를 들면 과제라는 인식에서 안 써본 과도하고 화려한 기술을 활용하거나 하는 건 감점 요인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그 수준에 맞는 기술을 활용해야 함
하지만 과제기 때문에 의식해야 하는 부분도 있음
바로 확장성과 유연성
결국 간단한 과제를 통해 대규모 서비스를 개발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
간단한 과제더라도 대규모 서비스라고 생각하고(혹은 대규모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과제를 진행해야 함
예를 들면 단일 인스턴스가 아니라 스케일 아웃 될 거라는 걸 전제해야 함
즉,
과제라고 생각해서 불필요한 기술을 활용하거나 화려한 코드를 작성할 필요는 없지만, 간단한 과제가 아니라 대규모 서비스의 기능을 개발한다는 의식은 필요함
의도와 목적
비슷한 맥락으로 과제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점 중 하나가 이 사람이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개발하는지
좀 이상하게 작성된 코드가 있더라도 목적과 의도가 확실하다면 나쁘게 보지 않음
심지어 그 내용이 틀렸더라도 이해할 수 있음(모르는 건 지식의 영역)
하지만 그냥 써봤다, 원래 이렇게 해왔다, 별 생각 없이 작성했다 이런 답변은 최악
항상 내가 하는 일의 목적이 무엇이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지 고민하는 게 개발자의 업무임
코드 한 줄에도 의미가 있어야 함
이걸 다르게 표현하면, 불필요한 코드가 없어야 함
컬쳐핏
컬쳐 질문 중 핵심은 협업과 학습 및 성장인 거 같음
협업은 개인적으로 코드리뷰(pr,mr) 과정에 대한 고민이 가장 와닿는 답변이었음
결국 협업을 진행하려면 코드리뷰, 혹은 적어도 업무 리뷰는 필수적으로 필요함
학습 및 성장은 이 사람이 평소 뭘 어떻게 공부하고 있는지, 얼머나 성장할지를 보게 됨
책을 읽고 있다거나, 읽었다고 해놓고, 내용을 답변하지 못하면 신뢰가 안 감
혹은 말로는 내용을 아는데, 관련 내용이 과제에서 엉망이었거나
주니어일 수록 컬쳐 부분이 중요함
다 떠나서 에너지 있고 밝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긍정적 인상이 남음
같이 일하고 싶냐 아니냐
단, 뭐든 과하면 안 좋음
이 부분은 근데 회사마다 원하는 상이 달라서 단정하기 어려움
말 그대로 컬쳐 핏임 정답이 없고 이것 때문에 떨어지는 경우는 나쁜 게 아님
컬쳐가 안 맞으면 오히려 입사하고 더 힘들 수도 있음
우리 회사는 인싸들이 많고 인싸들을 좋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음
업무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다양한 업무 분야의)과 커뮤니케이션하고 협업해야 하기 때문
결국 컬쳐 부분은 정성적인 평가고 개인적인 감정이 개입됨
번외) 면접과 연봉 계약
연봉계약과 면접 결과는 별도이다
결국 원래 내가 받던 연봉 + 협상을 얼마나 잘 하냐에 의해 결정됨
이 사람의 평가 결과는 연봉 협상에 참고가 될 뿐 절대적 영향을 주지 않음
왜냐면 평가한 사람들은 이 사람의 연봉을 알 수 없고(알면 안 되고) 연봉 협상 과정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기 때문
더 작은 회사거나 대표가(혹은 연봉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면접에 참여하는 경우는 얘기가 좀 다를지도
어쨌든 연봉협상은 쫄 필요 없음
정상적인 회사라면 이 사람이 협상을 얼마나 어떻게 했는지 실무자들은 모름
이영규
더 빠르게 더 많이 성장하고 싶은 개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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