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교류 학점인정을 위해 한국 대학에 제출한 수기를 그대로 옮겨 적어둡니다.
알려주고 싶은 내용은 많은데 양식을 최대한 준수하려고 노력해서, 다소 난해한 순서로 적혀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있으면 다시 정렬해두겠습니다.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서류 다 준비하고 학과장님, 학장님 서명 받아서 대외협력과에 제출합니다.
한 달 쯤 지나서 기이수과목으로 조회됐습니다.
학점인정 신청서에 국문명 쓴대로 진짜 등록되어버립니다. 진짜 이렇게 성적표에 박힐 줄 몰랐는데.. 이름이 멋이없다고 툴툴댔습니다.

학부 1년을 다니고 4년의 긴 학업공백을 가졌습니다. 이후 재입학하면서 학생만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교환학생이었습니다. 아마 학교를 휴학없이 쭉 다녔다면 교환학생을 고려하지 않았을텐데, 떠나있다가 돌아오니 해보면 좋을 일이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또, 어떤 직군이든 해당하겠지만 제 경우는 특히 개발자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할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습니다.
컴퓨터 계열을 공부하는 학생의 상당수는 42서울을 들어보았을텐데, 좀 복잡하지만 족보를 타고 가면 EPITA, 그리고 같은 교육그룹(한국으로 치면 재단)내의 EPITECH에서 시작한 기관입니다. 특히 La piscine(라 피신)이라는 프로그램은 EPITA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학교이기에 머나먼 땅, 한국의 개발자 양성교육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별 것 아닌 이 호기심이 EPITA라는 특정 학교에 대한 실제 지원동기였고, 이후 상대교 지원시 작성한 SOP와 비자(캠퍼스프랑스)면접에서도 그대로 말했습니다. 또 EPITA가 프랑스 IT학교중에서는 상당히 좋은 학교라는 점이 작은 지원동기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고백하자면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해외에 가야겠다거나 프랑스 파리에 가야겠다는 비장한 생각을 하고 교환학생을 지원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한국 밖으로 나가보면 재미있겠다 싶었던 것 뿐인데, 어쩌다 보니 물흐르듯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EPITA에 지원을 했고, 비자를 받았고, 프랑스 입국 도장을 받았고, 어눌한 불어로 바게뜨를 사먹고 있었고, 결국에는 프랑스가 허락한 시간을 다 써버렸습니다. 이방인에게 한없이 친절하게 프랑스를 가르친 그곳의 사람들을 벌써 그리워합니다. 제 1년 6개월의 시간은 실로 ‘어쩌다 보니' 였습니다.
블로그에 프랑스에 입국하기까지의 모든 내용을 정리해두었습니다. 상대교 지원, 비자 발급 과정, 병원이용법, 대중교통 이용법 등을 포함합니다. 이 파견수기에는 블로그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아직 작성하지 못한 내용을 정리해 적어두었습니다.
https://velog.io/@yiwonjin/series/교환학생
: 세종대에서 EPITA쪽으로 노미네이션을 한 뒤 상대교 모빌리티 담당자가 지원포털 링크를 보내주었습니다. 저는 4월 중순쯤이었습니다 (파견 직전학기 시작 후 한 달 반 경과). 그동안 수강한 과목 개요, SOP, 어학성적(또는 레터) 등 상대교에서 요청하는 서류를 모두 업로드하고 기다리면 됩니다.
지원 사실을 잊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면 입학허가서를 보내줍니다. 이 입학허가서는 비자발급에 사용되는 중요한 문서입니다. 받는 즉시 세종대 교환학생 담당자분께 보내드리고 캠퍼스프랑스로 송부하기를 요청하셔야 합니다. (교환학생의 경우 학교와 지원자 본인, 두 쪽에서 모두 캠퍼스프랑스로 입학허가서를 보내야 절차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캠퍼스프랑스 절차를 시작하셔야 합니다.
담당직원으로 누구를 만나냐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프랑스 교환학생 비자는 크게 두 단계로 나뉩니다.
캠퍼스프랑스 : EPITA에 지원할 때 했던 일을 프랑스 정부를 대상으로 한 번 더 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서류 제출과 면접을 진행합니다. 면접이라고는 하는데 저는 웃으면서 하는 화기애애한 단체상담에 가까웠습니다. 캠퍼스프랑스 절차는 ‘비자 사전 면접'이라고도 불립니다.
비자과 면접 : 캠퍼스프랑스를 통해 프랑스 정부가 나에 대한 평가(학업 의지, 외국어 능력 등)를 끝냈다면, 비자과 면접은 실제로 비자를 발급받고 세부 내용 및 기간을 결정하기 위한 행정적인 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은 거창하지만 은행 창구같은 곳에 서서 서류 제출하고 몇 가지 확인 질/답을 거치는게 전부입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요구하는 서류를 반드시 잘 챙기셔야 합니다.
또 중요한 것이, 캠퍼스프랑스 교환학생 면접은 대사관쪽에서 예약을 잡아주지만 비자과 면접은 그렇지 않습니다. 치열한 티켓팅을 통해 면접 자리(슬롯)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아마 남아있는 자리가 없을텐데, 남이 버리는 예약 슬롯(취소표 라고 표현합니다)을 빠르게 낚아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밤낮없이 긴 시간동안 컴퓨터만 붙잡고 있어야 합니다. 예약은 캠퍼스프랑스 면접이 끝난 다음부터 잡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상대교 입학허가서가 나왔다면 그 즉시 캠퍼스프랑스 절차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랬음에도 한참동안 취소표를 잡지 못했고 비행기도 수수료를 내고 미뤘습니다. 이 면접 하나 때문에 파견갈 수 없을까봐 한참 괴로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왕복으로 사면 저렴합니다. 빨리 살 수록 저렴합니다. 저는 늦게 사서 직항 210만원에 샀습니다. 하지만 표를 산다고 해서 비행날짜 전에 비자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비자과에서는 비자가 나오기 전에 비행기 표를 사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하지만 그러면 항공권 가격은 더 비싸질테고 원하는 비행기가 남아있으리란 보장도 없으니, 변경수수료를 낼 각오로 적당한 날짜로 항공권을 먼저 구매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비자과 면접 때 비행기 날짜를 물어봅니다. 되도록 그 날짜 전에 비자를 보내줍니다. 물론 면접관은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저는 출발 나흘 전에 받았습니다(영업일 하루 남은 시점). 택배를 받지 못하면 여권도 없으니 출국할 수 없습니다.
또, 제 여권 발송이 누락된 것 같아서 메일을 보냈는데 답변은 없었지만 그 당일 날 택배가 조회되기 시작했습니다. 같이 면접본 사람들은 여권을 돌려받았는데 본인의 택배만 감감무소식이면 연락을 취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가입금액 이상으로 보험금 수령했습니다.
CAF주택보조금(APL)받으려면 필요합니다. 병원/약국 가면 70% 환급해줍니다. 없어도 병원은 갈 수 있고, 유학생 보험으로 전액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비 못 낼 정도로 비싸지 않습니다. 보험 없이도 25유로면 섹터1의사에게 진료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이라고 막대하지 않습니다. Doctolib.fr 에서 예약을 잡고 일반의를 보면 됩니다. 이가 아프면 치과전문의에게 바로 갈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일은 의사가 알려줍니다. 조금이라도 아프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비자절차를 밟고 있으면 상대교 모빌리티 담당자가 Learning Agreement를 작성하라는 메일을 보내주십니다. 듣고 싶은 과목을 적고 세종대 교환학생 담당자분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 됩니다. 하지만 후술하겠지만 저는 과목을 선택할 수 없었고 개설된 모든 과목을 들어야 했습니다. 듣기로 한 과목들이 영어로 준비되지 않아 대체되기도 했습니다.
없습니다. 파리 학교들이 대부분 그렇습니다. 사설/국립 기숙사가 있지만 학기 전에 닥쳐서는 구하기 어렵습니다. 학교가 파리 애그로텍 기숙사를 연계해주기는 하는데 자리가 한정되어있고, 제공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학교 바로앞에 ARPEJ라는 대학의 기숙사, 그리고 국립기숙사가 있기는 합니다. 친구가 다른 원룸에 살다가 ARPEJ로 들어갔습니다. 오래 기다려야하는 듯 싶습니다.
방 구하기(1) : 한국관
가장 좋은 것은 Cite universite(파리국제대학촌) 한국관에 입사하는 것인데, 상대교가 입학허가서를 보내주고 비자가 나오는 일정을 고려하면 정규모집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추가지원을 노려보시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한국관이 아니라 cite사이트에 직접 지원서를 냈고, 한참지나서 한국관에서 추가지원 안내 메일이 왔습니다. 일단 지원 한다면, 어쩌면, 입사가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과거에 빈 방이 없으면서 추가지원을 받았다는 소문을 커뮤니티에서 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과가 불확실한 한국관에는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방 구하기(2) : Studapart
cite 한국관 등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했다면 이제부터 험난한 길을 떠나야 합니다. EPITA에 돈을 내면 택시부터 방 구하기 까지 도움을 주는 서비스가 있었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남아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studapart를 사용했습니다. EPITA에서는 학생들이 방을 구할 수 있도록 studapart라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한국의 다방, 직방같은 서비스인데 단순 매물게시 플랫폼의 역할을 넘어 부동산중개사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예약금 수납과 커뮤니케이션 기능, (집주인과 합의가 된 경우)알리안츠 연계 집보험과 보증인 서비스까지 제공합니다. 때로는 화상회의로 교육도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여전히 집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집주인은 문의에 답장을 하지 않습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답을 기다리지 마시고 여러 집주인에게 동시에 연락하는 것이 상대에게는 미안하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좋은 방법입니다.
방 구하기(3) : 플랫폼도, 집주인도 믿지 마세요
학교와 파트너십을 맺은 플랫폼이라고 해서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 정부기관인 CAF에서 주는 주택보조금(APL수당 이라고 하는데,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기관이름을 따서 그냥 CAF라고 주로 불립니다.)을 받을 수 없는 매물도 버젓이 올라와있습니다. 저는 비자가 출국 나흘 전에 나왔으니 어디든 급하게 예약금을 걸고 처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는 주택보조금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세를 주기에 적합하지 않은 건물일 수도 있고, 여기에 돈을 내고 산다는 것은 탈세 등 범죄를 공모하는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 나와 연락하는 사람이 서류상의 집주인에 불과해 실질적 집주인은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습니다. 거주증빙이나 영수증을 발급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은행 계좌이체로 월세를 납부하기를 거부하고 현금을 강요할 수 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알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집주인이 방을 바꿔놓았을 수 있습니다. 적법한 서류발급이나 간단한 편지, 문자메시지 작성을 요구하다가 종국에는 새벽에 방에서 쫓겨나 집을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어학연수로 반 년을 프랑스에 더 체류할 예정이었는데, 거주증명이 발목을 잡아 귀국했습니다. 물론 해결할 방법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상당히 복잡했고 고민 끝에 귀국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런 마음아픈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studapart를 완전 신뢰 하지 마시고, 가급적 주택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고 기재된 매물에만 컨택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보조금이 나온다고 해서 문제가 없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가 생긴다면 현지에서 주저없이 집을 바꾸시기를 권합니다. 저는 학교생활로 바쁘고 귀찮다는 이유로 새로운 집을 구하지 않았고 결국에는 그 선택이 문제였습니다.
저에게 거짓말을 한 집주인이 명백히 잘못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 순간 순간의 선택이 문제가 되어버렸습니다. 계약을 하려면 그에 앞서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현지 사정과 매물을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저도 한국에서는 누구나처럼 자연스럽게 잘 해내던 일입니다. 하지만 프랑스에 막 도착하니 순식간에 어설픈 사람이 됐습니다. 지금의 저라면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을텐데, 그 당시의 저는 처음으로 타국에 나가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입니다. 집을 보지도 못한채 한국에서 계약을 하고, 외국에 홀로 나가 불어도 영어도 아닌 중국어를 갑작스레 마주하는 것은 참으로 위태로운 상황이기는 했습니다. 이제 파견되실 분은 저처럼 어설픈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방 구하기(4) : 그 외의 방법. studapart의 장점.
studapart외의 방법으로 방을 구하려면 가장 편한 길은 프랑스존, 프잘사를 통한 컨택입니다. 다른 방법으로 현지의 중개플랫폼을 살펴보거나 부동산에 직접 가는 것 정도가 있습니다만, 직접 구하려면 여러 입주희망자가 면접보듯 경쟁해야하는 경우가 빈번히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는 여러 방법을 비교했을 때 studapart가 가장 간단하다고 판단했었습니다.
특히 문제가 있을 때 studapart가 개입이 가능한 상황이면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데, 어쩌면 이 점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거주증명이 안 돼서 집보험해지를 위한 서류를 받을 수 없을 때 studapart가 직접 집주인과 연락했습니다. 그리고 집주인이 저에게 메일을 보낸다는 약속을 받아줬습니다. 물론 저를 내쫓기까지 한 집주인이 이를 이행할리가 없었고, studapart에서 직권으로 집보험을 해지했습니다. 어쩌면 마땅한 서비스를 받은 것이기도 하지만,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상담직원이 수시로 상황을 묻는 메시지를 보내오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주로 파리 아래쪽으로 집을 구합니다. 이 쪽은 발드마른이라는 지역이고, 우편번호가 94로 시작해서 94지역이라고 불립니다. 94지역은 navigo imaginer R 비용을 50%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 안에 여러 코뮌(각각 ‘시청'이 있는 행정구역인데, 한국으로 치면 ‘구'에 가까워보입니다.)이 있습니다.
Le Kremlin-Bicêtre : 학교가 있는 지역입니다.
Ivry-sur-seine : 학교 바로 오른쪽입니다. 조용한 주거지입니다.
Villejuif : 학교와 vitry-sur-seine의 중간에 있습니다. 대로쪽에 살면 교통편이 상당히 좋습니다.
Vitry-sur-seine : ivry-sur-seine 아래쪽, Villejuif 오른/아래쪽입니다. 제가 살았던 지역입니다. 학교 사람들한테 말하면 잘 모릅니다. 서울 구석에 존재감 없는 동 이름을 말하는 것과 비슷한가 봅니다. 7호선 Louis aragon 아래로 가면 높은 확률로 교통편이 처참합니다. 동네를 잘못 고르면 집 근처로 버스 한 대가 다닐텐데, vitry밖으로 나갈 수 있는 교통편으로 갈아탈 수 있는 곳까지 사람들을 실어나릅니다(T9 비트히 시청, T7 물랑베흐, 7호선 루이아하공 등). 즉, 환승 1번이 거주기간 내내 매일 두 번 추가됩니다. 피곤합니다.
언덕위쪽(서쪽)은 완전히 주거지역이고 학교가 많아서 밤에 다녀도 안전합니다. 아이들이 책가방매고 소리지르면서 뛰어다닙니다. 위험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언덕 아래쪽(동쪽), 특히 시청 남부는 위험해보입니다. 한국에서 예습해갔던 프랑스 욕을 여기서 처음 들었습니다. 시청 남쪽의 마트 Auchan 근처에 노숙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통의 노숙자는 지하철이나 트램역, 번화가에서 조용히 지내는데 반해 여기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불필요한 시비를 우려해 밤에는 시청 남부로 다니지 않았습니다. Vitry-sur-seine로 간다면 가급적 서쪽(빌쥐프에 가까운 쪽)으로 가시면 좋겠습니다. 릴라 주립공원 북쪽의 Av. du Colonel Fabien쯤부터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Vitry-sur-seine의 시청쪽에는 여러 문화시설이 몰려있습니다. 상당히 규모있는 현대미술관도 있고, 극장이나 영화관도 있습니다. 그리고 T9가 바로 있어서 학교나 파리 접근성이 우수합니다. 제가 비트히에 방을 다시 구한다면 시청 북쪽으로 구하겠습니다.
그 밖에 셰빌레, 까셩 등이 있습니다. 크헤테유는 너무 먼 지역이니 지하철 뚫리기 전에는 다시 한 번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비자가 나왔다고 해서 90일이상 체류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 입국 후 OFII라는 기관을 통해 비자를 유효화해야 실제로 비자만료기간까지 거주할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이 절차는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OFII라고 부릅니다).
원래는 직접 기관에 방문해서 신체검사도 받고 서류도 쓰는 과정을 거치거나, 우표를 담배가게에서 사는 수고로움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 양식작성부터 수수료결제까지 모두 할 수 있습니다. 교환학생에게 나오는 비자는 간단한 내용입력만 거치면 끝납니다. (어디 사는지, 국적은 어디인지 등)
저는 1월 말에 마지막 시험을 봤습니다. 그리고 불합격한 과목에 대해서는 학기 종료 후 재시험 기회가 주어지는데, 이 시점이 굉장히 늦습니다. 제가 프랑스를 떠나기 전 날(2월 18일) 재시험 안내 메일이 왔고, 출국날 부터 재시험 일정이 잡혀있었습니다. 결국 못 보고 왔습니다.
한이 맺혀서 적습니다. 만약 샤워타올을 쓰고 계셨다면, 프랑스 가실 때 한 장 사가시면 좋겠습니다. 현지 마트에서 구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마트는 비누, 샴푸는 팔면서 샤워타월은 팔지 않습니다. 아무리 큰 마트라도 샤워볼만 팔고 있습니다. 제가 햄버거 주문 다음으로 배운 프랑스어가 ‘샤워타올 있나요?’ 입니다. 며칠간 4개 코뮌(한국의 ‘구’와 비슷한 규모의 행정구역)의 모든 마트와 쇼핑센터를 헤집고 잘못된 제품을 사며 돈낭비를 반복했습니다. 그러다가 학교 앞 다이소(GIFI)같은 곳에서 거의 근접한 두꺼운 샤워타올을 찾았는데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7호선 tolbiac역의 한인마트 ACE마트에서 한국식 샤워타올을 팔고있었습니다.
프랑스는 필요없습니다. 한국 전자제품 코드 그대로 프랑스에서 쓸 수 있습니다.
프랑스 밖의 국가의 경우, 대부분의 나라에서 220V코드도 꽂을 수 있는 겸용 콘센트를 제공합니다.
꼭 유창한 수준까지 준비하고 출국할 필요는 없습니다. 여행자 수준의 최소한의 표현을 미리 공부하고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말을 할 수 있는 만큼 프랑스를 더욱 잘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왕초보 강의 하나만 보고 인사말과 기초적인 동사변화, 문장구조만 보고 갔습니다. 나머지는 현지에서 정체모를 불어로 두들겨맞고 따라하며 배웠습니다. 10월쯤 되어서 친구의 추천으로 애플리케이션 Duolingo를 깔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잘 못하더라도 가서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공부할 의지가 없으면 프랑스에 산다고 해도 불어가 늘지 않습니다. 제 집주인들은 프랑스에 오래 거주한 중국인이었는데 중국어만 할 줄 아셨습니다.
여행자로서 프랑스에 가면 다들 영어로 호의를 베풀어주지만, 이 호의를 더 깊은 관계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불어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불어로 할 수 있는 말이면 엉망인 문장구조에 어눌한 발음이라도 불어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상당히 친절하게 대응해줬습니다. 일례로 빵집에 가서 발음을 이상하게 했다가 빵 이름 발음법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불어 관련 영상을 찾아보면 재미있게 엣지케이스를 배울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프랑스인의 영상, 프랑스어가 어려운 이유를 영어로 설명하는 영상, 프랑스인을 대상으로 여행명소나 이벤트를 소개하는 영상. 프랑스 밈을 소개하는 영상 등이 많습니다. 프랑스인 친구들을 인스타그램에 팔로우하면 의도치않게 알고리즘에 이런 영상들이 걸리게 되어있습니다. 나오면 넘기지 말고 재미있게 봐주면 좋습니다.
불어공부에 대해 이것 저것 이야기 했지만, 사실 저는 불어를 잘 못합니다. 전문 학원과 같이 불어 자체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면 빠르게 늘기 어렵습니다.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어를 좋아합니다. 흥미로운 언어입니다. 그래서 교환학생 기간에 불어라는 매력적인 요소를 어떻게 집어넣을 수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영어와 같은 라틴계열의 언어라서 단어의 뜻을 유추하기 쉽기도 하고, 스페인/이탈리아어와는 몇 글자만 다를 뿐 완전히 동일한 표현들도 많습니다. 특히 새로운 단어를 만들기 보다는 기존 단어를 조합해서 만든 말이 많습니다. 모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현지에서 기초불어를 배우고 온 세상을 내 연습대상으로 삼는 재미난 경험을 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참고로 파리 현지에서 델프 시험은 Alliances Françaises 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여름 : 덥습니다. 태양빛이 강합니다. 30도 전후입니다. 단위면적당 쬐는 햇빛의 양이 차원이 다릅니다. 맨살에 쬐이면 아픕니다. 에어컨은 대체로 없습니다. 다행히 건조한 기후여서 그늘로 가면 서늘합니다. 학기 초 여름의 강의실은 정말 더웠습니다. 0층의 Amphi0 강의실이 특히 지옥입니다. 찌는 더위를 모른 척 하듯이 하늘은 마냥 예쁩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기도 하고, 예쁜 구름이 수놓아지기도 합니다. 높은 건물이 별로 없어 하늘이 잘 보입니다.
겨울 : 코트입으면 괜찮은 정도의 적당한 날씨입니다. 영국처럼 우울한 날씨가 이어집니다. 작은 강수량의 비가 자주 오는데 후드티 모자 덮어쓰고 다닙니다. 우산은 비가 많이올 때 씁니다. 크리스마스 전후로 잠깐 추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눈은 잘 안온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몇 번 왔습니다. 약간 쌓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장난수준입니다.
많아서 좋습니다.
(다양한 나라의 음식) 프랑스가 미식의 나라라는 말은 프랑스 요리가 적정한 가격대에 매우 뛰어나다기 보다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붙었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앞에 위구르 음식점, 레바논 음식점, 베트남 음식점, 한식당, 일식당, 중식당, 아프리카 음식점, 태국 음식점, 피자집, 치킨집 등이 있습니다.
(케밥) 케밥집이 많습니다. 정말 많습니다. 케밥을 자주 드시게 될 것입니다. 한 걸음 걸어갈 때 마다 케밥집이 360도 방향에서 계속 나타납니다. 메뉴판에 kebab이 없다면 sandwich grec을 시키면 상상하는 그 케밥이 나옵니다. 뭔가 프랑스어로 길게 물어본다면 빼고싶은 재료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짧게 물어본다면 빵 종류(두꺼운빵, 토르티야)를 물어보거나 먹고가는지/포장하는지를 물어보는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감자튀김 소스로 알제리안과 사무라이를 고르면 좋습니다. 학교 앞에 새로 리뉴얼 오픈한 La Bekaa food에 슬프게도 손님이 별로 없어서 감자튀김이 갓 튀겨 나와서 좋습니다. 학생들이 많이 가는 곳은 학교 바로앞 le constant입니다. 길게 적는 이유는 도시락을 싸지 않거나 Lidl에서 냉장식품을 사먹는게 아니면 케밥이 주식이 되는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음식) 학교 건너편의 파리 지역은 차이나타운입니다. 트램 9호선을 따라서는 크고작은 아시안마트가 널려있습니다. 학교 바로 앞에도 한식당이 있습니다. 파리 시내에는 짜장면을 파는 곳도 있습니다. 한국음식과 식재료는 합리적인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동양인 별로 없는 제 거주지에서도 불닭볶음면과 김치는 팔았습니다. 그래서 다행히도 한국음식이 그리워 괴로울 일은 없습니다.
(빵) 싸고 맛있습니다. 아무 빵집이나 들어가도 됩니다. 엄청난 크기의 맛있는 바게트가 1유로 전후입니다.
외식물가는 비쌉니다. 패스트푸드를 제한 대부분의 식당은 한 끼에 2만원 이상 써야합니다.
외식의 경우 학생전용 메뉴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확인하시면 싸게 먹을 수 있습니다.
마트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합니다. 삼겹살 한 근이 한화 만원입니다. 파스타도 저렴합니다. 과일주스도 PB상품은 1리터에 1500원입니다. 다만 일회용품은 한국보다 월등히 비쌉니다. 휴지는 분홍색 휴지가 저렴합니다. 빵(모든 Bread류)은 빵집(boulangerie)보다 마트가 많이 저렴합니다(맛은 별로입니다). 경험상 가장 저렴한 마트 브랜드는 Lidl, Action입니다.
학교에 도서관 열람실에 해당하는 곳이 없습니다. 아무 강의실에 들어가서 공부하거나, 국제과정 공간을 뺏어쓰거나, 주간에 개방되는 에피텍 프로젝트 공간을 뺏어 써야합니다. 그러다가 학교의 공간이 질리면 도서관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국립 도서관(BnF), 퐁피두 도서관(bpi), 마자린 도서관 등이 있습니다.
참고로 불어로 Librairie는 서점입니다. Bibliothèque가 도서관입니다.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을 일드프랑스(IDF)라고 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경기도 입니다. 파리로부터 얼마나 멀어지냐에 따라 1존부터 5존까지 구분합니다. 파리는 1존, 학교는 2존입니다. 정기권을 1-5존으로 끊으면 아무런 고민없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지하철도 기차(RER)도 버스도 트램도, 심지어 몽마르뜨 케이블카도 무제한으로 탈 수 있습니다. 그 정기권을 학생에게는 매우 저렴하게 제공하는데, 특별한 그 카드의 이름이 이마지네R입니다.
교통권은 고민하지 말고 IDF모빌리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이마지네R을 신청하면 됩니다.
IDF 시스템자체가 불안정해서 오류가 뜰 수 있지만, 그래도 극복하고 이마지네R을 신청하면 됩니다.
오류가 두 번 떴다면 그래도 다시 이마지네R을 얻기 위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 옳은 선택입니다.
오류가 세 번 떴다면 그래도 다시 이마지네R을 얻기 위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 옳은 선택입니다.
제 경우는 첫 시도에 결제만 되고 트랜잭션 완료가 제대로 안됐었습니다. 환불을 기다리고 다시 신청하는 기간을 고려했을 때 이마지네R과 일반 월이용권 카드(나비고 데쿠베흐트)가 비슷한 가격이라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일반 카드를 사용했는데, 알고보니 94지역에 살면 이마지네R 가격의 절반을 환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불필요한 지출을 했습니다. 매 달 충전하는 것도 일입니다. 마지막 달에는 일회용 티켓을 사서 다니는 귀찮은 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근처에 Bercy 버스터미널과 Gare de Lyon이 있습니다.
샤를드골CDG 공항보다 가까운 오를리Orly 공항이 남쪽에 있습니다.
Omio를 깔아 교통편을 통합 조회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지는 말고 조회만 하는게 좋습니다. 수수료도 붙고 기본적으로 가격이 비싸게 나옵니다.
프랑스 기차는 SNCF Connect를 설치해서 예매합니다. 그 유명한 TGV Max는 앱이 아닌 홈페이지에서 살 수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운영하는 도시간 버스는 TER버스가 있습니다. SNCF Connect에서도 예매할 수 있고, ter홈페이지에서도 가능합니다.
기타 사설 버스로 Flix bus, blabla bus 등이 있습니다.
구글지도를 쓰면 됩니다.
citymapper를 사용하셔야 합니다. 실시간 도착정보를 알려주고 파업과 공사까지 고려해서 길을 찾아줍니다. 구글지도로 길 찾기는 별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저는 겪은 적 없습니다. 프랑스는 여러 인종이 뒤섞여있는 나라입니다. 인종차별처럼 느낀다면 내가 명백하게 잘못한 상황이거나, 프랑스의 당연한 문화를 오해한 것일 확률이 높습니다. 현지인들은 우리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문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더라도 이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잘 가르쳐줍니다. 특히 일드프랑스라는 특성상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충분히 잘 합니다. 상대방이 제가 프랑스어가 막힌다는걸 느끼면 먼저 영어할 줄 아냐고 물어봐줍니다.
Ni hao를 하는 경우를 두 번 보긴 했습니다만, 어린 사람들의 장난이나 호기심으로 치부해도 되는 정도의 무게였습니다. 그 외에 불어로 강한 인종차별 발언을 하는 노숙자를 한 번 만났는데, 그런 사람은 세계 어디에나 있습니다. 한국에도 있을겁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친절합니다. 곤란한 사람을 보면 나서서 도와주는 좋은 사람들이 많습니다.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유럽 전체적으로 크리스마스를 큰 명절로 여기고 열심히 준비합니다(좋은 명절 보내라는 내용의 대형 사인물이 도시 곳곳에 걸립니다). 크리스마스 마켓도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데, 파리의 경우 루브르박물관 옆 뛸르히 공원의 마켓이 유명합니다. 프랑스 내에서는 Alsace지역의 마켓들이 유명합니다. 학교에서 T9를 타고 hotel de vitry-sur-seine로 가면 작은 마켓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야외 스케이트장이 곳곳에 열리는데 가서 노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별 기대 없이 갔었는데 만족도가 상당했습니다.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에투알 개선문에서 카운트다운을 합니다. 불꽃놀이가 예쁩니다.
철저하게 사람이 먼저입니다. 한국에서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기가 상당히 두려웠습니다. 사람이 있어도 쌩쌩 달리는 차들을 보며 당연하다 여겼는데, 프랑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이 있으면 차가 반드시 멈춥니다. 심지어 보행자 신호가 빨간불인 경우에도 지나가라고 멈춰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행자는 빨간불에도 눈치를 보며 건너가는 문화가 있습니다. 차가 아주 멀리있거나 없으면 건너가도 됩니다. 원래는 안되지만 다들 합니다. 횡단보도가 없어도 눈치껏 건너가도 됩니다. 차가 사람을 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깔려있습니다.
이런 보행자 우선의 교통문화를 보다가 한국에 돌아오니 차들이 너무 무섭습니다. 특히 차량보행자 겸용도로에서 걸어갈 때 프랑스를 겪기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위협을 자주 느낍니다.
렌트카를 운행한다면 운전을 잘 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운전자들이 매너가 좋아서 운전을 아주 못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X자로 교차하는 자동차전용도로가 상당히 난해합니다. 좌회전 신호도 없어 언제나 비보호입니다. 주차공간은 비좁습니다.
한국 카드를 그냥 들고가서 쓴다 : 비자, 마스터카드 달려있으면 IC칩 결제를 다 됩니다. 그러나 컨택트리스 결제만 되는 자판기 등의 경우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수수료가 무섭게 붙습니다.
한국에서 트래블월렛을 만들어간다. : 현지 통화를 충전하는 선불식 카드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안썼습니다.
현지 은행에서 계좌 개설하기 : Epita는 BNP라는 은행과 파트너십이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했습니다. 국제과정인지 교환학생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학교 인스타그램을 보니 이번학기에는 BNP가 학교에 와서 계좌개설을 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은행 레볼루트(REVOLUT) 계좌 개설하기 : 우리나라 카카오 뱅크 같은 서비스입니다. 그냥 앱 다운로드해서 시키는대로 하면 계좌가 만들어집니다. 이 계좌에 연결된 카드도 만들수 있습니다. 카드 번호만 받는 버츄얼 카드가 기본적으로 발급되는데, 이 가상 카드로 인터넷 결제가 가능합니다. 만약 실물 카드를 갖고 싶다면 배송을 요청하면 됩니다.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교환학생은 레볼루트를 사용했습니다.
프랑스의 경우 계좌이체가 실시간으로 처리되지 않고 며칠이 걸립니다. 그런데 레볼루트는 한국처럼 바로 처리됩니다. 송금 수수료도 없습니다. 그래서 현지 통화로 결제하고 필요에 따라 프랑스현지에서 송금하기 위해서는 제 생각에는 레볼루트가 가장 좋은 선택지입니다.
한국에서 프랑스 계좌로 송금 : 어플리케이션 ‘모인'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송금 한 번당 5천원 수수료가 붙습니다. 그리고 처리가 늦어도 24시간 내에는 됩니다.
저는 [한국 신한은행/카드 + 레볼루트 계좌/카드 + 모인] 세 가지 조합으로 현지에서 살았습니다. 신한은행에 큰 돈이 들어있고, 달마다 모인을 통해 레볼루트로 생활비를 보냈습니다.
Free모바일이라는 통신사의 유심을 구매하셔서 사용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만원 아래의 값에 데이터 120기가, 통화문자 무제한, 유럽권 로밍 데이터 18기가 무료입니다. (단, 낮은 요금제는 스위스 제외)
유심을 살 때 두 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1개월을 넘어 해지할 때 까지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구매 : 한국처럼 계속 사용하고, 그만 사용하고 싶을 때 해지하면 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 와서 해지하는 경우 데이터를 켜시면 엄청난 요금이 청구됩니다. 또, 유심을 꼭 챙겨오셔야 해지 과정에 필요한 문자인증을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1개월만 사용할 수 있도록 구매 : 이 옵션을 추천합니다. 이용기간이 끝나기 전에 홈페이지에서 1개월 단위로 연장이 가능합니다. 요금은 후불입니다. 체류기간동안 계속 연장하면 됩니다. 이 경우 장점은 해지를 위한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연장을 깜빡하면 회선이 정지되고 복구할 수 없습니다. 다시 유심사러 가야합니다.
파리에 대리점이 있고, 키오스크에서 살 수 있습니다. 또는, vitry-sur-seine 시청 남쪽 쇼핑센터에 있는 담배가게에도 키오스크가 있습니다. 여기서 사도 됩니다. 만약 기계가 안켜있으면 불쌍한 표정으로 사장님께 가서 켜달라고 하면 됩니다. https://maps.app.goo.gl/W2b6ta65N4XjVUrP8
참고로 통신사든 어떤 데이터 음영지역이 좀 있습니다. Free가 저렴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비싼 회사도 똑같습니다. 그냥 지역을 크게 탑니다. Free의 퀄리티를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내용은 KB (kremlin bicetre) 캠퍼스의 ING1 가을학기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국제과정이나 Prepa(빌쥐프 캠퍼스)는 완전히 다른 학교라고 생각하셔도 될 정도로 학사 운영방식과 내용이 다릅니다.
러닝 어그리먼트를 제출하고 프랑스에 입국했는데 갑자기 모든 과목을 들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결국 제 선택 없이 정해진대로 내용을 채워 제 서명을 하고 제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수강 과목들이 생소했는데 제가 지원한 프로그램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에 배정되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저와 같은 프로그램에 들어온 아홉 명의 각국 교환학생들도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개강하고 나서도 알아차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과목을 선택할 수도 없었고, 수강정정(드랍)도 할 수 없었습니다. 원래 듣기로 약속된 프랑스어 언어 수업도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학기 초에 너무나도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냈습니다. 알고보니 제가 파견된 학기부터 대부분의 year-3교환학생은 국제공학과정(International Engineering)이 아닌 그냥 프랑스현지 학생들의 공학 과정인 ING를(프랑스어로 엔지니어의 앞글자를 따서 ING라고 표현합니다) 듣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2024년 봄학기부터는 year-3의 모든 학생이 ING1과정으로 파견됩니다.
개강 후 모빌리티 담당자가 바뀌면서 답답한 상황은 급속도로 개선되었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 모두 해결될 수는 없었지만, 그나마 일부분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공받았고 교환학생으로서 크게 배려를 받은 부분도 있습니다.
다소 민감하고 과격한 표현일 수 있지만 제가 ING1과정을 처음으로 겪은 교환학생이기에 꼭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아 적습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는 오래되었거나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미심쩍지 않아보이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재확인을 위해 사전에 상대교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상대교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모두 믿고 지원했는데 막상 프랑스에 입국해 마주한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번 학기에 해결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최선을 다해서 상대교에 설명과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소문으로는 이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만, 제가 직접 확인한 사실은 아닙니다. 다른 분들이 파견되실 때는 문제가 개선되어 학교생활에 온전히 집중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CTS : 유럽전역에서 쓰는 대학 학사 시스템이 있습니다. 한국이 ‘학점'으로 크레딧을 받는다고 하면 유럽에서는 ECTS크레딧을 받습니다. 기본적으로 여러 과목이 한 모듈로 묶여있고, 조금 복잡한 과락 개념이 있습니다. 모듈 내의 과목들에 대해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모듈이 패스되는 식입니다. 패스/논패스 여부는 모듈 단위로 나옵니다. 교환학생도 첫 러닝어그리먼트를 쓸 때는 모듈단위로 기재했는데, 다시 쓸 때는 모듈을 해체해서 과목단위로 기재했습니다. 그러나 최종 성적표는 모듈 단위로 나왔습니다. 즉, 15개 세부과목을 이수했더라도 겉으로 볼 때는 5개 과목을 이수한 것 처럼 보입니다.
제각각 돌아가는 수업들 : 한국은 한 학기동안 정해진 시간에 과목을 계속 듣고, 정해진 시험기간에 시험을 치릅니다. 즉, 수업 시작과 끝이 학기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하지만 에피타는 모든 수업이 학기와 관계없이 제각각 운영됩니다. 몇 개 과목을 특정 기간동안 몰아서 이수합니다. 수업도 시험도 이 기간 내에 있습니다(대체로 그렇지만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즉, 모든 과목을 학기 전체에 걸쳐 듣는 것이 아니라, 학기를 쪼개서 몇 개 과목을 특정 기간 내에 몰아서 듣습니다. 그래서 학기 내내 시험을 칩니다. 매 주 볼 수도 있습니다. 여행을 가고 싶다면 주말에 가거나 학기 종료 후 귀국 직전까지 몰아서 가야합니다.
출석체크 : 하지 않습니다. 시험을 잘 보거나 과제를 놓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수업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교수님이 알아채시면 슬퍼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수업을 나가야 정상적으로 학기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전에 배운 수업내용이 이후 수업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패스/논패스 : ECTS에서 만점은 20점입니다. 10점 이상이면 통과입니다. 즉, 시험, 과제 등을 합쳐 50%를 달성하지 못하면 NP입니다. ING1은 발표, 토론, 레포트가 없습니다. 오로지 전공지식만으로 점수가 나오기 때문에 교수의 재량이 개입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래서 NP를 많이 당합니다. 좀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는 워크샵 수업이 있습니다. 100개의 문제 중 99개를 풀었다 할지라도 완료하지 못했으므로 그대로 0점, NP처리됩니다. 시험장에 가면 3차 이상의 재시험을 보는 현지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에피타에 갔다면 꼭 들어야 하는 수업입니다. 너무 추천드리고 싶어서 왜 들어야 하는지 설득을 위해 재미있었던 점을 같이 적어둡니다.
에피타의 워크샵은 하루종일 문서읽기와 코딩을 시킵니다. 학점은 한국식으로 1학점이라서 망설이실 수 있는데, 학점을 떠나서 꼭 경험해봐야 할 소중한 시간입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교환학생들과 더 깊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vscode같은 익숙한 환경을 배제하고 날 것 그대로의 툴체인을 사용해서 오직 문제해결에만 몰입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과목입니다. 자체 제작한 pdf교재를 던져주고 필요한 내용은 알아서 검색해서 배웁니다. 그리고 문제를 제한시간내에 모두 풀어야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별한 점으로 교수가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ACU라고 하는 조교단이 모든 수업과 컨퍼런스를 주관합니다. 세종대 코딩수업 조교 같은 사람들인데, 하는 일도 많고 권한도 강합니다. 특정한 시간에는 매우 엄격하게 학생들을 통제합니다. 컨셉도 단호하고 강력한 사람들로 잡혀있고, 자연히. 에피타 구성원은 ACU의 지도를 잘 따릅니다. 처음에는 ACU가 저를 대하는 태도에 살짝 기분이 상했는데 컨셉이라는걸 알고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호통치듯이 소리를 자주 지르는데 나중엔 거기에 대답하는 구호도 같이 하면서 서서히 스며들 수 있습니다. 알아차렸을 땐 이미 중독되었으니 그저 즐겨야합니다.
에피타 KB캠퍼스에는 SM-CISCO라는 컴퓨터실이 있습니다. workshop과목을 수강해야 진정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LED와 상당히 좋은 음향시스템이 갖춰진 코딩 클럽입니다. 항상 불이 꺼져있습니다. 출국 전에 구글지도에서 보고 경악했는데, Ing1로 배정되는 바람에 여기서 코딩해볼 수 있었습니다. 구글 지도상 분류로는 ‘나이트클럽'이라고 주장합니다. 가끔 소팅 알고리즘 시뮬레이션 영상을 틀어놓고 환호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뉴진스 노래가 가끔 나옵니다. 보통은 정신없거나 웅장한 음악이 나오며 책상을 자주 주먹으로 칩니다. 음악이 너무 시끄러우면 친구들에게 미안하지만 반짝반짝 작은별을 틀어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듣기 힘든 노래가 나오면 투표를 통해 스킵합니다. 하지만 청개구리들이 추천버튼을 눌러서 꼼짝없이 다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정신 없는 방에 ACU들이 자주 들어와서 즐기고 나갑니다. 제 말이 사실인지는 구글지도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https://maps.app.goo.gl/PWgCSJ5A6Meb74ZA9
C/UNIX Workshop은 Pedulive와 Piscine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아침 8시부터 자정까지 주말없이 매일 했습니다. 에피타의 NIX기반 자체개량 OS와 i3 window manager, git, ssh, vim, emacs 등의 사용법을 Pedulive에서 며칠간 (알아서)배우고 본과정인 Piscine으로 들어갑니다. C언어로 문제를 푸는데, 세종대학교의 c, 고급c, 자료구조, 알고리즘까지 커버하는 방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2주 동안 진행합니다.
SQL Workshop은 포스트그레SQL을 합니다. 나름의 스토리를 가지고 문제를 내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SQL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실제로 쓰려면 자신이 없었는데, 나름 실감나게 구축된 데이터를 가지고 쿼리를 작성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수업이었습니다.
에피타 kb는 세부 전공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 정보과학 계열입니다. 똑같은 사람들을 모아놓고 심지어 분반도 배정해주니 다들 친합니다. 학생회와 동아리연합을 중심으로 모두가 함께 즐기는 행사가 많습니다. 크레페 굽는 동아리도 있는데, 0층에서 자주 크레페를 구워 저렴한 값에 판매합니다. 파티도 자주 열어 놀고, 대회도 자주 합니다. 대학과 달리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에피타 구성원으로서 모두가 뭉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공식/비공식 대화채널로 디스코드를 사용하는데, 엄청난 숫자의 채널이 있습니다. 들어가보면 수업내용을 정리해서 책을 써서 공유하거나 학생들끼리 질문답변을 하는 일도 흔합니다. 또, KB캠퍼스 ING과정의 학생들이 빌쥐프캠퍼스로 가서 수업을 하기도 합니다. 비슷한 경우로 ING3 학생들이 ACU가 되어 ING1을 가르칩니다.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한국대학에서는 특별한 모임이 아니면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습니다.
학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갖고 뭉치는 학생들 속에 비집고 들어가 함께 즐기면 에피타에서의 교환학생을 한 층 더 다채롭게 보낼 수 있습니다.
총 5개 모듈, 15개 과목을 들었습니다(워크샵 과목 포함). 프랑스어 수업은 없었습니다.
에피타 수업의 특징으로 대학의 일반적인 과목들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은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에는 미적분학, 해석학, 집합론 등 전통적으로 분리된 과목들이 있습니다. 에피타에서는 이 모든 것들을 해체하고 필요한 것들을 골라 재조합해서 컴퓨터 엔지니어 교육에 적합하도록 새로운 과목을 만듭니다. 또, 에피타 year3는 ING과정 1년차이지만 대학(University) 학부의 1학년이 아닙니다.대학에서 편입했거나 prepa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이 들어오는 그랑제꼴입니다. 졸업하면 석사가 나옵니다. 그래서 완전 기초적인 내용들은 배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예시 : 세종대 1학년 일변수미적분학 내용은 에피타에서 배우지 않습니다. 이미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그 다음 내용을 수업합니다.).
시험은 아래와 같은 유형이 있습니다. 같은 과목의 시험이더라도 매 번 유형이 다를 수 있습니다.
수강한 과목들과 개요는 아래와 같습니다.
Generalized integrals and integral sequences : 이상적분과 시퀀스에 대해 배웁니다.
Function approximation : 해석학 느낌이 나는 수업입니다. 함수 근사를 배우는데, 어떤 함수에 접근할 수 없거나 정보가 부족한 경우, 잘 알면서 원래 함수와 비슷한 함수로 대체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 목적입니다.
Multi-Variable Functions : 이름 그대로 다변수 함수를 배웁니다.
Logical formalization : 명제, 집합 등을 배웁니다. 세종대 이산수학과 비슷합니다.
Assembler : intel 어셈블리를 배웁니다. 세종대 컴퓨터구조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정말로 어셈블리로 코딩을 합니다. 공부는 사실상 몇 천장 짜리 공식 메뉴얼 보고 알아서 해야 합니다.
Network elements 1 : 세종대 컴퓨터 네트워크와 비슷합니다. 패킷트레이서와 python패키지로 과제를 해야 합니다. 과제 비중이 큽니다. 배운 내용을 실제로 구현하고 확인하는 활동에 초점을 둡니다.
Operating Systems : 세종대 운영체제와 거의 비슷합니다. 에피타의 수업이 동작 원리와 여러 경우의 수, 번지수 등의 디테일에 더 집착합니다. C언어를 끌어들여와서 시스템콜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등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지식들을 배웁니다. 왜냐하면.. 이 내용들을 가지고 이후 프로젝트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시 : malloc, free 구현)
Signal Mathematics : 세종대 신호처리입니다. 신호를 수학적으로 다루는 방법을 배웁니다. 프로그래밍 실습과제도 있습니다.
Algebra Structures : 연산이 무엇인지, ring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배웁니다. 수업시간에 배운 개념들을 프로그래밍적으로 구현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Algorithm complexity : 코드를 보고 복잡도가 얼마인지 계산하는 방식에 대해 배웁니다. 반복문 분석까지 쉬워서 행복하다가 재귀가 나오면 급작스럽게 어려워집니다.
Functional Programming : 함수형 프로그래밍 패러다임과 언어를 배웁니다. 커먼 리스프와 하스켈을 중점적으로 배웠습니다.
Modeling : 객체지향 모델링같은 내용을 배웁니다. UML그리는 시험이 있습니다.
Language Theories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관점의 언어론을 배웁니다. 언어, 단어, 알파벳, 문법 등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이를 이용한 오토마타, 신택스트리 등을 배웁니다.
C/Unix Workshop, SQL Workshop은 앞서 설명한 내용과 동일합니다.

<기타 숙소 및 거주 관련 사항>
셰어하우스가 일반적인 거주형태입니다. 화장실을 공유할 수도 있고, 방 안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부엌과 세탁기는 보통 공유합니다.
보통 수도, 온수, 가스, 전기가 월세에 포함되어있습니다.
프랑스는 월세가 선불입니다.
일반적으로 월세는 계좌이체로 납부합니다.
APL(CAF주택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집으로 가야 합니다.
집주인은 보통 1일부터 거주를 시작하는 세입자를 선호합니다.
Kremlin-bicetre캠퍼스는 총 4개 건물이 있습니다. 에피텍, 웹아카데미 등 IONIS그룹의 여러 교육기관과 함께 씁니다. KB1(볼테흐), 2, 3, 4(X빌딩)으로 넘버링 되어있습니다. ING1 과정의 수업은 KB1건물의 저층을 사용합니다. 화장실은 남녀 공용입니다. 남녀 구분을 찾으며 당황하지 말고 그냥 들어가시면 됩니다.
KB1 바로 앞에는 서울 외곽순환도로 같은 파리 외곽순환도로가 있습니다. 길 건너가면 파리입니다.
KB1 엘레베이터는 장애인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7층을 오르내리며 학기가 지나면 다리가 튼튼해져서 광개토관 수업이 더 이상 두렵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KB1 3층에는 테라스가 있습니다. 전자레인지가 많이 있습니다. 테이블축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4층과 6층으로 바로 연결되지만 학생증 권한 문제로 밖에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KB1 0층에는 커피머신이 있습니다. 10월 쯤 신형 자판기로 교체되었는데 결과물을 확인하기 전에는 커피가 나올지 안나올지 알 수 없습니다. 돈 넣고 뽑았는데 우유가 안나오거나, 빈 컵이 나오는 사고가 많이 일어납니다. 제가 잃은 돈만 만원에 이릅니다. 자판기 회사에 전화해서 불어로 대화하면 해결해주긴 하지만 너무 느려서 그냥 넘어갑니다. 언제나 흥미진진한 커피도박을 즐길 수 있습니다.
KB1 0층 자판기존 가장 오른쪽 구형 간식자판기는, 가장 왼쪽열 제품들이 걸려서 안나올 확률이 꽤 높습니다.
KB2,3 쪽의 KB4(X빌딩)에는 카페테리아가 있습니다만, 현지학생은 가지 말라고 저를 말렸습니다. 거기서 햄버거 먹을돈이면 밖에서 케밥1개 또는 바게트 5개를 먹을 수 있습니다. 치킨버거가 그나마 먹을만 합니다.
KB3 0층에도 전자레인지가 4대 있습니다.
KB1, 3 지하에서 파티가 자주 열립니다. 학교 내의 DJ, 맥주, 칵테일, 사진 등 전문 동아리들이 참여합니다. 클럽을 즐기고 싶다면 여기에 가시면 됩니다. 매우 건전하게 놉니다. 나오는 노래가 정해져있으니 알아두시면 더 재미있습니다.
회색의 고양이가 캠퍼스 주변과 건물 내부 곳곳에 돌아다닙니다. 이름은 HOPPY고, 에피타 공식 조교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만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지하철 7호선 Kremlin-bicetre역과는 꽤 거리가 있습니다. 지하철 7호선/T3 Porte d’italie역이나 T9의 Châteaudun - Barbès에 더 가깝습니다. 거의 바로앞에 정차하는 버스들이 꽤 있습니다.
중형마트 Lidl, carrefour city와 대형쇼핑몰 Okabe가 가까이 있습니다. Okabe에는 대형마트 Auchan이 있습니다.
T9정거장 Châteaudun - Barbès쪽에 아시안마트 Grocery Vietnamese "Thanh Binh Jeune"와 작은 아시안슈퍼 Li Store가 있습니다. 탄빈죈느 가 한인마트보다 모든 식재료를 싸게 팔고, 겨울에는 한국편의점처럼 중국식 왕만두, 옥수수같은 간식을 데워 팝니다. 맛있습니다.
여기로 가는 대중교통은 없습니다. 7호선 레오 라그헝쥬역에서 서쪽으로 등산하는게 가장 빠릅니다. 사립기숙사 ECLA빌쥐프와 붙어있습니다.
KB학생증으로 문을 열 수 있습니다. 컴퓨터실에서 로그인도 정상적으로 됩니다.
VJN이라는 동아리연합 축제가 빌쥐프 캠퍼스에서 열립니다. 코스프레나 일본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이 특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댄스 무대만 보고 부스들 기웃거리다가 집갔습니다.
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고양이가 돌아다닙니다. 학교에서 밥을 주고 키웁니다.
ING1은 학생들과 MT (WEI-인티그레이션 위크라고 합니다)를 갈 수 있습니다. 한국대학 MT와는 그 규모가 다릅니다. 기억을 되짚어보자면 출발 전부터 웅장한 음악에 부부젤라를 불면서 바베큐를 굽는 등 다들 들떠있습니다. 몇 십만원이라 부담될 수 있는데 그 돈 이상의 값을 합니다. 도착하기 전까지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는 모두 비밀입니다. 마음맞는 친구들과 방갈로를 같이 씁니다. 현지인 친구가 없으면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놓칠 수 있습니다. 저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처음보는 친구가 말해줘서 알았습니다. 꼭 가야 합니다.
해외 장기체류를 학생으로서 하는 것은 이미 특별합니다. 교환학생은 학생만 갈 수 있습니다. 당연하고도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 졸업하면 더 이상 학생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 때에는 교환학생의 기회도 없습니다. 한정된 시간동안만 누릴 수 있는 학생신분은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특권이나 다름없습니다.
아무런 이유없이 같은 학교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혹은 처음보는 누군가과 학생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소중하고 순수한 인연들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인스타를 교환하세요. 여행지의 호스텔에서 같은 방에 묵는 사람들과 대화하세요. 우리의 나이대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지금 해야 합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학생들끼리 모이는 행사도 적잖이 있습니다.
유럽권에서는 성인이더라도 학생할인이 들어가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특히 프랑스는 대부분의 미술관, 박물관, 유적이 무료거나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에피타 학생증과 여권이 프리패스 티켓이 됩니다.
겨우 반 년의 교환학생으로 무언가 얻게 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에 대해 굉장히 안좋은 말들을 들은 상태여서 파견국가에 대한 기대치도 낮았습니다. 그저 긴 시간동안 여유롭게 여행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만 하고 덤덤하게 출국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의 반 년은 제가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뒤흔들어놓았습니다. 아무런 기대없이 우연한 기회에 간 곳에서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사소한 것들을 수없이 마주했습니다.
프랑스인은 느긋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대중교통을 타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세상 누구보다 민첩한 인간이 됩니다. 지하철이 다 멈추기 전에 문을 열어 뛰어내리는 사람들. 그러고서 트램을 타러 전력질주하는 사람들. 버스를 뒷 문으로 타는 사람들.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어느 순간에는 제가 그러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그래도 됩니다. 한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당연한 사실이 프랑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인은 또 그리고, 친절합니다. 멀리서 걸어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사람, 커피 자판기를 잘못 사용해 엉망으로 나온 커피를 보고 달려와 새로운 커피를 내어주던 사람, 추운 밤 국경너머로 한참 걸어가 만난 시골의 작은 마을에서 따뜻한 도움을 주던 사람들, 카페에 들어가 레스토랑마냥 테이블을 달라고 말하자 친절히 프랑스 카페 이용법을 알려준 사람, 지하철을 처음 탔을 때 문이 자동으로 열리지 않아 당황할 때 대신 버튼을 눌러주던 사람, 나비고 카드를 친절히 설명해주던 역무원. 지갑이 없어져 당황하고 있을 때 지나가다가 빵집안에 떨어졌다고 손짓하고 유유히 떠나간 사람.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는 겪을 수 없었던, 이방인에게 주어진 친절함을 마음 한 켠에 무더기로 쌓아두었습니다.
앞에서 한 번 언급했지만 셰어하우스는 일드프랑스에서 상당히 흔한 주거형태입니다. 이 집에 모인 사람들은 특정한 목적과 절차에 따라 모이지 않았습니다. 학교처럼 순수한 인연을 만들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먹고 근황을 나누다보면 국적과 나이를 떠나 모두가 좋은 친구가 됩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사는 경험은 재미있었고, 그 자체로 값졌습니다.
이 특별한 공간, 셰어하우스에서 자신의 나라를 떠나 세계 각지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OECD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었고, 현대차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유럽권의 호스텔에서 일하고 여행하며 자신이 살 새로운 곳을 끝없이 찾고 있었습니다. 일반의 범주를 벗어난 도전적인 삶을 지켜보며 어느 순간에는 동경하게 됐습니다. 저에겐 환상 속에만 존재했던 해외 취업을 이 사람들은 낯선 땅에서 정말로 해내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모국을 떠나 일하는 삶이 실재한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입니다. 정말로 있다는 사실을 얻었으니 이제 비로소 도전도 할 수 있겠다는 것을 알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겨우 반 년의 경험으로 그 나라를 온전히 배우고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교환학생은 그곳에 사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여행자에 더 가깝습니다. 불어도 못하는 상태로 가면 완전한 소통을 할 수 없고 현지의 사람들을 깊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으로서의 삶이 끝나갈 수록 아쉬움이 커졌습니다. 내가 살았던 동네, 내가 지내며 그토록 사랑하게 된 프랑스를 더 알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합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종국에 제가 얻은 것은 새로운 세계에 대한 미련입니다.
안락한 한국에서의 일반적인 삶에 집착하지 않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일하는 것도 좋고, 해외에서 위태롭고 어설픈 삶을 살아가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꼭 컴퓨터계열이나 개발자로 일하지 않아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워왔습니다.
좋은정보 줏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