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개강을 한참 앞두고 에브리타임을 구경하다 우연히 동아리 홍보글 하나를 발견했다. 교내 IT 플랫폼 탐구·개발 동아리 'AIIA' 의 홍보글이었다. 아직 입학도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새내기부터 어떤 분야든 열심히 해보고 싶어 용기 내어 지원했고, 어쩌다 보니 1월부터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 개발이 가능한 플러터(Flutter)를 중점으로 하는 Flutter Unit으로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러나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언어도, 지식도 많지 않았다. 그래도 최대한 해보기로 마음먹고 첫 스터디를 진행했다.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학교에 나와 선배님들, 동기들과 스터디를 했고, 다 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여서 동기부여가 됐다.
스터디에서 앱 개발을 처음 접했던 그 순간부터, 서툴어도 과제를 해결하고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이런 분야를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은 처음이어서 초반엔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하다 보니 점점 감을 잡아갔다. 그렇게 약 1개월간 스터디/정리/과제를 반복했다.
AIIA의 정규 부원이 되기 위해선 AFAC(AIIA Framework Application Challenge)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했다. 쉽게 말해 혼자 기획, 디자인, 개발을 약 1개월간 진행하고 최종 결과물을 발표해야 한다.
기획부터 하려니 막막하고 첫발을 쉽게 내딛지 못했다. 최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생각했고 여러 동아리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디어를 결정했다.
그렇게 정한 아이디어는 '교내 학습 라운지 이용 관리 플랫폼'이었다. 신입생의 입장으로서 교내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한눈에 보이면 좋겠고, 이용 기록도 남길 수 있으면 편리하겠다고 생각했다.
낯선 에러와 밤샘의 반복 속에서도, 점점 앱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드의 로직이나 구조 설계의 실력이 많이 부족했지만 어떻게든 완성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나는 앱 개발을 몰랐던 평범한 학생에서, 나만의 앱을 만드는 경험을 하며 큰 흥미를 가지게 된다.
겨울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개발하면서 시간이 굉장히 빨리 지나갔고, 개강이 찾아왔다.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면서 재밌게 놀기도 했고 동아리에선 정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Git 활용 능력을 통한 협업을 배우는 시기였다. 개발에 활발히 참여하면서 학교 공부와 알바를 병행하며 1학년을 바쁘게 살아갔다.
그렇게 협업 능력을 기르고 앱 개발 생태계에 익숙해지게 된다. 그러던 중 동아리 기장 선배님의 제안으로 프로젝트 '빈틈'을 시작했고,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게 된다.
'빈틈'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사용자의 시간표 사진을 AI로 분석해 그룹별 공강 시간을 계산함으로써 대학생들이 효율적으로 모임 일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UI/UX 구조를 설계하고 앱에서 어떤 것이 필요할지, 타겟층은 누군지, 주요 기능은 무엇인지 동료들과 등을 회의하면서 많은 성장을 하게 된다.
MVP 개발에서 Figma를 활용하여 디자이너와 협업을 위한 와이어프레임을 제작했고, RestAPI 통신을 위한 코드를 구축하는 등의 애플리케이션 핵심 로직을 설계 및 구현하는 메인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참여했다.
지금까진 UI 개발과 기존 코드 분석에 집중했다면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실제 서버와 연동하는 로직이 가장 중요했다. 프론트엔드에서 데이터를 가공하고, 서버와 송수신하는 과정에서 많은 지식을 배웠고 백엔드 개발자와 협업하는 방법도 배웠다.
이렇게 약 1달 반가량 개발을 했고 아이디어 검증이 되어 정규 프로젝트로 승격, 출시를 목표하게 된다.
MVP 버전은 아직 구현되지 않은 기능이 많았고, UI/UX를 대량 수정해야 했다. 학업과 병행하면서 약 6개월간 개발을 진행했고 어느새 2024년이 지나갔다.
출시를 목표로 기존 앱에서 미구현된 기능을 하나씩 점검하고 각 기능을 추가할 때마다 앱 전체 로직을 꼼꼼히 다시 살펴보았다.
앱의 기능이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코드의 복잡성도 늘어났고, 기존에는 찾지못했던 오류나 예외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개발 초기에 작성했던 코드들을 다시 보며 리팩토링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용자의 관점'이었다.
앱이 완성될수록 실제 사용자가 앱을 어떻게 느끼는지, 어떤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가 점점 더 중요하게 다가왔다. 사용자 경험(UX)을 개선하기 위해 팀원들과 함께 사용자의 입장이 되어 앱을 사용해보고, 불편하거나 직관적이지 않은 부분을 발견할 때마다 토론하고 즉각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마침내 주요 기능이 완성되고 베타버전을 출시하게 된다. 이때 진행한 베타 테스트에서 지인들로부터 얻은 다양한 피드백을 통해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과 다양한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반복적인 리팩토링을 통해 처음 앱 개발을 시작했을 때보다 훨씬 사용하기 편리한 앱으로 성장해 나갔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넘어 실제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는 값진 경험이었다.
2025년 2월, 마침내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정식으로 앱을 출시했다. 최대한 빠르게 개강 전 출시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우선 가까운 지인들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앱의 출시 소식을 알리기 시작했다. 전문적인 마케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약 80명의 사용자가 다운로드해 주셨다. 앱이 정말 편리하고 유용하다는 메세지 등을 받을 때마다 보람과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개발해 향후 더 많은 사용자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날들을 기대하고 있다.
얼마전, 2월부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인턴 형식으로 연구 보조 및 알고리즘 개발을 하고있으며 '빈틈' 앱 출시를 마무리 짓기 위해 업무와 병행하고 있었다.
카카오톡 연동 초대 기능, 공강 시간 공유 기능, 알림 등 여러 업데이트 계획이 준비 되어있지만, 인턴 근무 후 군입대가 예정되어있어 프로젝트에서 나가게 되었다. 군 입대가 다가올수록 프로젝트를 완벽히 마무리 짓지 못하고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컸지만, 믿을 수 있는 팀원들이 있기에 안심할 수 있는 것 같다.
비록 잠시 공백기가 생기지만, 더 발전한 ‘빈틈’을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또한 여러 가지로 1학년 때부터 뜻깊은 경험할 수 있도록 발판이 돼준 동아리 ‘AIIA'와 선배님들께 감사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