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바꾸게 된 건 2025년 1월 1일, 딱 두 달 전의 일이었다.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원래의 목표는 연구원이었다. 학부연구생으로 2년간 연구에 매진하며 꿈을 키웠고, 비록 소프트웨어는 아닌 이공계 전공이었지만 프로그래밍은 연구도구 정도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비전공자로서 원하는 것을 직접 구현하는 데는 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전공 공부 때보다 훨씬 흥미롭고 즐겁게 느껴졌으며, 결국 모든 분야의 끝에는 프로그래밍이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러던 어느 순간, 문득 깨달았다.
내가 전공 지식 그 자체보다는 '개발' 그 자체에 관심이 있구나.
수많은 분야 중 개발자를 선택한 이유는,
지식의 끊임없는 확장.
무한한 적용가능성.
이 두가지가 가장 큰 이유이다.
자세한 스토리는 추후에 다시 포스팅할 예정이다.
진로를 급작스럽게 전환한 후 가장 먼저 눈여겨본 것은 '부트캠프'였다.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크래프톤 정글을 발견했다.
기숙이라니 !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최적의 시스템이었다.
게다가 시작일도 가장 빨랐다.
이렇게 입학 시험과 인터뷰를 거쳐 (시험과 인터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다루겠지만)
2025년 3월 10일, 정글에 입소하게 되었다.
집에서 가장 큰 캐리어를 질질 끌고 두시간을 걸려 도착했다.
설렘 두려움 기대감
복잡한 감정이었다.
입소식을 마치고 지정된 반에서 곧바로 팀을 배정받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뭐든 돌아가는 홈페이지를 만드십시오. 내일 기획 발표가 있습니다."
하루 뒤에 기획발표, 사흘 뒤에 최종발표.
팀원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바로 회의를 진행했다.
주제, 내용, 기능, 화면구상, ppt까지
당장 내일이 발표니
어색해도 계속 소통해야 했다.
모르는 것이 많으니 도움을 주고 받아야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밤이 되어 있었다.
발표 자료가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
내가 발표를 맡게 되었다.
발표만 하면 극도로 떨었던 나는,
한번도 나의 발표에 만족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하루 안에 많은 걸 배우고 해냈다.
발표에서 내가 말할 내용이 온전히 나의 것이었다.
모르겠다.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어쩌면 내일은 잘할 수도 있겠다!
발표 순서가 다가왔다.
다시 떨렸지만, 호흡을 가다듬고 나갔다.
신기했다.
심사위원 분들, 또 많은 분들에게 프로그램을 소개할 생각에 기뻤다.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청중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문장 한 문장에 집중하니 떨리지 않았다.
발표두려움을 어느정도 극복했다는 것에 너무나 신기했다.
앞으로 이곳에서 기술적인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량을 기르겠구나.
설렘이 가득찼다.
발표를 끝내고 다시 교육실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코드를 작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팀원들의 역할분담을 어떻게 해야하고
어떤 순서와 과정으로 진행해야하는지 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다.
셋이서 머리를 맞대고 한참 고민 끝에
초기 습관을 바르게 잡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현업자인 형부에게 조언을 구했다.
형부는 백엔드에서 코드 분리하는 법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주셨다.
조언을 토대로 우리 팀은
일단 데이터를 기준으로 분리한 후,
데이터를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위하여 2단계로 나누었다.
각자 데이터를 기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가장 핵심은 이번 프로젝트의 키워드인
였다.
처음에는 저 용어의 의미가 추상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무슨 소린지 몰랐다.
용어가 새로운 만큼 코드를 작성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jinja2를 이용해서 작성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이후 git 으로 형상관리를 진행하기로 했는데,
git 사용법을 잘 몰랐던 우리 팀은 사용법에 대한 회의에만 시간을 허비했다.
하지만 한번은 꼭 집고 넘어가야한다는 생각에
팀원들과 함께 자료를 찾아보며 차근차근 익혀 나갔다.
너무나 막막했는데 벼랑 끝에 몰린 기분으로
어떻게든 해내야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해서 자료를 찾아보고
차근차근 코드의 구조를 파악하려 애쓰니
서서히 하나씩 스며들듯 이해가 되었다.
팀원들이 질문하면
최대한 자세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다.
내 입으로 설명하다가 늘 막혀서 함께 찾아보고 공부했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니 구조가 조금씩 눈에 보였다.
이때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시간은 얼마 없지만 구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각자 맡은 코드를 작성하고
도와주고 소통하고 .. 그러다보니
새벽 4시가 되었다.
다음날 각자 작성한 코드를 합쳤다.
당연히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서버와 페이지를 연결하기 위해 프론트 또한 이해해야만 했다.
입학시험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서버와 페이지를 연결했다.
연결이 되었다.
또 한번 큰 성취감을 느꼈다.
시간이 없으니 가능한 사람이 빨리 구현해내는 것을 우선순위라고 생각했다.
다만 구현해내고 나서 시간을 내서라도 팀원들에게 꼭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그렇게 한단계 한단계 팀과 함께 나아갈 수 있었다.
이후 하나씩 기능을 추가하였다.
우리 팀원들끼리 계속 했던 말이 있다.
"이게되네 ..?"
우리가 직접 해놓고도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그만큼 성취감이 엄청났다.
성취감 뒤에는 자신감이 따라온다.
자신감이 생기면 의지가 생긴다.
다들 잠도 못자고 앉아서 하루종일 모니터만 들여다 보고 있음에도
눈 밑에 다크써클이 내려왔음에도
눈빛 만큼은 반짝였다.
그 반짝이는 눈빛으로 우리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최종발표는 더욱 떨리지 않았다.
내 인생 가장 만족스러운 발표였다.
이번 프로젝트 키워드 두개이다.
이해가 안가더라도 최소한 이 두 가지 원칙만큼은 반드시 지키려고 했다.
둘째 날, 어떤 기능을 구현하던 중 작동 원리가 궁금해 코드를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갑자기 "아!" 하고 깨달았다.
그 기능을 구현하는 데 있어 jinja2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처음엔 뭣도 모르고 쓰다가, 어느 순간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랄까.
그제야 왜 이걸 쓰는지, 왜 필요한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수많은 분야를 개발자를여기 오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