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다가온다.
다음 글이 CS 지식 관련이 될 수도 있었지만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결국 회고로 돌아왔다. 2022년에 대한 회고를 쓸까 생각하며 토픽들을 나열해 봤는데, 이미 후기를 잔뜩 써버렸기에.. 이번에 서류부터 면접까지의 진행을 떠올리며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나는 23년 8월 졸업 예정이기에 이번에 쏟아져 나오는 인턴/신입 채용에서 절반 정도만 지원할 수 있었다. 첫 취준 시즌을 겪어보며 채용이 참 많다고 느꼈다. 내년엔 불황이라는데 체감될 정도일지 무섭기도 하다.
매일같이 이력서용 노션 페이지를 몇 번을 보고, 몇 번을 고쳤는지 모른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개발자인지 말해주는 한 줄 문구에 대해서도 참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 고민 끝에 나라는 사람과 어울리는 문구를 발견했고, 매번 나를 나타내는 데에 사용하고 있다.
이력서용으로 만든 노션 페이지는 언젠가 필요할 수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이번 겨울 채용에서 제출한 곳은 없다. 대부분의 채용에서 서류는 개별 텍스트로 요구했다. 몇 천자씩 요구하는데, 기업마다 내용이 달라서 내가 어떤 개발자인지에 대해 채용 서류 작성하면서 꽤나 많이 생각하고, 지난날들을 토대로 내용을 정비했다.
이후, 이력서용으로 pdf 파일을 따로 만들었다. 이에 대해 고민을 좀 했는데, 노션 페이지는 너무 모두가 같은 템플릿으로 적을 것 같아서 임팩트가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선택이 좋은 판단이었는지에 대해선 아직 모르기 때문에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서류를 작성하기 전에,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해보았다. 작성하는 입장에서도 굉장히 길게 작성하는데, 이를 보는 면접관분들은 어지간해선 글이 읽히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면서 서류 작성 관련 블로그도 찾아보고 스스로 생각한 결과, 가독성을 1순위로 생각했다.
가독성을 위해서 네 가지 포인트를 신경 썼다.
엔터키 아끼지 말기
글을 작성하면서 엔터키를 아끼지 않았다. 전적으로 가독성 때문인데, 문단이 길면 루즈해지고, 가독성이 떨어질 것 같아 과감히 엔터를 팍팍 넣었다. 2천자 를 작성하는데 엔터 36번을 눌렀다. 가장 긴 문단이 노션 기준으로 4줄 정도이다.
문장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기
블로그 글쓰기나 대학교 교양, 그리고 이번 서류 작성에서도 느낀 점이다. 한 문장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하면 문장이 안 읽힌다. 이번에 작성한 서류들에서도 모든 문장 길이는 노션 기준 두 줄 미만이고 대부분은 한 줄 이하이다. 무작정 줄이는 것은 아니고,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여러 문장으로 나눠서 배치해야 하기에 꽤나 신경을 들였다.
말할 내용 개수를 확실하게 말해놓기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신경 썼다. 위에 적절한 예시가 있는데, 가독성을 위해서 네 가지 포인트를 신경 썼다.
이 부분처럼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문장 앞에 기호도 적절히 사용했다. 1. 2. 3. 또는 첫 번째, 두 번째 등을 사용했고, 엔터도 많이 사용했다.
블로그 글 쓰듯, 대화하듯 적기
가독성을 목표로도 했지만, 사실 이렇게 적어야 술술 적혔다. 읽는 사람에게 있어서 흥미를 불러일으키도록 작성하고 싶었다. 문단의 첫 문장에서 두괄식으로 결론을 말할 때도 있었고, 핵심은 아니지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문장도 적절히 넣었다. 같이 취준하는 친구가 서류 내용을 읽은 뒤, 글이 흥미롭고 재밌다고 말해준 게 굉장히 의미 있었고 기억에 남는다.
코테에 대한 내용은 생략할 예정이다. 최근에 교내 알고리즘 대회가 하나 있길래 용돈벌이로 참전했고, 들인 시간 대비 굉장히 짭짤했다! 알고리즘 공부는 직군 미정이라도 미리미리 해둬서 손해 볼 게 없다!
코딩 테스트 합격 후, 본격적으로 CS 및 프론트엔드 직군 관련 공부에 집중했다. 평소에 프론트엔드 공부는 자주 하는 편이었지만 CS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대비하지 않았다. 면접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면접용 CS가 미지의 세계였고, 정말 새로운 세상에 놓인 아이가 된 느낌이었다. 미지의 세계를 정복하고자 내 공부 전략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필살기를 만들자
평소 Javascript 공부할 때, 동작원리에 대해 깊이 있게 알기 위해 해외 블로그를 자주 찾아보곤 한다. 비슷하게 CS에서도 중요한 부분이거나 흥미로운 부분에서는 더욱 깊이 있게 공부했고, 내가 준비한 회심의 일격들 중 하나만 맞아도 면접에서 긍정적이라 판단했다.
예를 들면 누구나 아는 면접 질문인 www.google.com을 브라우저 주소창에 입력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나요?
라는 질문이 있다.
이 질문에 대해 해당 해외 아티클을 통해 공부하고, DNS 종류 및 SSL 인증 방식에 대해 추가적인 공부를 했다.
공부, 필기, 스피치까지 한 번에 처리하기
공부, 필기만 해서는 막상 누군가 물어봤을 때, 알고 있지만 제대로 말할 수 없을 때가 종종 있다. 하나의 주제에 대해 공부하면서 필기하고, 필기도 스피치 중점으로 했다. 말하는 방식대로 필기하면 스피치 때 더욱 안정감 있게 말할 수 있었다.
같이 면접 준비하는 형에게 Xmind 앱으로 만들어진 CS 마인드맵을 받았다. 해당 마인드맵을 통해서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머릿속에 채워 넣었고, 덕분에 면접 시작하기 전에 불안하지 않았다. Xmind를 통해서 내 지식 트리를 하나하나 키워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서 바로 시도해 볼 예정이다.
면접 기회를 얻은 분들 중 뜻이 맞는 사람들과 화상회의를 통해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다. 사실 직군 상관없이 모였는데 3명 다 프론트엔드라서 신기했고, 다들 유의미하다 느껴서 면접 전에 계속해서 진행했다. 나는 면접 경험 자체가 처음이었고, 이런 면접 스터디도 처음이라서 사실 너무 떨렸다. 질문받으면 아는 것마저도 머리가 새하얘져서 대답할 수 없었다. 스터디 2,3일차쯤 되어서는 신나게 답변할 수 있었고, 덕분에 실제 면접에서도 떨거나 긴장하지 않고 조리 있게 말을 잘할 수 있었다.
첫 면접이니만큼 온전하고 평화로운 정신 상태는 아니었다. 주변의 좋은 사람들에게서 위로가 되는 말도 듣고, 실질적 도움이 되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중 편하게 면접 봐도 된다고 했던 게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많이 됐다. 결국 면접 보는 사람들도 퇴근하고 싶다는 말이 현실적이었고 좋았다.
면접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전화를 한 친구가 해준 말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동문서답하지 말라는 것인데, 정말 그거만큼은 피하려고 실제 면접에서 하시는 질문들을 확실하게 기억해두고, 이에 대해 대답을 했다. 맨날 파이팅 파이팅 해도 이 악물고 같이 파이팅 안해주는 친구이지만 그때만큼은 시원하게 파이팅! 해줘서 너무너무 고마웠다.
스스로 느끼기에 '지금 내 실력으론 앞으로의 면접에서 이보다 더 잘 볼 수 없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봤다! 면접 분위기도 굉장히 좋았고, 준비해 간 회심의 일격들도 꽤나 많이 나왔다. 아무래도 꼬리 질문 유도도 적절히 통한 것 같다.
면접 스터디를 통해 스피치를 떨지 않고 할 수 있었고, 딱딱하지 않지만 뚜렷하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 1시간의 면접 시간이 정말 금방 흘러갔고, 나의 첫 면접은 재밌었다! 아무래도 내 지식에 대해 누군가에게 공유하고, 설명하는 게 재밌는 모양이다.
취준의 A to Z까지 이번 하반기에 경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이젠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 명확하게 파악했기 때문에 부족한 실력을 하루하루 발전시킬 날만 남았다. 개인적으로 취준에 들어가면서, 플랜 B를 세워둔 게 내 심신의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플랜 B로 리렌더링 최적화에 대한 리팩토링을 세워뒀고, 사실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 아직 내 2023년 스타트가 어떤 행보일지 모르기에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 짓겠다.
합격 메일을 받았다!
첫 서류 합격인데, 면접까지 스트레이트로 합격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인스타 스토리를 통해서, 카톡, 전화로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 요소인 만큼 짧은 8주 동안 많은 걸 배워보고자 한다.
축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고, 인턴이 끝나고 나서 후기로 다시 돌아오겠다.
2023년 스타트가 썩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