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1일차

·2022년 8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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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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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매일매일 일지같은 것을 써보려고 한다.
보안이라는게 있으니 뭐 오늘 무슨 작업을 했다! 이런 것은 적을 수 없겠지만

느낌이라도 남겨놓으면, 시간이 지난 후 나의 일지를 보면서
와 저때는 저랬지 ㅋㅋ 라는 추억에 잠기는 일도 재밌을 것 같고

개발자의 삶이 너무 지쳤을 때, 과거의 나를 돌아보는 것으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시간을 기록해두면 언젠가 걸어온 발자취를 바라보며 술 한잔 하는 날이 있지 않을까?


아 재택근무각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사람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재택보단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편이다.

오늘은 드-디어 개발자라는 직업으로 첫 출근을 한 날이었다.

어제 자기 전에 마음도 싱숭생숭하더니 무려 6시에 일어났길래 걍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니 7시 20분정도 됐길래, 그냥 씻고 가면서 느낀게 있다.

난 재택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재택하고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이 뭐이리 많은지 환승구간은 뭐이리 멀고(....) 서울사람이 아니라서 너무 괴롭더라 진짜

아무튼 10시까지 출근하면 되는 날이였는데
9시에 도착해서 회사 근처 투썸에서 빵에 커피마시다가 9시 45분 쯔음에 올라갔다.

시큘리티가 있어서 지문인식 없이는 못 들어가는 사무실인데, 가보니까 문이 열려있더라
근데 뭔가 어색해서 CFO님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5초만에 나오셔서 같이 들어갔다.

웃으면서 한마디 하시더라, 문도 열려있는데 왜 못들어오냐고 ㅋㅋㅋ
내가 기억하는 얼굴이 두 명밖에 없는데 어케들어가 흑흑

이제 1일차 개발자다.

아무튼 들어가서 자리에 맥북 있길래 세팅하고, 계약서 작성하고 계속 맥북 초기세팅을 하고 있었다.
근데 진짜 한 5개월만에 세팅하니까 넘 난해하더라 ㅋㅋ

회사에 문서화가 상당히 잘된 편이라 보면서 따라하긴 했지만
이것저것 추가적으로 내가 사용하는 것들을 찾아서 깔려니 좀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무려 내 맥북에도 세팅을 안한 iterm2을 다 세팅해놨다

시간이 좀 지나고 CTO님이랑 1:1 면담(?)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그냥 제일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가 있었다.

취업을 위해 노력을 한 만큼, 잠깐은 차분하게 시간이 흘러가도 괜찮다.
물론 일은 다 시킬건데(ㅋㅋ) 적어도 올해까지는 조급함을 느끼지 말고 지냈으면 좋겠다.
이제 1일차 개발자인데 신입 개발자로 인하여 개발관련으로 큰 영향을 주면 그게 더 이상한 회사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가지로 해석을 할 수 있는 말이고, 부정적으로 생각을 할 수 있는 문장이지만
나한테는 좀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취준도 힘들었고, 걍 여러모로 힘들었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하면 좋을지 맨날 그런 생각만 하면서 지내고
쉬는게 뭔지도 몰라서 무엇이든 붙잡고 끊임없이 해온 사람이니까.

물론 그래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몸이 많이 망가진 것도 사실이라서
사실 저렇게 이야기 들어도 내 마음이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냥 좀 마음이 풀리는 느낌이 났던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은 운동도 좀 다시 하고, 요양시간을 가지면서 체력을 다시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공부는 계속 하겠지...

뭐야 이거 뭐에요

회사 스택 소개에 Azure Devops라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아~ CI/CD를 Azure로 하는구나~ 했는데
아니 깃허브 대신에 쓴다는건 몰랐지

깃허브레포단위로 쪼개져있는데, 애저프로젝트단위로 쪼개져있는 큰 차이가 있었다.
막 어려운건 없었는데 맨 처음에 프로젝트 클론해오는 과정이 조금 빡센 편이였다(....)

안돼서 옆에 계신 선배님(?)한테 여쭤봤는데 이건 왜이러지 하면서 서로 같이 찾아보다가
이것저것 내가 만지던 사이에 CTO님이 그냥 VSC로 가져오지말고 git clone으로 땡겨보라고 하시길래
해봤는데 됐다.

와 >같은 오류를 다시 발생시킬 수 없어요<가 내 현실이 됐다?

아 근데 깃허브 안쓰고 애저써서(....) 잔디가 사이드프로젝트 안하면 계속 비어있을 것 같다
어느정도 감 잡히면 이것저것해야지

와! SQL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아무튼 프로젝트를 땡길 수 있어서 코드부터 전반적으로 다 훑어봤다.

프로덕트 코드란 어떤 것일까, 너무 궁금했으니까.

근데... 막 내가 생각한 것만큼 난해하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충 훑어봤는데 어떻게 구동하는지 보이기도 했고(주석이 도움 많이 되더라 정말)
내가 모르는 것들이 생각보다는 많이 없었다.

하지만 티가 엄청 나는게 있었다.

SQL이 왜이렇게 많아?????
SQL 공부하려고 샀는데 잘 샀다 싶었다...^^....

ORM의 한계...인 것 같다...

메일 자주 보세요

이것저것 세팅이 거의 다 끝나서 권한 얻으려고 CTO님한테 요청하니 메일을 보란다.
메일이 3개가 와있었는데, 머지 공통메일인가? 하고 안봤다가 한번 더 메일 확인해보라길래 봤다.

온보딩을 겸한 리팩토링 요청사항이였다.

내가 ㅓ? 하고 있으니까 거의 모든 업무가 메일 중심으로 이루어지니까(자택근무가 많아서 그런듯)
못해도 1시간 단위마다 봐주는게 좋다고 이야기해주셨다.

메일오면 알람 띄워주는거 설정해야겠다싶더라(....)
슬랙도 봐야하고, 메일도 자주 봐야하고 음음

와! 첫 PR! 첫 Merge!

요청사항은 세개가 있었는데

쉬운거, 덜쉬운거, 고민해봐야하는거 3개가 왔다(?)

그래서 쉬운거를 처리하면서, 요청사항에 있던 똑같은 문제가 같이 발생되고 있길래
물어봤더니 수정할 수 있으면 수정해보라길래 슥슥 고쳐서 PR을 날려봤다.

그때 CTO님이 물어보시더라

테스트 돌려봤어요?

야 테스트코드 폼으로 짜두냐 그걸 안돌려보면 어떻게하는데

그래서 급하게 돌려보는데 안돼;
이유는 알겠는데 내일 한번 다시 보고 해결 해봐야겠다 싶더라

아무튼 브랜치나 커밋메시지 네이밍 규칙이 모조리 문서화가 잘 되어있길래
브랜치를 새로 파고, 커밋메세지 규칙이 정해져있었지만 고민은 좀 많이 했다.

물어볼까! 라는 생각도 하다가, 고민해서 규칙에 맞게 적었다.
아무튼 보자마자 오~ 해주셨고 금방 CI/CD를 거쳐서 정상적으로 배포까지 이뤄졌다.
(여기서 테스트가 통과됐으니 배포가 된 거겠지만, 내일은 내가 먼저 절대로 돌려본다...)

옆에서 첫 출근에 PR날리고 머지까지! 라고 감탄해주셔서 부끄러웠다
진짜 간단한거부터 처리한거라(....)

저녁은 고기죠 술은 덤이고

퇴근시간이 될 무렵 CTO님이 한번 더 부르셨다.

CTO : 저녁에 뭐 있어요?
나 : 아뇨 없어요
CTO : 그럼 저녁먹으러가죠, 뭐먹을래요?
나 : 구워주는 고기집에서 저번에 이야기하셨던 술 마시면 되지 않을까요?
CTO : 구워주는...고기집이 근처에 있나...? 가본적이 없는데,...?
CTO : 보쌈집이랑 전집 있는데 뭐먹고싶어요?
나 : 저녁은 아무래도 고기먹으러 가야죠

요즘 회식에서 누군가 구워야 하는 고깃집 가자고 하면 반역 일으켜야 한다.

전에 연락받았을 때 채용이 아니더라도, 밥 한번 먹으면서 대화하고 싶다. 라고 하셨고
면접을 본 당일 밤에 봐가지고 오늘 먹나요? 했을 때 출근하는 날 먹자고 하셨기에 냉큼 따라갔다.

거기 보쌈 맛있더라, 마침 전도 팔아서 먹긴 했는데 해물파전도 담에 먹어보러가야지
아 동동주도 맛있던데 술이 약한 편이라 많이 마시면 위험할 것 같아서 멈춘 것도 아쉽다;

전에 밥사준다는 이야기 했어서 약속을 지키고 싶으셨다고 ㅋㅋ
모든 메뉴 다 시켜도 된다 하셨는데 각잡고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식사량이 적어서(....)

이런저런 이야기

거의 한시간 반? 두시간 가까운 시간동안 먹으면서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그 중 한가지 생각나는게 있어서 그것만 꺼내보자면.

CTO : 신입이 들어와서 기술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은 어렵겠지만 아니 그런 조직은 있으면 안되는데
나 : 문화에는 변화를 줄 수 있죠.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내가 하고싶은 말을 다 하며
면접을 하면서도 자신감이 넘친다. 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나는, 나만의 색이 정말 짙은 사람이다.
자아가 강한 사람, 조금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할 말은 다 하는 사람이다.
(고깃집은 구워주는 고깃집)
물론 피드백이라거나 다른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사람이지만서도

직급이 있거나, 기성세대의 경우에는 꺼리는 사람이다.

직급이 있거나 기성세대들은 변화보다는 유지를 좋아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과는 반대의 의견을 내는 사람이라서.

심지어 나는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면서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정말 많고 풀어나가려고 하기에
어떻게보면 더욱 심한 사람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보고서도 채용을 하고 싶다고 제안을 주셔서 뭘까 했는데
그런 것을 고려해서 뽑으신 것이라고 해주셨다, 좋게 변하면 좋겠다고.

물론 문화를 혼자 바꾼다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에 가깝지만,
개선하기 위하여 여러 제안을 함께 꺼내면서 개선을 해봤기에 이번에도 비슷하게 하지 않을까 싶다.


아 ㅋㅋ
점심에 평양냉면 먹으러갔는데 거기 너무 짜더라
저녁먹으면서 점심에 머먹으러갔냐길래 평냉먹으러갔는데 넘 짜서 별로였다고 하니까

평양냉면 먹을 줄 아는 것 같은데 다음에 다른 곳 대려가주신다고 ㅋㅋㅋㅋㅋㅋㅋ
삼삼한게 난 좋아 ^-^ 강남에 거기 맛있게 먹었는데 담에 또 가야지


와 이거 매일 쓰면 음...좀 빡세겠는데?
왜 23시 45분?

아무튼 끝!
내일은 디비깔고.... 연동시키고....할게 많다 🤦
아침 일찍 가서 조식먹어야쥐 ㅎ_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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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서비스 Backend Software Developer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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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8일

저랑 성향과 가치관이 비슷한 것 같아서 너무 재밌어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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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31일

좋은 상사분 만나신거같네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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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4일

우와... 흥미진진 재밌어여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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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2일

문서화가 잘되어있는 조직...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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