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터가 싫어서 반도체로 도망갔던 자의 취준 회고

·2022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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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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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 쓴다길래 나도 써보는 회고라기엔 그냥 써보고 싶었다.

2015년 3월 컴퓨터공학과 입학
2018년 6월 반도체 업계 진입 (조기취업, 2019년 3월 졸업 / 2년제)
2021년 12월 31일 반도체와 영원히 안녕.
2022년 3월에 부트캠프 시작
2022년 6월에 수료, 2달간의 취준

8월 21일부터 스타트업의 백엔드 신입 엔지니어로 내 개발 커리어를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매번 면접 질문에서 받았던 질문이 있었다.

컴공과였는데, 반도체를 갔다가 다시 개발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뭔가요?


컴공과를 가게된 이유

누구나 그렇겠지만, 학창시절 공부에 흥미를 잃었다.

그래서 그냥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했던 기억이 있다.
책은 매일 달고 살았고, 0교시 시간에는 그 날의 신문을 펴놓고 읽었으며
교내에서 행사도 열어보고 과학 발표회도 나가고 다양한 박람회를 다니면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러면서 공부를 아예 안했기 때문에, 국어는 그냥 독서량으로 찍어눌러서 1~2등급을 오갔고
수학 영어는 9등급, 사탐이나 과탐쪽은 흥미있을 때만 공부해서 3~7 등급을 오갔다.

그렇게 대학교 수시 원서를 접수하는 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학교는 매우 한정적이였고
그냥 막연하게 내가 게임도 좋아하니까 컴공이나 가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컴공으로 진학하게 됐다.
게임이랑 컴공은 관련은 있는데 완전 달라... 과거의 나야...

막말로 돈만 주면 갈 수 있는 대학교에 왔지만 그래도 용은 될 수 없겠지만 뱀의 머리는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1학년 1학기 성적은 4.5점 만점에 4.05로 상당히 괜찮은 학점이 나왔다.

근데 나는 저 학점을 받고 오히려 나는 이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C언어 수업을 할 당시 포인터가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아서 상당히 헤메고 있었고
같이 수업을 계속 듣는 동기 중에는 이미 프로그램을 짜고 있던 학생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형은 탑티어의 컴공을 다니고 있던 상태였다.

내가, 저 사람들 속에서 이것을 직업으로 삼아서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가?에 대한 딜레마에 빠졌고
그 결과는 1학년 2학기 성적처럼 내다꽂았다.

더 다니면 내 사회적 방어막인 학교가 사라지는 결론이 난다는 생각에, 그대로 휴학을 던지고 군대로 뛰어들었다.

반도체 업계를 선택하게 됐다.

그렇게 제대 후, 또 다시 고민을 하다가 일단 복학을 하면서 어중간하게 다녔다.
그러다가 반도체쪽으로 조기취업을 할 수 있다는 학과 내의 공지가 나왔고

어짜피 나는 하드웨어쪽에 더 관심이 있는데, 이참에 저쪽으로 뛰어들자 라는 생각으로
2학년 1학기가 종료된 6월 시점에 반도체업계에 뛰어들게 된다.

그리고 이 선택은, 내 인생에서 제일 최악의 선택이였다.
컴공에서 도대체 반도체 쪽에 활로가 왜 열린 것인지 지금도 의문이다 진심으로 -_-

이때가 2018년 6월이였다.


내가 있던 곳은 삼성전자 평택 P1,P2 사업장과 화성 R&D Line 15~20 Line으로 평택과 화성을 이동하며 작업을 했다.
대충 작업 환경은 아래랑 비슷하다. SK랑 삼성이랑 들어가는 메이커는 비슷해서

대충 저런 클린복이라는 것을 입고, 하루 종일 거대한 레고(난 이렇게 불렀다)를 조립하는 것이 주 업무였다.

화장실도 자유롭지 못했고, 물은 물론이며 쉬는 시간은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없었고
핸드폰은 내부로 들고 들어가지 못했으며, 메모를 할 수 있는 모든 도구는 소지할 수 없었고
사업장 자체에 진입할 때부터 소지품 검사와 핸드폰 카메라는 봉인이 되는 환경이였다.

그러다가 문득, 나 이렇게 살면 안될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있던 회사는 DIFF 공정 메이저 회사의 협력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을 주도적으로 하는 편이기도 했고, 많은 분들과 대화를 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원청의 모든 직원, 타 협력사의 모든 직원과 친분이 있었다.

그러면서 내 또래(대부분 연상이긴 했는데)에게 물어봤다.

무슨 미래를 그려놓고 살고 있냐고.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에 오래 있으면 안될 것 같은데
내가 뭘 해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라는 대답을 받았다.

그리고 경력이 10년이 넘은 과장님들에게 여쭤봤다.

너 머리도 좋아보이고, 아직 어린데 여긴 나이먹어도 올 수 있는 곳이니까 오래있지말라고.


그래서 아직 어리니까, 지금이라도 어디라도 해외로 나가보자. 라는 마음으로
일본 유학을 준비해서 퇴사를 했다.

그러면서 다른 협력사에 있던 팀장님께서, 연락처를 주시면서
언제라도 좋으니까.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연락달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코로나에 직격탄을 받은 나의 그림

2020년 3월 체류자격 증명 심사가 통과되어 서류가 한국으로 날라왔고
그것을 가지고 일본 대사관만 가면 비자가 발급되어 일본으로 나갈 수 있었는데

비자의 발급이 무기한 중단되며 그렇게 나의 일본 유학은 무기한 중단됐다.

코로나 극 초기였기에, 금방 풀리겠거니 라는 마음으로
3월부터 한달가량 뭘 해야하지? 라는 생각으로 집에만 있다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졌다.

그렇게 뭔가를 하지 않으면 정신병이 걸릴 정도로 멘탈이 무너져있는 상황이였기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공사판으로 뛰어들었다.

우리 지역에서 큰 쇼핑몰이 건축중이였기에, 마침 자리가 있어서 바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거기서도 금방 일머리를 인정받아 처음에는 전기 조공으로 들어갔는데
현장 내부 자재관리 담당자로 편하게 일을 다니다가 공부 해야하는데... 나 왜이러고 있지? 라는 생각에 5개월정도 다니다가 그만두게 됐다.

이때가 대략 2020년 9월 이 순간도 비자 발급은 무기한 중지 상태였다.

그렇다면 일본어 공부를 더......?

공사장에서 돈도 좀 모았겠다, 일본에 나갈 때 더 언어를 더 잘하는 상태로 나가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

일본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좀 찾아보다가, 우리 동네에서는 답이 없는 것 같아서 서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형이 마침 서울 자취방을 안쓰고 타지에 잠시 내려간 상태라 형의 자취방으로 올라와서 강남으로 일본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5개월쯤 다닐 무렵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 중 숙제를 하나 받았다.

나의 꿈, 나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세요.

이 주제를 받고, 나는 정신적으로 크게 힘들어져서 학원을 환불하고 쉬게 된다.

내가 왜 일본을 가고 싶었던 것이지?
일본을 가면 뭐가 달라지는게 있나?
나는 도피성 유학이였던건가?
내 꿈은 뭐지?
나는 뭘 하고 싶고, 내가 정녕 어떻게 살아가는게 좋을까.

모든 것에 답을 할 수 없었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를 정도로 패닉에 빠졌다.

그렇게 그 날 4만보를 넘게 걸었다

정해진 곳이 없이, 그냥 발길이 가는대로 아무렇게나 한강을 바라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문득 퇴사하기 전에 말씀을 주셨던게 생각났다.

일을 하고 싶으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고.

이와 동시에 비자가 오픈되면 나갈 것이라 이야기했던 어학원에 환불을 요청하면서
그렇게 나의 일본 유학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

그렇게 또 다시 반도체로

연락을 드렸을 때 5월 20일경이였나?
갑작스럽게 연락을 드렸는데 흔쾌히 6월 1일부터 출근을 하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연봉도 내가 전 직장보다 20% 더 받은 상태로 시작할 수 있게 조정이 됐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해주셨다. 하고 싶은게 있다면 언제든 그만둬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일이 지속되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 했다.

거의 유일한 취미였던 게임을 할 때 내가 프로그램을 만져야 할 일이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을 알아서 개조하는 것을 보면서 주변에 있던 개발자 지인이 이야기를 했다.
개발자하면 재밌어 할 것 같은데요?

개발자 그거 머리 좋은 사람만 하는거 아니냐고
나 성적도 개판이고 4년제도 아니라서 그런거 못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그 당시 디코를 하던 많은 지인들이
님처럼 그렇게 빠르게 공략 찍어내고 설명하고 실수 안하는거보면 머리가 안좋을 수가 없다 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그럼에도 나는 반신반의했다.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는 엄청 많이 들어봤지만, 나를 믿지 못했기에.

반도체를 영원히 이별하며

위의 이야기를 들은 것과 대략 2개월 가량 간격이 존재한다.

그냥 개발자라는 직업이 문득 생각났는데, 지금까지 지켜본 것으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지금 시점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고, 과거에 컴공이긴 했으니까 그게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해보는 것을 추천했고, 그 중에 백엔드 엔지니어가 너와 어울릴 것 같다며 찾아보라는 조언을 받았다.

나는 무엇때문에 개발자를 하려고 하였는가

그래서 도박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나 솔직히 머리 좋은 것 같은데 내가 해보려고 마음 먹으면 무엇이든 못하겠어 라는
마음가짐으로 개발자라는 직업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복습?을 하기 위해서는 부트캠프를 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이 들었다.

그렇게 부트캠프를 지원한 후 2021년 12월 31일 퇴사했다.

그러면서 다른 협력사에서 연봉을 올려줄테니 올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받았는데
이젠 반도체를 떠날 때가 된 것 같다며 거절하고 그렇게 18년 7월부터 다녔던 반도체와 완전히 이별했다.

부트캠프와 커리어 점프

블로그에 다 이력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부트캠프를 정해서 다니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했지만, 부트캠프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게 됐다.

전반적인 경험 자체는 나는 괜찮았다.

나는 전공자였고, 7시에 일어나서 새벽 1시까지 공부를 했고
아니 공부가 아니라 그저 즐거움이라 생각을 했기에 나는 충분히 재밌었다.

야마가 도는 순간이 너무 많아서, 낸 돈에 비해 서비스를 받는게 모자르다고 생각한 적이 몇번 있다보니 그것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 모아서 들이박았던 적도 있긴 한데
커리큘럼 자체는 즐겁게 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다닐만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수료를 하고 난 후, 취준을 하면서 잘못된게 너무 많다고 느꼈다.
나같은 경우에는 커뮤니티를 충분히 활용하고 활동적인 편이고, 그래도 전공자였기에 버틸 수 있었지만

전혀 관련 없는 업계&학과에서 온 수료생들이 괜찮을까 라는 걱정을 할 정도로 이건 잘못됐다.

만약 무베이스의 상태로 개발자 커리어 전환을 위하여 부트캠프를 비싼 돈을 주고 가려고 한다. 하면 지금 상황에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라고 물어볼 것 같다.

뛰어난 개발자가 필요한 것이지, 신입 개발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라는 시장의 확고한 의지가 느껴지기에 더더욱.
부트캠프를 수료하고 난 후, 그만큼 공부를 더 해야만 회사에 취직할 수 있다. 라는 생각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합격해서 다니기로 한 회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과거 회사에 지원했던 대부분의 지원자들의 깃허브 혹은 기술 블로그가 아예 사라졌다고.
(대부분의 회사가 6개월 정도는 이력서를 가지고 있다가 파기한다.)

6개월이면, 대부분 부트캠프와 국비의 진행 기간과 비슷한데
그 내로 취업을 하지 못하고 개발자 커리어를 포기했다는 이야기라고 보고 있다.

사람이 제일 괴로울 때가 언제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동감을 할텐데
자신이 하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내 능력 때문에 하지 못할 때. 라고 이야기를 한다.

분명 그 사람들은 능력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고, 열정도 넘칠텐데도 결국은 꺾이는 그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현재의 부트캠프는 개발자 커리어라는 희망을 품고 달려나가보려고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을 현혹해서 방치하는 영리기관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부트캠프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취업을 하는 그 순간까지도 서포트해주는 부트캠프도 존재할 것이다.
그 비율이 안해주는 곳에 비해서 매우 적을 뿐.


그리고 채용을 많이 하는 기간이 존재하는데 그런 기간을 신경쓰지 않고 계속 싸이클을 굴리는게 다니는 사람은 신경 안쓰는거다.
물론 자기들은 수익을 내야하니 계속 받아서 돌리겠지.

내가 하필 상반기 채용이 끝나는 시점에 수료를 해서 취준을 하다보니 더더욱 느낀 것 같기도 하고..

수료, 취업 준비와 블로그

그렇게 수료를 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팀프로젝트 당시 매일매일 썼던 내용들이 너무 허접해보였다.

그래서 한개의 원칙을 세워서 하루 일과의 스케줄을 조정했다.

하루에 한개 이상의 블로그를 포스팅하기.

이유는 엄청 단순했는데, 신입은 어지간하면 성과가 없으니까 기록으로 증명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포스팅에 조건을 걸어놨다.

  • 복붙해서 쓰지말기.
  • 조금 심도있게 적어보기.

그렇게 하루에 세시간, 네시간을 할애하면서 1~2개의 포스팅을 이어나가는 것을 두 달을 넘게 하다보니
그것은 시간이 흐른 후 수많은 기회를 나에게 주게 됐다.

이력서와의 전쟁

그렇게 팀프로젝트에서 써보고 싶었던 포스팅을 다 하고 이력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무려 2주나 걸렸다(....)
평소에도 글을 쓰고 있었기에, 이력서를 제대로 적고 싶었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피드백을 받아가며 작성했다.

노드를 사용하는 회사만 찾아서, 신입~3년차까지 구인하는 회사에 대략 100개가량을 지원했고
17% 가량의 서류 합격률을 받을 수 있던 이력서를 작성했다.

사진 뺐으면 더 높았을 것 같은데

주니어 개발자 이력서 쓰는 법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첨삭을 받았던 내 이력서를 기반으로 한개의 글을 작성해놨다.

신입 기술면접이 왜 이렇게 어렵지?

서류 합격률이 높았는데, 이상하게 신입을 지원받는 회사는 다 나가떨어졌다.

그런데 2년~3년 이상을 뽑는 회사에 서류가 많이 붙더니 면접 질문 수준이 너무 높았다.

하지만 몇번 보다보니 패턴이 보였고
이것을 정리해서 공부한다면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다보니 생각보다 좋은 자료가 됐고 이것을 통해서 벨로퍼트님과 커피챗을 할 수도 있었다 ㅋㅋ

신입 백엔드 면접 질문 Ver. 2.0.7

독학과 커뮤니티

부트캠프에서 느꼈던 문제점이 수료를 하자 더 극심하게 느껴졌다.

질문을 하고 싶은데 대답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

그래서 커뮤니티를 찾다가, 생각보다 의외로 트위터가 발달이 많이 되어있어서 시작하게 됐다.

면접을 보면서 받은 질문이라던가, 그냥 내 생각이 담긴 글을 적어나갔고
사실상 취업준비 과정을 라이브하는 형식이 되어버렸는데, 이런 모습이 신기했는지
많은 취준생분들, 그리고 시니어 개발자분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독학임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질문을 할 수 있고
방향성이 틀릴 때 마다 바로 잡아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나는 독학이라면 더더욱,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다.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라고,
기회는 본인이 분명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고.

공개구직을 해봤다.

대부분의 면접이 종료되고, 결과만 기다리고 있던 시점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트위터에 그냥 적어봤다, 저 이런 사람이고 어떠한 회사에 가고싶다고.

생각보다 큰 기업에서 연락을 많이 주셨고, 그 중 한개의 회사가 인연이 되어서 현재 취업한 회사가 됐다.

과정만 놓고 보자면 나쁜 것도 많이 있었지만, 충분히 나는 성과를 봤다.

내가 가고싶었던 회사의 면접도 볼 수 있었고
첫 과제테스트로 하여금 떨어지긴 했지만, 발전한 모습을 내 자신이 확인하는 기회도 있었다.

물론 공개구직을 하면서 내가 합격을 받았던 회사를 솔직하게 이야기드리고 연기하다가
거길 못가고 면접 본 곳은 떨어져가지고 멘탈이 한번 크게 흔들리긴 했는데...

뭐, 결과만 본다면 나쁘지 않았다. 취업 못했으면 나빴다고 했을텐데 아무튼

새로운 시작, 그리고....

나는 취업을 하면서 첫 회사에 있어서는 내 관심 분야라면 인턴이라도 다니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 당시 인턴으로라도 가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했었다.

8월 6일 토요일 오전 11시 8분.

두 번의 공개구직 중, 첫 공개구직 당시에 연락을 주셨던 CTO분에게서 연락이 왔다.
인턴 자리를 드디어 만들었는데, 지금의 나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으실 것 같지만
혹시 오실 생각이 있냐고 말이다.

혹은 밥 한끼 먹으면서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첫 공개구직에서 연락을 주셨던 날은 7월 1일이였다.

첫 이력서 배포(?) 당시 한번에 이력서를 너무 많이 넣어서 더이상 회사를 지원할 수 없었고
시간을 기다리면서 공부나 해야겠다 라고 마음먹었던 시기에 연락이 왔다.

2달 가까운 취준에 지쳐있던 나에게는 당연히 해봐야한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기술 면접도 안해도 된데

근데 과제테스트 받음

월요일날 연락을 주셨는데 내가 게임 일정이 있어서 수요일로 연기 요청을 드렸더니
일단 과제를 받아보고 연기가 필요하면 밀어주실 수 있다는 말씀을 주셨다.

근데 실력을 보면 하루면 다 할 것 같다는 말씀과 함께, 아무튼 과제를 받았다.

그리고 정말 24시간도 안채워서 제출했다(?)
유닛테스트 다 걸어놓고, 주석은 주석대로 다써놓고 문서화까지 다 해서 말이다.

그렇게 보자마자 코드리뷰를 해주시고 면접 일정이 잡혔는데 기술면접이 갑자기 생겼다?
안해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난 당연히 저런걸 다 물어보니까 물어봤다(ㅋㅋ)

기술면접...없다고,,하셨잖아요,,,.??

과제 결과가 너무 좋아서 확인하신다 하셨다.
이게 빌드업이라는걸 난 몰랐지

이무튼 그렇게 면접 당일 간단한 기술면접을 보고 (오히려 너무 기초가 나와서 대답을 못했다..)

인턴이 아닌, 신입 정규직 포지션으로 오퍼를 주셔서 그 자리에서 바로 응하게 됐다.

그냥 다 말해주셨는데, 과제 결과물 보고 인턴이 아니라 신입으로 뽑으려고 하셨단다.
그래서 기술면접이 추가된건데 대답못함


아무튼 그렇게 15년도에 컴공을 입학해서 방황을 하던 나는 입학한지 8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쳐서
내 전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 회사를 다닌다고 했던 과거의 나는 사라져버렸고
취미가 개발 공부가 되어버린 나라면,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방황했던 나의 시간과 나 자신을 믿고, 지금까지 쌓아올려놓은 나의 가치관을 믿고 있다.

이 블로그는 계속 사용을 할 것이고, 나의 시간은 이 블로그에 함께 축적될텐데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다시 선택하게 된 시간의 흐름을 바라보면서 나를 회상할 수 있기를.

지금까지 힘들고 괴로워하며 지친 나에게 희망을 준 이 길을 나는 당당하게 걸어가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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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서비스 Backend Software Developer

1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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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8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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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8일

ㅋㅋ저랑 반대네요 전 전전에서 반도체랑 회로 쪽 전공하고 개발자하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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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9일

글을 읽으며 다사다난 하지만 끝까지 밀고나간 모습에 멋있기도 하고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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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19일

글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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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0일

안녕하세요~ 글을 보면서 저는 너무 체계 없이 공부하고 있구나 하는 반성을 참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다른 분야인 화학관련 기업연구원을 하다가 개발자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독학으로 하다 보니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 받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절망스러운데요. 때문에 커뮤니티 활동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아주 크게 와닿습니다. 커뮤니티 활동은 트위터를 위주로 하신 건가요? 혹시 이외에도 추천해주실 만한 커뮤니티가 있다면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 알려주시면 너무 감사하겠습니다.

2개의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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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20일

글 잘 읽었습니다! 일본 취업.. 반도체 업계.. 부트캠프.. 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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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31일

15년도 컴공 입학(게임좋아함), 전역 후 긴 방황 뒤 다시 개발공부 시작.
지금 저의 상황과 비슷해서 깊은 공감과 힘을 얻고 갑니다. 저도 주변 고수들과 바닥을치는 학점을 보며 '재능이 없다', '적성에 안 맞는다' 라고 섣부른 판단을 해버렸던 것 같아요 솔직히 최선을 다 해본 것도 아니면서.. 그저 학과 공부가 재미없고 하기 싫었던 어린 날의 도피였던 것 일지도요.
결국 어느 길도 선택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고 최근 여러가지 현실적인 판단과 제 안에 개발 욕구가 있다는 것, 천재들만 개발로 성공할 수 있는건 아니라는 걸 깨닫고 다시 개발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먼 길을 돌아온 만큼 열심히 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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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25일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 멋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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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28일

부트캠프는 어떤 걸 하신건가요? 글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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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8일

요즘 걱정이 많아 네이버 카페에 제 고민을 올렸더니, 여러 댓글을을 받았고 어쩌어찌 하다 보니 여기 글까지 흘러 들어왔습니다.

제가 제대로 이해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에 부트캠프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결국엔 실력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글을 쭉 읽어 보니 조금 더 부딪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좋은 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읽은 여러 책 보다 좋은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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