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윰이다·2022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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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출물과 도시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우리가 걷고 싶은 거리

1. 이벤트 밀도

높은 이벤트 밀도의 거리는 보행자에게 권력을 이양한다. 거리는 걷는다는 것은 보행자 입장에서 그의 세상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눈을 뜨고, 일어나고, 먹고, 걷고, 이야기하고, 일하고, 쉬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 나간다. 매순간 결정하는 각각의 행위들은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서 그 사람의 삶 혹은 세상을 결정한다.이러한 결정이 모여서 기억 속에서 그 사람의 '그날의 세상'이 구성되어지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이끌려서 가는 단순한 오락보다는 자신이 선택해서 만들어 나가는 내러티브적인 오락을 선호한다.
이러한 이벤트 밀도는 그 거리에서 보행자가 얼마나 다양한 체험과 삶의 주도권을 제공할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이벤트 밀도가 높은 거리는 우연성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낸다. 사람들이 걸으면서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 거리가 더 걷고 싶은 거리가 되는 것이다.

2. 공간의 속도

우리의 공간은 기본값으로서 3차원으로 비어있다. 객체를 인지함으로써 공간감이 생기고, 사람과 자동차와 같은 움직이는 객체가 들어가게 되면 공간은 비로소 쓰임새를 가지며 완성된다. 이처럼 도로와 건물 같은 물리적인 조건 이외에 거리에서 움직이는 개체도 거리의 성격을 규정하는 요인이 된다.
공간은 어떠한 행위자로 채워지느냐에 따라서 그 공간의 느낌과 성격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 변화의 요소는 모두 움직이는 것들이다.
거리의 속도가 사람의 걷는 속도인 시속 4킬로미터와 비슷한 값을 가질수록 걷고 싶은 거리가 된다.

감정 시장

예술은 '인간의 감정을 일으키는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마음 속이 잔잔한 호수처럼 조용하다가도 어떤 노래를 듣거나 소설을 읽고 마음속에 새로운 감정이 솟아난다.
그러면서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과 자신의 인간됨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배불리 먹고 잘 잤다고 인간다워지는 것은 아니다. 가슴 속에 무엇이 됐든 감정이 솟아날 때 비로소 인간됨을 느낀다.
현대 도시이 건축에서는, 기능적으로 작동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빠른 자동차를 위한 길과 넓은 집들을 추구했지만 정작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감성을 깨우는 공간을 놓쳐온 것이다.
계절에 어울리는 한 곡의 노래가 우리의 삶의 의미를 깨우쳐 주는 것 같이 감성을 울리는 건축이 필요하다.

한강

비어있는 공간 '한강'은 폭이 넓고 큰 다리가 많은 것으로 인식된다. 한강은 정신없는 서울의 일상에서 벗어나 비움의 공간으로 잘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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