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년 만에 항해로 다시 돌아왔다.
아무런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던 1년 전에는 무사히 수료만 하면 떡하니 취업이 될 줄만 알았다.
그렇게 1년 동안 차갑다 못해 얼어붙어 버린 취업 시장의 현실을 직시하며 막막하기만 한 미래에 짓눌려 망가져 갔다.
그러다 오랜만에 들어가 본 항해 사이트에서 본 과정을 발견하고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신청했다.
항해를 이미 수료했는데도 아직도 취업을 못한 건 내 탓이다.
항해는 잘 가르쳤고 최선을 다해 도와줬다. 하지만 내가 못난 탓에 취업이 안 됐다.
지금껏 항상 "그래도 **님은 아직 어리니까 괜찮아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이런 말을 들어왔다.
그래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이 상황에 안주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빨라진다는 것을 이미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아니 이미 달라져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후회할 시간조차 없다.
항해의 회사 이름이 스파르타인 이유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내가 할 일은 그냥 항해에 모든 것을 맡기고 시키는 것만 하는 것이다.
지금 내 상황은 열정이 넘친다기보다 절박하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심정을 항해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어디까지나 나의 최종 목표는 취업이다.
취업을 하기 위해 다시 항해를 찾았다. 물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수료했다고 해서 또 취업이 안 될 수도 있다. 취업이 최종 목표이지만 또 하나 얻어가고 싶은 것은 자신감이다. 작년에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으니 이번엔 근거 있는 자신감을 얻고 싶다.
취업이 계속해서 안 되더라도 근거들을 채우는데만 집중해서 언제 취업하든 훌륭한 개발자 1인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다.
항해가 그 시작점을 잘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