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회고

최원빈·2022년 1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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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부터 시작한 블로깅인데 벌써 23년이 된다니..
이참에 지난번과는 얼마나 달라졌으려나 작년 회고도 보고 왔는데, 군인이었어서 그런가 군대얘기랑 군대서 공부한 알고리즘얘기밖에 없었다.

그래도 올해는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꽤 알차게 보냈다.

3월 ~ 8월: 동아리 프론트엔드 교육 담당
6월 ~ 12월 스타트업 인턴십(같은 프론트 리드)
10월 ~ 11월 카카오 최종면접까지 달린 경험
7월 ~ 12월 동아리 파트장을 맡아 개발 주도

크게 보면 이렇지만, 이번 회고는 올해 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하고 싶은 말들을 좀 늘어놓으려 한다.

올해는 내가 느끼기에 개발에 대한 시야가 탁 트인 해였고, 이전보다 가파른 성장치를 가질 수 있었다.

공부를 해온 것은 사실 지난 3년과 크게 다를 건 없었는데, 올해에는 막연한 공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느꼈던 점들을 회고해보려 한다.


막연한 공부?

딱 지난 3년간 나는 막연한 공부를 해왔다.

막연한 공부라는 것도 늦은 새벽에 생각나는 표현대로 적어본 말이지만, 단어의 정의를 보니 의도와 맞았다.

날 가르쳐준 선배분께 만족으로 보답드리고자 공부를 시작하고,
어느새 재미가 들려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공부했지만, 공부한 것들이 흩뿌려져 있는 느낌이 강했다. 뚜렷하지 못했고, 갈피를 잡지도 못했다.

학습에는 정해진 순서가 없고, 알아야 할 주제들은 많으니 다양한 것들을 부분적으로 공부하게 되고.. 어쩔 수 없던건가?

https://roadmap.sh/frontend
정말 어쩔 수 없던걸지도?

예를 들어서.. 백엔드와 논의해 인증 과정을 만들기 위해 JWT를 통해 만들어진 accessTokenrefreshToken의 사용법을 공부했다고 하자.

공부한 덕에 이상적인 UX, 에러 처리 구조를 탐구해 각 토큰의 저장 공간과 방식을 직접 정할 수 있게 되었다.
왜 어떤 토큰은 어디에 저장하는지 설명할 수 있고, 어떻게 갱신되는지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학습을 했다고 해서 이를 활용한 앱을 만들 수 있을까?

이보다 먼저 React에서의 전역 상태 관리 패턴에 익숙해져야 하고,
accessToken을 쉽게 필요한 헤더마다 추가할 방법을 구상해야 하고,
자동로그인 과정에서 만료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에러핸들링 또한 필요하고,
오랜 시간 세션이 유지되어 요청 중 만료시 refresh이후 재요청을 할 구조를 짜야 하고,
이 과정에서 반복해서 발생하는 렌더링은 적절한지 검증해야 하는데...

이러한 막막함은 나만 느껴본 게 아닐 것이다.


이렇게 유지된 학습은...

지난 3년간 해온 막연한 공부는 부분적인 지식이 될 뿐이었다.
조립이 되지 않았다. 알고는 있지만 활용할 수 없는, 그런 상태였다.

공부가 경험으로 이어지지 못해 답답했지만, "계속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내 것이 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공부를 이어가고 블로깅을 이어갔다.

새로운 패턴의 라이브러리를 공부하고, 렌더링 동작과정을 공부하고,
브라우저 기능들을 공부하고,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유명 컨퍼런스를 구경하고, 책을 사서 학습도 해봤지만, 막연한 공부였다.

내가 왜 이 공부를 하고있던지는 알았던걸까?
돌아보면 그냥 혼자 불안해서, 알아야 한다고 해서, 요즘 트렌드라고 해서 공부했던 것 같다.

내가 한 공부는 쓴 시간만큼 효율을 내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노력은 했지만, 당장에 그만한 효율이 나진 않았다.

그러다보니 점점 확신을 잃어간 것 같다.


그럼 프로젝트는?

물론 이론적인 공부와 간단한 실습만 해왔던 것도 아니다.
3년동안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다른 파트와 소통해며 기능들을 개발했었다.

하지만 문제는 코드의 퀄리티였다.

지식들이 조합되지 않아 어떻게 활용할 지를 몰라 문제를 해결하기 급급했다.
어떻게 짤 지 고민하기보다 먼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코드를 먼저 써왔다.

지금 동아리 프로젝트를 완전히 처음부터 리코드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러던 중 과거 내 코드를 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짰는지는 몰라도
그냥 요구받은 디자인과 기능대로 화면이 나오게 하는 것만을 목표로 했다는 것은 알 것 같다.


그래서 조합이 안돼서 어떻게 했는데?

내가 문제라고 느꼈던 점들을 나열했는데, 문제의 원인을 찾아 없애거나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기준으론 당연했던게 아니었을까?

어떻게 처음부터 좋은 구조를, 다양한 관점에서 확장성과 관심사를 생각하며 코드를 작성할 수 있나..

내 결론은 그냥 하다보니 풀어저있던 지식들이 어느 새 조합이 되어갔다는 것이다.

참 무책임한 말이지만, 난 정말 어느 순간 통찰이 왔고 그게 이번 2022년이었다.
22년 초반까지 나는 분명히 부분적인 지식들로 뭉쳐져 있었고, 올해 이 조각들이 상당 부분 맞춰진 것 같다.

트리거가 된 건 무엇이었을까?

동아리 강의 준비?
멘토님들의 조언?
스타트업에서 부딪히기?
면접 & 자기소개서 준비?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관리한것?
여러번 돌려본 컨퍼런스 영상들?

분명히 전부 영향을 끼쳤을거다. 각자 다른 부분에서 내 조각나있던 지식들을 모아주었다.
강의와 면접을 준비하며 감만 잡았던 CS지식들이 조합되고,
스타트업에서 부딪히며 공부했던 구조들과 새로운 기술스택에도 익숙해지는 등, 여태까지 했던 공부들이 전부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올해는 더 많은 시간을 써가며 공부하고 더 재밌게 개발에 임했던 것 같아 스스로에게 만족스럽다.

물론 너무 무리해서 중간에 한번 죽을 고비를 넘겼지만, 한 번 겪었으니 앞으로는 잘 조절할 생각이다.


그래서 하고싶은 말은?

음.. 지금 공부하는게 잘 와닿지 않고 성장이 더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테지만, 흥미를 잃고 그만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했던 부분적인 공부들은 잊지 않는 한 분명히 의미없지 않고, 언젠간 조합이 되어 완전하게 내 것으로 작용하게 될 거니깐.

인생에는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지고, 이를 지날수록 지식이 조합되며 한순간에 가파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믿어주면 좋겠다.

그러니깐, 공부해둔 것들을 잊지 않게 정리해두는 습관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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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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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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