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충역 훈련소 후기(2024.05)

Heewon Seo·2024년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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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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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오긴 하냐? 오긴 하네..

지난 달, 5월 9일부터 5월 30일까지 논산 육군 훈련소에서 보충역 3주 과정을 마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지내고 있다. 근데 생각보다 인터넷에 있는 2022, 2023년도 자료들은 지금과 조금 달라 이번엔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사회복무요원 분들과 같이 3주 동안 훈련소에서 지내며 훈련받은 이야기 + 여러가지 팁들을 작성하려 한다.

참고로 필자는 열외할 이유를 찾지 못하기도 했고, 그냥 온 김에 훈련들을 받자는 마인드라 수료식 예행연습 때 감기로 의무대 뺀 것 말고는 다 참여했다.




저 떠나요..

집이 서울인지라 논산 훈련소까지 이렇게 이동했다.

  1. 아침 10시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2. 12시 논산역에 도착해 논산 시내 버스(논산역 앞 정류장에서 아무거나)를 타고
  3. 13시쯤 논산 훈련소 입영 심사대에 도착

그렇게 논산 훈련소 입영 심사대에 도착하여 오후 2시 행사하고 오후 4시까지 이런저런 처리들을 한다. 그렇게 단체로 캐리어를 끌고 앞으로 머물게 될 생활관에 가게된다.
이 날 옷을 갈아입고 저녁 밥을 먹는데, 뭔가 밥이 잘 안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이후로 보급 물품들을 받고 정리하느라 첫날 밤은 그렇게 지나간다.




1주차 - 제식 및 실내 교육

1주차는 위 제목 그대로 제식과 실내교육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분대원들과 아직 말을 트지 않아서 정말 시간이 가지 않는다. 이때 개인적으로 갖고 온 책을 조금씩 읽긴 했는데, 평소에 책을 자주 읽는 편은 아니라 그런지 잘 읽지는 못한다. 그래도 보통 4~5일 지나면 대화를 조금씩 하게 되는데, 이 당시 분대원들은 만약 6일 지났으면 벌써 2/7가 지나갔다고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곤한다.




2주차 - 수류탄, 사격, 화생방

2주차 부터 본격적인 야외훈련들이 있다. 당시 필자가 있던 연대는 훈련장으로 부터 매우 먼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훈련장까지 40분 동안 제식맞추며 걸어갔었다.


수류탄

보충역 과정에서는 연습용 수류탄만 준다. 그리고 뒤에 계시는 중대장님 명령에 따라 수류탄을 던지면 된다. 여기서 필자는 사전교육 영상을 잘못 보고 수류탄 던지는 과정을 이상하게 해서 담당 분대장에게 털렸다..


사격

사격 전날 k2소총 손질 겸 내부 부품들을 알려주고, 다음 날 사격을 진행한다. 생각보다 소리가 커서 필자는 귀에 삐소리가 나기도 했지만 1트만에 합격했다. 이 날 부터 훈련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식판에 비닐 씌우고 밥먹는다.


화생방

개인적으로 이 날의 메인은 가스실 실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지만 가능한 인원에 한해 가스실에 들어간다. 다른 사람들은 라섹, 아토피, 기흉 등의 이유로 빠져서 당시 우리 분대 13명 중 필자 포함 5명이 가스실에 들어갔다. 그 와중에 3명이 들어가자마자 나가서 필자 포함 2명이 방독면 정화통 뺐다가 끼는 동작을 하고 가스실에서 나왔다. 근데 구형 방독면이라 방독면 안으로 가스가 다 들어온다. 그래서 방독면 벗으니까 눈물콧물 등이 나온것을 알았다.

이 때부터 시간이 조금 빨리 지나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3주차 - 각개, 행군, 정리, 수료

드디어 절반이 지나가고 3주차에 들어섰다. 이 때 부터 분대원들은 수료까지 몇 시간이 남았는지 계산하고 있다.


각개

1일차에 수신호, 포복 방법에 대해 배우고, 2일차에는 상황에 따른 포복 방법과 수신호에 대해 평가를 받는다. 1일차든 2일차든 포복하느라 cs복(연습용 군복)에 흙먼지가 많이 묻는다. 그리고 다른 분대는 2일차에 포복과 관련해 지적을 심하게 받던데, 우리 분대는 열외하는 인원 없이 각개전투에 참여해서 지적을 받지 않았다. 각개전투가 끝날 쯤, 다들 들떠있는 모습들이 많이 있다.


행군

행군 전에, 어떤 상태로 이동할 지 선택하는데 개인적으로 허리다칠까봐 가방을 매지 않는 단독군장으로 행군을 했다. 그리고 오후 9시에 취침 후 오전 4시에 기상해서 행군을 시작한다. 그렇게 단독군장을 한 인원들과 대화하며 걷다보니 5시간을 다 채워 영내에 20km를 이동했다. 그치만 완전군장을 제외한 인원들은 추가 행군이 있어서 오침(오후 1시 ~ 오후 4시까지 취침) 후 다시 cs복을 입고 40분을 더 걸었다.


정리

사실 중간에 부처님 오신날때문에 그 날 쉬고 일정이 하루씩 밀려서 정리할 날이 하루밖에 없었다. 훈련 시 군복 외에 입어야 하는 장비들을 세척하고 관물대에 남은 부식, 보급들과 군복, 전투화를 넣느라 가방이 꽉찬다. 이거 언제 다 정리하나 싶지만, 그래도 집가니 기분이 최고로 좋다. 당시 먼지를 너무 마셨는지 감기가 걸려 수료식 예행연습은 의무대 가서 뺐다.


수료

수료식날 근처 대강당에서 수료하는데, 수료 후 같이 고속버스타고 서울 갈 분대원이 있어서 그 분과 같이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갔다. 5월 30일이 안올줄 알았는데, 드디어 왔다.




요즘 이래요

필자가 훈련소에 들어가서 경험해본 결과, 인터넷 정보와 다른 부분들이 있었는데, 한번 살펴보겠다.


코로나

인터넷에서 2020 ~ 2022까지는 거의 2주 격리하고 1주만 훈련했다는데 새삼 부럽긴 하다. 하지만 필자는 코로나와 관련하여 아예걸려본 적이 없어서 바로 훈련소 생활을 시작했다(그렇다고 코로나에 걸린 적 있어도 훈련소 일정에 차질은 없는 것 같다).


분대원

인터넷에서는 사회복무요원끼리, 산업기능요원끼리 등으로 묶어서 같은 생활관을 사용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필자가 입대해서 본 결과 일단 코로나 확진 여부만으로 구분했으며, 어떤 복무형태든지 상관없이 일단 같은 생활관에 들어갔다(그래서 필자 생활관에는 필자 포함 사회복무요원 11명과 산업기능요원 2명이 있었다 추가로 산업기능요원 2명은 병특 개발자가 아니고 일반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훈련소에 필수 물품들을 제외하고 어떤 것들을 들고 가면 생활에 좋을지 그리고 어떻게 생활하면 좋을 지 살펴보겠다.


만화책, 스도쿠 책

실제로 만화책을 갖고 들어온 분대원 들이 있어서 가능은 하다고 생각하지만, 가끔 분대장이 지적할 수 있으므로 적절히 읽는 편이 좋다.
그리고 필자는 생산적인 짓을 하고 싶어 스도쿠 책을 사진 않았지만, 스도쿠 책과 같은 퍼즐 책이 있다면 시간이 빨리 지나갈 것 같다.


육포, 포카리 분말

야외 훈련있는 날에는 부식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보통 오레오, 초코파이와 같은 것들만 있어서 육포와 같은 종류의 부식은 주지 않았다. 주말에 px가면 코주부 육포 하나 사면 씹는 맛이 있어서 좋다(가격도 사회에 비해서 절반 정도 가격이면 산다).
그리고 포카리 분말도 px에 사가지고 물병에 농도 진하게 해서 먹으면 그냥 찬물 먹을 때 보다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 말라는 것만 안해도 반이상은 한다

아무리 분대장이 훈련병보다 나이도 어리고 짜증나도 명령에 따르는 것이 좋다. 이게 군대라는 특성때문인것도 있고 서로 얼굴 붉혀서 좋을 것도 없어서 그렇다.

실제로 좀 밉을 많이 보인 훈련병이 핸드폰을 걸려가지고 수료를 며칠 앞두고 퇴소당해서 훈련소를 나중에 또 와야하는 일이 있었다. 참고로 분대장들이 훈련병들에게 주는 패널티로 보통 옐로카드라는 것이 있는데, 필자도 옐로카드 한번 받고 이 옐로카드를 처리하기 위해 중대 내에 있는 텐트가방을 검수하는 작업에 참여했었다.


분대장, 소대장, 중대장 훈련병은 안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직접 하진 않았지만, 제 3자 입장에서도 정말 힘들어보이는 훈련병들이었다. 그리고 포상으로 주는 것이 치킨 배달음식을 시켜 '줄 수' 있게 하는 것이다(사주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나서는 것이 좋다는 사람이 아니면 안하는 것이 좋다.


종교는 가고 싶다면 기독교가 좋다

필자는 무교지만 훈련소 기독교가 콘서트 급이라고 들어서 매주 갔었다. 근데 진짜 3000명을 수용하는 규모의 교회에서 단체로 구호를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던 것 같았다.

하지만 무교로 신청하고 생활관에 누워서 TV보는 것도 좋다고 본다.




마무리

훈련소에 있다보니 오랜만에 도파민이 끊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정말 재미있게 보냈다. 물론 짜증나는 일들도 많았지만, 수료하는 날에 사회로 나간다는 생각으로 다 미화된것 같다.

그리고 훈련소 같은 연대에 있는 현역 과정 훈련생들을 보며 나는 보충역이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도 했고, 정말 현역으로 군대에 복무하시고 복무하셨던 분들을 존경하게 되는 것 같다.

아무튼 훈련소 가야하는 모든 남성분들 퇴소 당하지 말고 재미있게 복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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