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중에 정신과의사분이 계신다. 그 분께서 간단한 테스트를 해주셨는데, 개인주의적 사기꾼 증후군과 선행자 사기꾼 증후군 증상이 있다고 해주셨다. 궁금해서 관련된 내용을 질문하다가 책 하나를 추천받아서 원어로 읽게 되었다. 사기꾼 증후군(Imposter syndrome)에 관련된 내용이다. 단어가 굉장히 어감이 쌔지만 실제로 질환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현대인이 겪는 심리현상정도로 설명한다. 허나 이것이 심해져 마음을 좀먹고 병원을 찾는 이가 많다고 한다.
책은 유독 한국인에게, 동양국가에서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는 듯 하였다. "겸손"이라는 특성과 관련이 많아보였다. Imposter syndrome이란 자신이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뛰어나지 않으며 따라서 자신이 주변을 속이고 산다는 불안 심리를 말한다. 즉 동양인이 보이는 겸손은 척이 아니라 어느정도는 진짜라는 것이다. 즉 남의 칭찬에 대해 겸손의 표현으로 거부의사를 보이는 것은 정말로 자신이 내적으로 깊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그 칭찬을 인정해버리면, 자신이 사기꾼이 되는 것이다.
이 증상은 여성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부터 시작해서 여성만이 가진 문제처럼 알려져 왔지만, 실상은 성에 관련없이 현세대의 사람들이 흔히 겪는(70%이상 겪어본 적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연구의 시작의 대상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여성만이 가진 문제로 알려져 왔다고 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기꾼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사기꾼 커밍아웃이란 방법을 제시한다. 여러가지 사기꾼 증후군 유형이 있지만, 내가 가진 선행자 사기꾼, 개인주의적 사기꾼 증후군에 대해서 말하자면, 선행자 사기꾼 증후군의 패턴은 다음과 같다. 선행 -> 제 3자가 선행을 칭찬해줌 -> 칭찬을 위해 선행을 했다고 생각함 -> 칭찬을 거부 -> 다른사람은 칭찬하고 나는 거부하는 인지부조화가 옴 -> 선행을 선행이 아니었다고 거부하게 됨. 대충 이러한 패턴의 무의식적 사고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다음으로 개인주의적 사기꾼 증후군은 팀으로 일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이란 모든 일을 혼자 해내는 것이라 믿는 것이다. 남의 도움을 받으면 해당 결과를 자신의 성공으로 여기길 힘들어 한다. 도움을 받은 결과물에 대해 칭찬을 받으면 사기꾼이 된 기분이 드는 것이다.
책에는 사기꾼 증후군의 많은 유형들을 제시한다. 그리고 모든 증상의 유형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특정부분에 대한 너무나도 높은 기대치와 연관이 있다. 유형들을 제시하고 그들의 패턴을 제시하고 심각해져 무너지는 과정까지 담겨있다.(이럴 경우 병원을 찾는가보다.)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사용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이다. 기대치가 높아지는 이유와 그로 인해 낮아지는 자존감을 습관적으로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존감이 낮아지는 때에 인스타그램 사용빈도가 높았던 것 같기도 하다. sns는 사회성의 풍부함이라는 효과로 필수불가결함을 주장하며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정작 나도 모르게 축적되는 자기해로움만 느끼게 하는 요소인 것이다.
세세하게 모든 부분을 읽지는 않았다. 여러 유형으로 제시하지만 본질은 같기 때문에, 또한 해결책은 증상에 대해 이해하고 나서는 좀 뻔한 전개로 느껴졌다. 책으로 읽기보단 5분정도의 좋은 영상으로 제작되면 어떨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