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글들에서 우리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클래식 '에어플로우'와 실패를 지배하는 파일럿 '프리펙트'를 만나보았습니다. 두 도구 모두 '어떻게 하면 작업을 성공적으로 실행할까?'라는 질문에 훌륭한 답을 제시했죠.
하지만 데이터 엔지니어링의 세계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Task가 성공적으로 실행되었다고 해서, 그 결과로 만들어진 데이터가 정말 올바를까?"
"이 테이블을 수정하면, 도대체 어떤 다운스트림 리포트와 대시보드에 영향을 미치는지 한눈에 알 수 없을까?"
"파이프라인을 단순한 스크립트가 아니라, 테스트하고 유지보수할 수 있는 진짜 '소프트웨어'처럼 만들 수는 없을까?"이러한 근본적인 고민 속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도구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오늘 우리가 깊이 파헤쳐 볼 댁스터(Dagster)입니다. 댁스터는 '작업'이 아닌 '데이터 자산'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전례 없는 수준의 '관측가능성'과 '신뢰성'을 부여합니다.
댁스터란?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생성되는 모든 결과물, 즉 '데이터 자산(Data Asset)'을 중심으로 전체 워크플로우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며, 관찰하는 데이터 개발 플랫폼입니다.
댁스터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데이터 자산(Data Asset)'입니다. 댁스터는 파이프라인을 단순히 '수행해야 할 작업의 연속'으로 보지 않고, '가치 있는 데이터 자산을 만들어내는 공장(Factory)'으로 바라봅니다.
이 관점의 전환을 '완전 자동화된 최첨단 베이커리 공장'에 비유해 봅시다.
이 비유처럼, 댁스터는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집중하여,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개발, 테스트, 유지보수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댁스터의 핵심은 @asset
데코레이터 하나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한 데코레이터가 어떻게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패러다임을 바꾸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자산(Asset)은 댁스터의 가장 핵심적인 추상화 개념입니다. 데이터베이스 테이블, 파일, 머신러닝 모델 등 파이프라인이 만들어내는 모든 결과물을 의미합니다.
@asset
: 데이터 자산을 생성하는 파이썬 함수에 이 데코레이터를 붙입니다. 이 함수는 특정 자산을 계산하고 반환(또는 저장)하는 로직을 담습니다.# 간단한 Asset 파일 예시 (my_assets.py)
from dagster import asset
import pandas as pd
@asset # 'raw_sales' 자산을 정의
def raw_sales() -> pd.DataFrame:
# 원본 데이터를 DB나 파일에서 읽어오는 로직
data = {'date': ['2023-10-26', '2023-10-26'], 'store': ['A', 'B'], 'amount': [100, 150]}
return pd.DataFrame(data)
@asset # 'daily_summary' 자산을 정의
def daily_summary(raw_sales: pd.DataFrame) -> pd.DataFrame:
# raw_sales 자산을 입력으로 받아 일별 요약 로직 수행
# 댁스터는 이 함수의 인자를 보고 'raw_sales' -> 'daily_summary' 의존성을 자동으로 파악함
return raw_sales.groupby('date').sum()
@asset
def store_a_sales(raw_sales: pd.DataFrame) -> pd.DataFrame:
# 'raw_sales' 자산은 여러 다운스트림 자산에서 재사용될 수 있음
return raw_sales[raw_sales['store'] == 'A']
위 코드만으로 댁스터는 raw_sales
가 daily_summary
와 store_a_sales
두 자산의 상위 자산이라는 사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시각화해 줍니다. 더 이상 task_a >> task_b
와 같은 의존성을 수동으로 설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댁스터는 개발자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독보적인 도구와 개념을 제공합니다.
Dagit은 댁스터의 웹 인터페이스이자, 로컬과 서버 환경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개발 도구입니다.
댁스터의 세계에서는 "Task를 실행한다"고 말하지 않고, "자산을 구체화(Materialize)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자산을 계산하여 물리적인 저장소(파일, DB 테이블 등)에 저장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사용자가 "daily_summary 자산을 구체화해줘"라고 요청하면, 댁스터는 의존성을 파악하여, 만약 raw_sales
자산이 최신이 아니라면 먼저 raw_sales
를 구체화한 다음 daily_summary
를 구체화하는 최적의 실행 계획을 세웁니다.
댁스터는 기존 오케스트레이션 도구들이 미처 해결하지 못했던 데이터 엔지니어링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합니다.
문제 1: Task의 성공 ≠ 데이터의 성공 → 해결: 데이터 품질 내재화
기존 도구들은 Task의 성공 여부에만 집중합니다. 댁스터는 데이터 자체에 타입을 정의하고, 제약 조건을 걸며, 품질 테스트를 파이프라인의 일부로 내장할 수 있게 하여, "성공적으로 실행되었지만, 결과물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보장하고자 합니다.
문제 2: 파편화된 개발과 운영 → 해결: 통합된 개발 경험
Dagit이라는 강력한 로컬 개발 도구를 통해, 개발 환경과 운영 환경의 경험을 거의 동일하게 만듭니다. 로컬에서 코드를 작성하고 즉시 시각화하며 단위 테스트를 실행하는 경험은 개발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입니다.
문제 3: 유지보수의 어려움 → 해결: 데이터 계보(Lineage)의 자동화
파이프라인이 수백 개로 늘어나면 그 관계를 파악하고 유지보수하는 것이 지옥이 됩니다. 댁스터는 모든 데이터 자산과 그들 사이의 의존 관계를 자동으로 추적하고 시각화해 줍니다. 이를 통해 "이 테이블을 수정하면 어떤 다운스트림에 영향을 미치지?"라는 질문에 즉시 답할 수 있게 됩니다.
댁스터는 최첨단 베이커리 공장처럼, 단순히 레시피(작업)를 순서대로 실행하는 것을 넘어, 최종 생산품인 빵과 케이크(데이터 자산)와 그 재료들의 품질, 신선도, 생산 이력(Lineage)을 완벽하게 관리하고 추적하는 데이터 개발 플랫폼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닌 '어떤 가치 있는 데이터를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단순한 자동화 스크립트에서 신뢰할 수 있고 유지보수 가능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혁신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팀이 데이터의 품질과 신뢰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복잡한 데이터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이 꼼꼼한 아키텍트, 댁스터와 함께 데이터 플랫폼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