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록시(Proxy) 완전 정복: 왜 대규모 서비스는 직접 연결하지 않을까요?

이동휘·2025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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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당신은 알게 모르게 수십, 수백 번 프록시를 통과했을 겁니다."

넷플릭스, 우버,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시스템 아키텍처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핵심 컴포넌트가 있습니다. 바로 프록시(Proxy)입니다. 단순한 트래픽 중계기라고 하기엔, 이들이 프록시에 투자하는 노력과 최적화 전략은 상상 이상으로 정교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토록 프록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걸까요? 프록시는 시스템의 복잡도를 제어하고,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며, 다양한 공통 기능을 중앙에서 처리하는 마법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프록시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종류와 각각의 트레이드오프, 글로벌 기업들의 실제 활용 사례, 그리고 시스템 디자인 관점에서 프록시가 필요한 이유와 설계 팁까지 깊이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프록시(Proxy)란 무엇일까요? 단순 중계기를 넘어선 핵심 컴포넌트

프록시(Proxy)는 클라이언트(사용자 또는 다른 서비스)의 요청을 실제 목적지 서비스나 서버에 직접 전달하기 전에, 중간에서 해당 요청을 가로채거나 가공하여 전달하는 중계 컴포넌트를 의미합니다. 단순한 전달자 역할을 넘어, 프록시는 다음과 같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며 시스템 아키텍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 요청 필터링 및 검증: 악의적인 요청 차단, 입력값 유효성 검사 등
  • 캐싱 (Caching): 자주 요청되는 응답을 저장해두었다가 빠르게 반환하여 백엔드 부하 감소 및 응답 속도 향상
  • 라우팅 (Routing): 요청의 내용(URL 경로, 헤더 등)에 따라 적절한 백엔드 서비스로 요청 분배
  • 로드 밸런싱 (Load Balancing): 여러 백엔드 서버로 트래픽 분산
  • 인증 및 인가 (Authentication & Authorization): API 키 검증, 사용자 인증 토큰 확인, 접근 권한 제어
  • 로깅 및 모니터링 (Logging & Monitoring): 모든 요청/응답 기록, 트래픽 통계 및 에러율 수집
  • 응답 변환 (Response Transformation): 백엔드 응답 형식을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형태로 변환
  • 속도 제한 (Rate Limiting) 및 SSL 종료 (SSL Termination) 등

시스템 디자인에서 프록시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자주 등장합니다.

  • API 게이트웨이 (API Gateway):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서 모든 외부 요청의 단일 진입점(Single Entry Point) 역할을 하며, 라우팅, 인증, 로깅 등 공통 관심사를 처리합니다.
  • 리버스 프록시 (Reverse Proxy): 웹 서버 앞단에 위치하여 클라이언트 요청을 내부의 여러 백엔드 서버로 분산시키고, SSL 암호화, 캐싱, 압축 등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예: Nginx, Apache HTTP Server)
  • 캐싱 프록시 (Caching Proxy): 웹 콘텐츠나 API 응답을 캐싱하여 응답 속도를 높이고 원본 서버의 부하를 줄입니다. (예: Varnish Cache, Squid)
  • 서비스 메시 사이드카 프록시 (Service Mesh Sidecar Proxy):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서 각 서비스 인스턴스에 함께 배포되어, 서비스 간 통신(Service-to-Service Communication)을 제어하고 관찰 가능성(Observability), 보안, 트래픽 관리 기능을 제공합니다. (예: Envoy, Linkerd)

이처럼 프록시는 단순한 기술 컴포넌트를 넘어, 시스템의 복잡도를 제어하고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핵심적인 설계 도구입니다.


2. 프록시 도입의 트레이드오프: 무엇을 얻고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프록시를 도입하면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고려해야 할 트레이드오프도 존재합니다. 모든 요청이 프록시를 거쳐야 하므로, 프록시 자체가 병목 지점(Bottleneck)이나 단일 실패 지점(SPOF, Single Point of Failure)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프록시 자체의 고가용성과 확장성 확보는 필수입니다.

◼️ 중앙 집중형 프록시 vs. 사이드카 프록시

  • 중앙 집중형 프록시 (예: API 게이트웨이, ALB):
    • 장점: 모든 트래픽을 한 곳에서 통제하므로 설정과 관리가 용이하고 운영이 비교적 단순합니다.
    • 단점: 모든 서비스의 공통 정책만 적용하기 쉽고, 내부 마이크로서비스 간의 복잡한 통신 제어나 각 서비스/팀별 유연하고 세밀한 정책(예: 특정 서비스에만 다른 타임아웃 적용) 적용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대표 사례: Netflix Zuul, Amazon API Gateway, Spring Cloud Gateway
  • 사이드카 프록시 (예: Envoy, Istio의 프록시):
    • 장점: 각 마이크로서비스 인스턴스마다 별도의 프록시가 함께 배포되어, 서비스별로 매우 세분화된 정책(트래픽 관리, 보안, 회복성 등)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코드 변경 없이 네트워크 기능을 추가/변경할 수 있습니다.
    • 단점: 배포 및 운영 복잡도가 증가하고, 수백, 수천 개의 프록시 인스턴스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추가적인 리소스 소모도 고려해야 합니다.
    • 대표 사례: Kubernetes 환경에서 Istio, Linkerd와 함께 사용되는 Envoy 프록시.

◼️ 오픈소스 프록시 vs. 커스텀 빌드 프록시

  • 오픈소스 프록시 (예: Nginx, HAProxy, Envoy):
    • 장점: 이미 검증된 다양한 기능을 빠르게 도입할 수 있으며, 방대한 커뮤니티 지원과 풍부한 문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가 비교적 용이합니다.
    • 단점: 기업의 매우 특수하거나 복잡한 요구사항을 완벽하게 만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으며, 성능 최적화를 위해 깊이 있는 내부 지식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적합한 경우: 빠른 MVP(Minimum Viable Product) 개발, 일반적인 웹 서비스, 스타트업.
  • 커스텀 빌드 프록시 (예: Netflix Zuul, Uber의 자체 게이트웨이):
    • 장점: 기업의 특정 요구사항에 맞춰 기능, 성능, 장애 처리 방식 등을 완벽하게 맞춤형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내부 시스템과의 긴밀한 통합이 가능합니다.
    • 단점: 개발 및 유지보수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모든 책임을 내부에서 감당해야 합니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됩니다.
    • 적합한 경우: 넷플릭스처럼 초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하거나, 매우 특수한 비즈니스 로직 및 인프라 통합이 필요한 대기업.

◼️ 성능 중심 프록시 vs. 기능 중심 프록시

  • 성능 중심 프록시:
    • 특징: 프록시의 역할을 최소화하여 (예: 단순 라우팅, 정적 콘텐츠 캐싱) 응답 속도를 극대화하고 시스템 리소스 사용량을 낮추는 데 집중합니다.
    • 단점: 다양한 부가 기능(인증, 복잡한 변환 등)이 필요하면 별도의 컴포넌트를 추가로 연동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예시: 정적 리소스를 빠르게 제공하는 CDN(Content Delivery Network)의 엣지 프록시, L4 로드 밸런서.
  • 기능 중심 프록시:
    • 특징: 인증/인가, A/B 테스팅 라우팅, 상세 로깅, 서비스 품질(QoS) 정책 적용, 요청/응답 변환 등 다양한 역할을 통합적으로 수행합니다. 개발자가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풍부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 단점: 다양한 기능을 처리하는 만큼 응답 지연 시간(Latency)이 증가할 수 있고, 시스템 복잡도가 높아지며, 장애 발생 시 영향 범위가 커질 수 있습니다.
    • 예시: 대부분의 API 게이트웨이, Envoy에 Lua 스크립트 등을 활용한 확장 기능을 추가한 프록시.

🤔 꼬리 질문: 여러분의 프로젝트나 회사에서는 어떤 유형의 프록시를 주로 사용하고 있나요? 그 선택의 배경과 실제 운영 경험에서 느낀 장단점을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3. 시스템 디자인에서 프록시가 필요한 결정적인 이유들

프록시는 단순히 "있으면 좋은" 컴포넌트가 아니라, 대규모 분산 시스템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적 요소입니다. 실제 기업들이 프록시를 통해 어떤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문제 상황 1: "인증 서버가 느려지니 전체 서비스가 먹통이 돼요!"

모든 사용자 요청이 인증을 거쳐야 하는 서비스에서, 만약 인증 서버 하나가 느려지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로그인 기능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인증을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 심지어 페이지 로딩 전체가 멈춘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 넷플릭스의 해결책 (프록시 활용): 넷플릭스는 사용자 인증 요청을 프록시(Zuul API Gateway)에서 선별적으로 처리합니다. 내부 인증 서버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프록시는 외부 트래픽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키거나, 캐시된 인증 정보를 활용하거나, 특정 기능에 대해서는 인증 없이 접근을 허용하는 등의 우회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인증 실패의 여파가 전체 시스템으로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아줍니다.

📡 문제 상황 2: "수십 개 마이크로서비스, 어디서 에러가 난 거죠? 로그 추적이 안 돼요!"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서는 하나의 사용자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수십 개의 서비스가 서로를 호출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특정 요청이 어디에서 실패했는지, 어떤 경로를 거쳐 문제가 발생했는지 추적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 빅테크의 해결책 (프록시 활용):
    • 넷플릭스 (Request Passport): 프록시 컴포넌트 내부에 "Request Passport"와 같은 기능을 구현하여, 요청이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관련 정보를 기록하고 추적합니다.
    • 우버 (Tracing ID 강제 부여): API 게이트웨이에서 모든 수신 요청에 대해 고유한 트레이싱 ID(Tracing ID)를 강제 부여하고, 이 ID를 모든 하위 서비스 호출 시 전파합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 트레이싱 ID를 통해 요청의 전체 이동 경로와 각 단계별 처리 시간, 로그 등을 시각적으로 추적할 수 있습니다. (분산 추적 시스템 - Jaeger, Zipkin 등과 연동)

🔗 프록시와 캐시의 강력한 연결고리: 캐싱 프록시 (Caching Proxy)

프록시는 요청을 중간에서 가로채어 가공할 수 있는 이상적인 위치에 있으므로, 캐싱(Caching) 기능을 수행하는 데 매우 적합합니다.

  • 캐싱 프록시의 역할:

    • 응답 캐싱: 이전에 동일한 요청에 대한 응답을 프록시에 저장해두었다가, 다음번 동일 요청 시 백엔드 서버에 다시 요청하지 않고 캐시된 응답을 즉시 반환합니다.
    • 백엔드 부하 완화: 반복적인 요청이나 계산 비용이 높은 결과를 캐싱함으로써, DB나 백엔드 서비스로 전달되는 트래픽을 크게 줄여줍니다.
    • 응답 지연 시간 최소화: 백엔드까지 요청이 도달하지 않고 프록시 단계에서 바로 응답하므로, 사용자 체감 응답 속도가 크게 향상됩니다.
    • 계층적 캐싱 가능: CDN (글로벌 엣지 캐시) → 리전별 엣지 프록시 캐시 → 애플리케이션 레벨 프록시 캐시 → 백엔드 서비스 앞단 캐시 순으로 여러 계층의 캐시 프록시를 배치하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 넷플릭스 사례 (EVCache & Open Connect):

    • EVCache: Memcached 기반의 분산 캐시 시스템으로, 넷플릭스의 다양한 마이크로서비스 앞단에 캐시 프록시 레이어로 위치합니다. API 게이트웨이나 애플리케이션 서버는 DB를 직접 조회하기 전에 EVCache를 먼저 확인하여 데이터베이스 부하를 줄이고 응답 속도를 높입니다.
    • Open Connect (CDN):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입니다. 전 세계 각 지역의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망 내에 캐시 서버(프록시 서버)를 배치하여, 자주 재생되는 영화나 드라마 콘텐츠를 사용자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미리 저장해 둡니다. 사용자가 비디오 재생을 요청하면, 넷플릭스 중앙 서버가 아닌 가장 가까운 Open Connect 캐시 프록시가 응답하여 스트리밍 품질을 높입니다.
  • 아마존 사례 (CloudFront & ALB):

    • CloudFront (CDN): HTML, CSS, JavaScript, 이미지 같은 정적 콘텐츠뿐만 아니라, 동적인 API 응답(GraphQL 등)까지도 엣지 로케이션에 캐싱할 수 있는 글로벌 캐시 프록시 서비스입니다.
    • ALB (Application Load Balancer) 연동: CloudFront는 ALB와 연동하여, 캐시 미스(Cache Miss) 발생 시 원본 요청을 ALB를 통해 백엔드 서비스로 안전하게 전달하며, 동적으로 캐싱 여부를 결정하거나 TTL(Time-To-Live) 정책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프록시는 '위치 기반 캐시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통제 지점이다."

캐시를 너무 앞단(예: CDN만 사용)에 두면 실시간성이 중요한 데이터(예: 상품 가격, 재고)가 변경되어도 즉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뒷단(예: DB 바로 앞의 애플리케이션 캐시)에만 두면 네트워크 지연이나 애플리케이션 서버 병목은 해결하지 못해 성능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적절한 위치에 캐시 프록시를 배치하고, 사용자 요청 패턴과 데이터 특성을 분석하여 캐싱 대상, TTL, 무효화 전략 등을 신중하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문제 상황 3: "사용자가 버튼 하나 눌렀는데, 내부적으로 5개 서비스가 동시에 호출된다면?"

현대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서는 하나의 사용자 액션이 내부적으로 여러 마이크로서비스에 대한 연쇄적인 호출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쇼핑몰 앱에서 '주문하기' 버튼을 누르면, 백엔드에서는 다음과 같은 서비스들이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호출될 수 있습니다.

  1. 주문 생성 서비스
  2. 결제 서비스
  3. 사용자 포인트 차감/적립 서비스
  4. 상품 재고 확인/감소 서비스
  5. 예상 배송일 계산 서비스

이 중 단 하나의 서비스라도 응답이 느려지거나 실패하면 전체 '주문하기' 기능은 실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결제는 성공했는데 주문은 생성되지 않는 등의 심각한 데이터 불일치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 빅테크의 해결책 (API 게이트웨이 활용):
    • 우버: API 게이트웨이에서 이러한 다중 요청 흐름(Orchestration 또는 Choreography)을 관리합니다. 각 하위 서비스 호출에 대해 적절한 타임아웃 설정, 실패 시 재시도(Retry) 로직, 호출 순서 제어, 병렬/순차 호출 결정 등을 중앙에서 구성하고 실행합니다.
    • 넷플릭스: API 게이트웨이(Zuul)에서 각 마이크로서비스의 실시간 응답 시간 및 오류율을 모니터링하고, 이를 기반으로 특정 서비스에 문제가 감지되면 해당 서비스로의 요청을 일시적으로 차단하거나(Circuit Breaking), 대체 응답을 제공하거나, 다른 정상적인 인스턴스 또는 리전으로 트래픽을 우회시키는 등의 장애 감지 및 회피 처리를 수행합니다.
    • 아마존: ALB, CloudFront, API Gateway를 유기적으로 조합하여, 각 서비스가 트래픽 폭주나 부분 장애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복원력 있는 아키텍처를 구축합니다.

이처럼 '프록시 컴포넌트'는 단순한 라우터를 넘어, 트래픽 제어, 인증/인가 분리, 장애 고립, 실시간 로깅 및 트레이싱, 데이터 캐싱 전략 결정 등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설계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비단 빅테크만의 고민이 아니라, 여러분의 서비스가 성장함에 따라 반드시 마주하게 될 현실적인 과제들입니다.


4. 실제 시나리오 기반 프록시 설계 예시

시나리오 #1: 글로벌 쇼핑몰의 API 게이트웨이 프록시 도입

  • 문제 상황:
    • 전 세계 고객 대상 쇼핑몰 플랫폼, 40여 개의 마이크로서비스로 구성.
    • 프론트엔드(React 웹앱)가 각 백엔드 마이크로서비스 API를 직접 호출하여, 백엔드 변경 시 프론트엔드도 잦은 수정 필요.
    • 서비스마다 인증 방식, 응답 포맷, 라우팅 경로 등이 달라 유지보수 복잡성 증가.
    • 여러 서비스를 순차적/병렬적으로 호출해야 하는 복합 요청(예: 장바구니 조회 시 상품 정보, 재고 상태, 예상 배송일 동시 확인)의 실패율 높음.
  • 프록시 도입 전략 (API 게이트웨이):
    1. 단일 진입점 확보: 외부에서 오는 모든 클라이언트 요청(프론트엔드, 모바일 앱 등)을 API 게이트웨이가 먼저 수신하도록 구성합니다.
    2. 공통 기능 중앙 처리: 인증/인가, 요청 유효성 검사, 표준화된 로깅, 전역적인 속도 제한 등을 API 게이트웨이 레이어에서 일괄 처리합니다.
    3. 라우팅 및 요청 오케스트레이션:
      • 프론트엔드는 더 이상 여러 백엔드 API를 개별적으로 호출하지 않고, API 게이트웨이가 제공하는 통합된 단일 엔드포인트에만 요청을 보냅니다.
      • 예시: 프론트엔드가 /api/v1/cart/summary로 요청 → API 게이트웨이는 내부적으로 주문 서비스, 상품 서비스, 재고 서비스, 배송 서비스를 병렬 또는 순차적으로 호출 → 각 서비스로부터 받은 응답을 조합하고 필요한 형태로 가공하여 프론트엔드에 최종 응답 전달.
  • 기대 효과:
    • 프론트엔드 단순화 및 개발 유연성 향상: 프론트엔드는 백엔드 마이크로서비스의 복잡한 구조를 알 필요 없이 API 게이트웨이와만 통신하면 되므로, 백엔드 변경에 따른 프론트엔드 수정 빈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 장애 전파 감소 및 안정성 향상: API 게이트웨이에서 타임아웃, 재시도, 서킷 브레이커 등의 회복성 패턴을 적용하여 특정 백엔드 서비스의 장애가 전체 시스템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합니다.
    • 중앙 집중적 정책 관리 및 보안 강화: 인증, 인가, 로깅, 트래픽 모니터링 등의 공통 정책을 API 게이트웨이에서 중앙 집중적으로 관리하여 일관성을 유지하고 보안 수준을 높입니다. 디버깅 및 운영 효율성도 증대됩니다.

시나리오 #2: 실시간 배달 플랫폼의 사이드카 프록시 + 캐싱 프록시 조합

  • 문제 상황:
    • 음식 배달 서비스. 사용자 주문 시 위치 기반 라이더 매칭, 예상 도착 시간(ETA) 계산, 배달비 실시간 책정 등 수 밀리초 단위의 빠른 응답 요구. 수십 개의 마이크로서비스 관여.
    • 서비스 간 직접 호출(East-West Traffic)이 많아 네트워크 트래픽 과부하 및 특정 서비스 지연 시 전체 응답 지연 발생.
    • 장애 발생 시 원인 추적 및 문제 구간 파악 어려움.
    • ETA 계산, 거리 기반 배달비 등은 입력값이 동일하면 결과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매번 새로 계산되어 비효율 발생.
  • 프록시 도입 전략 (서비스 메시 사이드카 프록시 + 분산 캐싱 프록시):
    1. 서비스 메시 도입 (사이드카 프록시 - 예: Envoy):
      • 각 마이크로서비스 인스턴스마다 사이드카 프록시(Envoy)를 함께 배포하여, 모든 서비스 간 통신이 이 사이드카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구성합니다. (Kubernetes 환경에서 Istio, Linkerd 등과 함께 사용)
      • 사이드카 프록시는 서비스 디스커버리, 로드 밸런싱, 타임아웃, 재시도, 서킷 브레이킹, mTLS(상호 TLS 인증)를 통한 보안 통신, 상세한 트래픽 메트릭 및 분산 추적 정보 수집 등의 기능을 서비스 코드 변경 없이 제공합니다.
    2. 캐싱 프록시 도입 (예: Redis, Memcached):
      • 자주 요청되지만 결과값이 자주 변하지 않는 계산 결과(예: 특정 경로/시간대의 ETA, 특정 지역의 기본 배달비)는 별도의 캐싱 프록시(또는 서비스 앞단의 분산 캐시)에 저장합니다.
      • ETA 계산 API 또는 배달비 계산 서비스 호출 전에 캐시를 먼저 확인하고, 캐시 히트(Cache Hit) 시 캐시된 응답을 즉시 반환합니다. 캐시 미스(Cache Miss) 시에만 실제 계산 로직을 수행하고 결과를 캐시에 저장합니다.
  • 기대 효과:
    • 네트워크 안정성 및 회복성 향상: 사이드카 프록시를 통해 서비스 간 통신에서의 장애를 효과적으로 격리하고, 재시도 및 서킷 브레이커를 통해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높입니다.
    • 관찰 가능성(Observability) 확보: 모든 서비스 간 호출에 대한 상세한 로그와 트레이싱 정보를 수집하여, 장애 발생 시 문제 원인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 성능 향상 및 시스템 부하 감소: 자주 사용되는 계산 결과를 캐싱함으로써, 반복적인 연산 비용을 줄이고 데이터베이스나 백엔드 서비스의 부하를 크게 감소시킵니다. 사용자 체감 응답 속도 또한 향상됩니다.

🤔 꼬리 질문: API 게이트웨이와 서비스 메시(사이드카 프록시)는 어떤 차이점이 있으며, 어떤 경우에 각각 또는 함께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일까요? 캐싱 전략을 설계할 때 캐시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결론: 프록시, 현대 분산 시스템의 똑똑한 문지기이자 교통경찰

프록시는 더 이상 단순한 요청 전달자가 아닙니다. 현대의 복잡한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에서 프록시는 지능형 라우팅, 보안 강화, 성능 최적화, 장애 복원력 확보, 시스템 관찰 가능성 증대 등 시스템 전체의 건강과 효율성을 책임지는 핵심적인 전략적 컴포넌트로 진화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고도화된 자체 프록시 솔루션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이유는, 그만큼 프록시가 대규모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사용자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모든 서비스가 빅테크 수준의 커스텀 프록시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AWS의 API Gateway, ALB/NLB, Nginx, Envoy, 그리고 다양한 오픈소스 라이브러리들을 서비스의 특성과 규모에 맞게 잘 이해하고 조합한다면, 우리도 충분히 견고하고 확장 가능하며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록시라는 도구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 시스템이 직면한 문제가 무엇이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록시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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