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마지막 날에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2020년이 기대되고 걱정됐다.
그 2020년이 간다.
올해는 스스로에게 지난 1년간 무엇을 했는지 질문을 던질 필요가 없다.
올해 나는 42 서울에서 과제를 하며 코딩을 했다. 정말 이게 전부다.
2020년의 마지막 날에도 42 과제를 진행하기 위해 코딩을 했다.
매해 마지막 날에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한 적이 없는데 코딩은 했다니 신기하기도 하다.
코딩이 벌써 내 일부가 되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설날이 얼마 남지 않은 때에 42 서울에서 피신을 진행했다.
피신에서 동료들에게 배우고, 동료들과 함께 과제를 해결하면서 코딩의 재미를 느꼈다.
본과정으로 넘어와서도 똑같이 과제를 진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재밌다.
하나 하나 배워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밥을 먹을 때에도 코딩을 머리에서 지우지 못하거나,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코딩에 몰두할 때도 있다.
물론 수많은 컴파일 에러를 맞닥뜨리며 좌절하기도 하고, 코딩에 대한 열정이 식을 때도 있다.
막막함 -> 흥미 -> 진빠짐 -> 집중 -> 막막함 -> ...을 반복한 한 해였다.
다양한 배경에서 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게 내가 느낀 42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42의 가장 큰 장점이 희석된 게 아쉽다.
우선 비대면으로 본과정을 시작했던 것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피신과 달리 비대면으로 진행하니 같이 으쌰으쌰했던 분위기가 식어버렸다. 홀로 하는 비대면 학습에 회의를 느껴 본과정에 집중하지 못한 사람도 많다. 동료와 서로 얼굴 보는 날이 줄어드니 "동료 학습"이 어려워질 수 밖에... 클러스터가 열려서 다시 가도 피신 때처럼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열정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없어서 피신 때가 그리웠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코로나가 없었다면 모든 면에서 학습 능률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내가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면 원격 비대면 근무를 쌍수 들고 환영했겠지만, 초보자로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지금은 원격 비대면 학습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애석하다.
모든 아쉬움에도 개발 공부를 할 수 있게 세전 100만원을 매달 지원해주고, 좋은 동료들을 만나게 해준 42에게 고맙다.
오늘로부터 가장 가까운 목표는 마지막 공통 과제를 끝내는 것이다.
이 과제에 너무 오래 얽매여 있어 힘들었는데 결단을 내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멘토링을 적극 활용해서든, 42 인턴십 기회를 잡아서든 진로를 하나 정하고 열심히 파서 개발자로서 성장하기 좋은 곳에 취업하고 싶다.
현업에서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니 기대가 되면서도,
작년의 오늘과 마찬가지로 아직도 이렇게나 부족한데 과연 현업에 나갈 수 있을지, 운좋게 개발자로 입성했다면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열심히 살아보면 알겠지.
2020년보다 더 행복하고, 더 성장한 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