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때부터 팀플은 즐거움과 고됨을 동시에 주는 매운 엽기떡볶이 같았다. 함께할 땐 그렇게 즐겁지만, 정작 혼자 남았을 땐 죽어라 피똥을 싸는 그 고통. 그 무책임했던 대학생들과 나는 팀플에서도 쾌락만 추구하며 술집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열곤 했었다.
나는 이제 서른을 넘었고, 팀플을 해본게 언 5, 6년 전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번 수업의 과제로 그 팀플을 받았다. 그렇다. 나, 두근거림을 느낀 것이다.
난 역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장르와 경계를 가리지 않는 수많은 이야기와 상식, 정보를 모아왔다. 하지만 유독 이커머스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다. 온라인 판매는 내가 따라가기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이면서, 동시에 고객의 온라인 동선과 시간별 행동 패턴 분석 등을 해야했기 때문에, 섯불리 공부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팀플 과제에서 이커머스 분석을 한다고 했을 때,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데이터를 임포트한 뒤로 팀원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무슨 컬럼을 가져와야할지도 감이 오지 않은 상태였다.
피그마에서 브레인스토밍, 아이데이션을 진행한다
모르기에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갖고 있는 데이터를 다각도에서 분석하면서 정확히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정해야 하는 과정이다. 이것을 탐색적 데이터 분석, Exploratory Data Analysis(이하 EDA)라고 한다.
이 과정은 사실상 브레인스토밍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다양한 쿼리를 꺼내보며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토의하고, 그곳에서 나온 인사이트로 다시 쿼리를 만들는 행위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매월 고객들이 카트에 상품을 담는 양의 시간별 추이
매월 event_type의 변동에 대한 그래프
테이블에 적힌 내용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슬펐지만,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팀원들이 아이데이션을 하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서 뭐든 할 필요가 있었다. 그때 최근 데이터의 시각화에 대한 아티클을 3번 읽어서 그런가, 쿼리를 통해 나온 결과물들을 시각화해보자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그래서 수치들을 직접 수기로 입력하여 그래프를 만들어 팀원들과 피그마에서 공유했다. 시기, 시간에 따른 변화를 통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분기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등의 액션이 나타났다. 시각화 자료의 효과가 어느 정도 발동된 것이다.
하지만 알고 있다. 지금 이건 일이 아닌 과제이다. 여기서 내가 잘하는 것만을 하려고 하는 건. 몸과 마음은 편하겠지만 성장을 위한 길이 아니다. 이번 과제가 비단 기술적인 부분이 아닌,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향성을 능동적으로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 해도 말이다.
익숙하지 않은 것, 못하는 것을 지금 연습해야 내 것이 된다는 걸 모두 잊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