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7월 4일~6일동안 3일에 걸쳐서 부산소마고 여름 해커톤이 진행되었습니다. 작년 요맘때쯤에도 여름 해커톤을 했었는데 그때는 선배님들하고 같이 한 팀으로 참가했었습니다. 그 땐 진짜 아무것도 못하고 HTML, CSS만 해서 선배한테 리액트로 옮겨달라고 부탁했었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니 시간 참 빠르네요.
해커톤 시작 전 학생들이 원하는 사전 강의를 들을 수 있었는데, 평소하던 웹 말고, 예전에 꼬꼬막 때 한번 해보고 접었던 앱을 오랜만에 한번 해보고 싶어서 ChatGPT API를 활용한 앱 만들기를 신청했습니다.
강의는 생각보다 재밌고 유익했고, 앱 개발보다는 ChatGPT API를 써본 경험이 저에게 더 좋았던 것같습니다. API키가 만료된 거 밖에 없어서 작동되는 걸 몇번 못봐서 아쉬웠어요ㅠ
저도 원래 같았으면 밤돌이로뿐만 아니라 원래부터 같이 협업해왔던 김석진하고 팀을 할 생각이었는데, 그냥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서? 얘 없이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다른 친한 친구들(강웅빈, 이희성, 이상진, 한예준)하고 팀을 맺게 되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웅이야팀에 저 혼자 껴있더라구요.
팀명은 "아는형님의 아는사람의 아는누나의 아는친척의 아는형님"으로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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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톤 주제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서비스"였습니다. 사전 강의 주제가 모두 ChatGPT인 걸 보고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처음엔 나름 상받고 싶어가지고 사회적 약자를 타겟으로 한 서비스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2시간 째 진전이 없어서 환기가 필요할 때 쯤, 한예준이 어디서 roomGPT라는 Replicate의 머신러닝 모델을 들고와가지고 이거 써보자고 했습니다. 그때 진짜 아차했습니다, 우리가 AI를 해커톤기간 동안 훈련시킬 수는 없으니 어차피 API를 써야할텐데 API는 한정되어 있으니 API를 찾고 거기서 아이디어를 확장시키는게 훨씬 더 효율적이었겠죠. 한예준이 가지고 온 roomGPT를 가지고 인테리어 관련 서비스를 만들자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1일차 일정을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갔습니다.
기숙사로 돌아간 뒤로 팀원들과 따로 모여서 아이디어 구체화를 했습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방 테마와 방 유형을 입력하고 자신의 방 사진을 업로드하면 AI가 새로운 인테리어를 보여주고, 사용자는 새로운 인테리어가 맘에 들면 마이룸에 저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명은 꽤 길었던 고민 끝에 죽방으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주도해서 이까지 애들 데리고 회의를 이끌었는데 상진이가 회의 끝나고 했던 해커톤 때 진짜 준서같은 애가 필요하다는 말이 진짜 고마웠습니다 :)
그렇게 아이디어 회의 이후 기숙사 들어가서 그날 새벽 4시까지 디자인을 했습니다. 사실상 2일차까지 개발을 완료해야했는데, 내가 2일차 점심까지 디자인을 붙잡고 있으면 프론트가 그만큼 개발할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서 어쩔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제 요령은 생겼는지 12시부터 1시간만에 로고하고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고 4시까지 디자인을 완성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프론트한테 핸드오프를 하고 개발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해커톤에서는 시간관리가 중요한데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그때부터 제가 PM처럼 1시간 마다 서로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만약에 해결못하는 에러가 있다면 바로 3학년 멘토를 불러라고 했습니다. 이때 이렇게라도 하지 않았다면 제 시간안에 개발을 마무리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디자인 끝났으니 딴 팀들 좀 염탐할까 싶을 때 쯤, 바로 할일이 늘어났습니다. 3일차 때 부스에서 운영할 포스터와 ppt를 제출해야한다고 하더라구요... 진짜 그놈의 포스터 진짜 그만하고 싶은데 너무 짜증났습니다. 그렇게 남은 시간동안 포스터만 만들었습니다.
포스터하다가 진짜 현타와서 좀 쉬고 있었는데, 3학년 한울선배하고 혜린선배가 만드신 울림코인이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해커톤 기간동안 거래되고 시세가 계속해서 바뀌는 코인이었습니다. 코인 시세 계속 보면서 단타로 이익보는게 너무 재밌어서 2시간 동안 울림코인만 하다가 시간 다 날렸습니다. 그래도 너무 재밌었어요... 덕분에 과자 패키지로 사먹음
아니 김석진이 갑자기 3일차 때 학생청원을 발표할 생각이 없냐고 하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산학협력프로젝트 발표회가 있는데, 발표만 해도 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3일차 새벽에 바로 5시까지 ppt를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하루만에 ppt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고, 학생청원이 폭망해버려가지고 딱히 자랑할 내용도 없어서 학생청원을 디자인했었을 때의 경험들을 회고록 구성으로 풀어내서 발표했습니다. 생각보다 발표가 만족스러웠어요. 매우 짧은 시간안에 값진 발표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우수상탔어요ㅎㅎ
결과물을 바탕으로 부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부스에서 설명을 해드렸는데, 심사위원들에게 설명을 잘 못했던 것 같아요... 간단명료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것인지, 설명하다가 지루해하시고 다 설명하기도 전에 그냥 딴 팀에 가시더라구요. 제가 괜히 발표를 맡아서 우리 팀이 받을 수 있었던 점수를 깎아먹은게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지금도 너무 아쉽습니다ㅠ 그래도 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디어가 괜찮다면서 칭찬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부스에서 발표하고나서 다른팀들 결과물을 둘러봤는데, 김석진네 팀 결과물이 인상깊었습니다. 디자인도 저 없이도 훌륭했었고 아이디어도 유용하고 기능도 모두 구현되어있었습니다. 저 없이도 잘하는 것 같아서 좀 배 아팠어요...
그리고 나서 1학년 팀도 둘러봤습니다. 1학년 팀들 결과물을 보고 애들이 개발 실력은 몰라도 아이디어 도출이나 기획 능력이 작년 우리 2학년보다 더 낫다고 느꼇습니다. 대부분 일상의 고민에서 시작한 아이디어와 그에 대한 솔루션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이 인상깊었습니다. 발표도 매우 잘하더라구요...
결과적으로 수상받지 못했어요ㅠ 제가 발표를 못했던 탓이었나 자책도 살짝 했습니다. 그래도 잘하면 수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매우 아쉬웠습니다. 결정적으로 김석진 팀이 상을 못받은게 너무 반전이었어요. 대상까지 이름이 안불리길래 와... 결국 대상 김석진팀이구나 싶었는데 임베팀이 대상을 타버렸습니다. 저도 놀랐고 김석진도 어이없어 했습니다. 지금까지 해커톤에서 수상해본적이 없었어가지고 수상이 고팠는데 이번에도 무관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해커톤에서 크게 두가지를 느꼈습니다. 첫번째로 해커톤에서, 아니면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PM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제가 PM역할을 잠깐 하면서 친구들에게 계속 압박을 하면서 딴짓 못하게하고 개발에만 몰두하도록 했던 게 개발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해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기획단계에서부터 잘 이끌었던 경험이 저에게는 새로웠습니다. 해커톤에서 이렇게 주도적으로 팀을 이끈 적은 처음이었거든요. 두번째로 아무리 서비스를 잘 만들더라도 남들에게 잘 보여주고 설명하지 못하면 말짱도루묵이라는 걸 또 한번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심사위원에게 우리 서비스가 무엇인지, 어떤 점이 좋은지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야했는데 문제점 분석부터 장황하게 설명하다보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쉽게 지루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으로 발표 연습도 좀 해야겠습니다.
BSSM 2학년 디자인의 희망 디자인의 꼬ㅊ 정말 리스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