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개월 간 계속 마루 디자인을 하면서 지쳐있던 몸과 마음을 리프레쉬하기 위해서 유니톤에 신청했습니다.
뽑는 디자이너 수가 적어서 혹시나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참가자로 선발되어서 되게 신나했었던 기억이 나네용
저는 수상보다는 네트워킹 때문에 유니톤을 왔었기 때문에 저 말고도 디자이너 한명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팀빌딩 뙇 되자마자 혹시 디자이너 있으신가 하고 봤더니 무려 내가 몇일 전에 비핸스에서 봤던 디프만 디자이너분이?!?!
그래서 진짜 기대만땅으로 유니톤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유니톤에 선발되었지만 참가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습니다...
학생으로써 서울 - 부산을 왕복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죠.
우리 부산소마고에서 거의 10명 가량이 유니톤에 지원했었는데 다행히도 붙은 선후배, 친구들과 같이 비행기 티켓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상 받아서 다행히도 조금은 메꿨네요...)
1일차에는 아이디어 회의 중심으로 진행했습니다.
주제는 자유주제 or Kpop이었는데, 저번 해커톤 때 개발 시간을 넉넉히 잡을려고 아이디어를 급하게 어정쩡하게 기획했다가 완전히 망해버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유니톤에선 여유롭게 아이디어 구상을 할려고 했습니다.
주최 측에서 괜히 Kpop을 따로 제시한 건 아닐 것이기 때문에 Kpop주제 쪽으로 생각해보았고, 그 결과 12시 정도까지 2개 아이디어 중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자신의 최애를 자랑하고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였고,
또 하나는 포토카드를 물물교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 였는데, 불분명한 유저 유입 가능성과 채팅, 좋아요 기능 등 낮은 구현 가능성 때문에 포토카드 물물교환은 반려되었고, 마침내 자신의 최애를 자랑하고 공유해주는 서비스(최애의 효능)를 만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평소에 문상훈 자랑 못해서 안달이었는데 저한테도 너무 필요한 서비스였어요ㅠ)
저는 부소마에 디자이너가 저 밖에 없어서 디자이너와 협업한 경험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서로 디자인 스타일이 다르거나, 혹은 제가 너무 못해가지고 내가 디자인해도 규원님(앞에서 언급한 디프만 디자이너분)께서 다시 다 갈아엎으셔야 할까봐 걱정이었습니다.
근데 사실 정말 쓸데 없는 걱정이었어요.
규원님께서 리드하시면서 디자인 컨셉, 와이어 프레임, 디자인 시스템을 촤라락 다 정리해주시는 덕분에 디자인 스타일이 달라져서 UX를 해칠 일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2일 차 낮 1시쯤에 디자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2일 차에는 멘토님에게 30분가량 멘토링을 받을 수 있었는데 Payhere 프로덕트 디자인 리드, 클래스팅 프로덕트 디자이너이신 홍은영님과 Toss 프로덕트 디자이너이신 백승현님이 각각 저와 규원님의 멘토로 오셨습니다.
사실 진짜 현업에 계신 분들에게 조언을 들을 수 있었던 정말 소중한 기회인데 아직 저는 포트폴리오를 채워나가는 중이라 딱히 보여드릴게 없었습니다ㅠㅠ
하지만 두분에게 저희가 디자인한 결과물 피드백을 부탁드렸는데 매우 인상깊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홍은영 멘토님께서는 먼저 최애를 자랑하는 게시글을 작성하는 페이지에 대해서 피드백해주셨습니다.
저희는 게시글을 작성할 때 6개의 입력란을 작성해야 했는데, 이걸 분리해서 단계를 나누면 오히려 그 뎁스 때문에 사용자가 많이 이탈할 것 같아 6개의 입력란을 한 페이지에 몰아서 넣었습니다.
근데 홍은영 멘토님께서 오히려 이걸 분리해보자는 피드백을 주셨어요.
홍은영 멘토님의 말씀을 듣고 다시 보니 오히려 작성 첫화면부터 보이는 6개의 입력란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단계를 나눠서 입력의 부담을 나누는 게 더 나았던 것이죠.
이러한 사실은 Toss의 1 thing / 1 page 철학(포스텔의 법칙)에 녹아있습니다.
그래서 6개의 입력란을 그룹핑하여 3단계로 나누어 다시 디자인하고 백승현 멘토님에게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백승현 멘토님께선 작성 페이지의 상단 네비게이션의 액션에 대해서 피드백 해주셨습니다.
저희의 디자인에서는 상단 네비게이션 좌측에 왼쪽 화살표 아이콘이 있었고, 첫 단계에서 누르면 홈화면으로, 그 외에는 이전 단계로 이동하는 플로우였습니다.
하지만 백승현 멘토님께서는 상단 네비게이션은 이 하나의 플로우 전체를 컨트롤하는 액션이 있어야하고, 하단 Thumbzone에서는 플로우 내에서 작동하는 액션이 있어야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전 단계로 가는 액션은 작성 플로우 내에서의 액션이었는데, 그게 상단 네비게이션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는 왼쪽 화살표를 누르면 이전 단계로 갈지 홈화면으로 갈지 헷갈릴 수 있었던 것이죠.
그래서 상단 네비게이션에는 좌측 상단에 X아이콘을 배치하여 작성플로우를 중단하는 액션임을 명확히 했고, 하단 Thumbzone에는 "이전"버튼과 "다음"버튼을 나란히 배치했습니다.
정말 피드백받기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부분들이 피드백을 받고나니 눈에 들어왔어요.
두번의 피드백으로 정말 UX이론을 열심히 공부해도 실제로 적용하고 개선해본 경험이 있어야 내 실력이 된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발표와 팀별 부스 시연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사실 너무 피곤하고 떨려서 발표를 안 할 생각이었는데 팀원들도 다같이 눈치보다가 우리가 만든 "최애의 효능"이 제일 필요한 제가 적합하다고 의견이 좁혀져서 결국 발표를 맡게 되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시간이 얼마 없어서 그동안 최대한 준비를 하긴 했지만 이런 발표가 오랜만이기도 했고 아침에 쪽잠자고 일어나자마자 발표를 해야 했어요.
그래서 제가 기대한 것보다는 발표를 잘하진 못했습니다...
발표 중간에 말 끝을 잘 마무리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연습할 때 할려고 했던 말을 너무 떨린 나머지 못했습니다. ㅠㅠ
그래도 지금 돌이켜보면 조금 용기내서 발표했던게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발표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지만 막상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발표를 망설여왔거든요.
이번에 3분정도의 짧은 발표였지만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해보았다는 경험이 더 소중했던 것 같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팀별로 부스에서 각자의 프로젝트를 시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때의 저는 너무 피곤했고, 이유 모를 울렁거림에 게다가 내 모자란 발표 때문에 우리 팀에 마이너스가 될까봐 되게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부스 운영 시간 때 최대한 다른 팀 참가자들과 심사위원들에게 우리 프로젝트를 어필해서 발표의 아쉬움을 만회했어야 했는데 너무 멘붕이 와버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서있었어요.
유니톤 때 뭐가 제일 후회되냐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부스 운영시간에 한명이라도 더 우리 프로젝트를 소개하지 못한 것이라고 얘기할 것 같아요.
아무리 컨디션이 안좋았어도 마무리는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그래도 다행히 우리 팀원들의 3일간의 노력이 모여서 특별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이디어 회의 때만 해도 아이디어 너무 좋아서 수상은 하겠다 싶었는데 제가 발표를 망쳐버리는 바람에 '나 때문에 수상 못받으면 진짜 어떡하지'이러면서 너무 걱정됬었거든요.
정말 그동안 대회를 나가면 수상은 남의 얘기같이 들렸었는데, 앱잼 해커톤 때 장려상도 받고, 이번에도 특별상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유니톤은 끝났지만 최애의 효능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유니톤 때 시간적인 문제로 구현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새롭게 떠오른 추가기능들까지 보완해서 우리가 원했던 최애의 효능을 만들어볼려 합니다.
또한 규원님과 같이 협업했던 잊지 못할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처음 시도해봤던 디자인 스타일인 만큼 비핸스에도 잘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최대한 추석 전까지는 마무리 해볼려고 합니다~~!
(2023.10.23: 추석까지 완성한다고 했는데... 이제야 완성)
최애의 효능 비핸스 바로가기
3일간 정말 고생많으셨던 저희 팀원분들 진짜 감사드리고요!
재미있는 이벤트들과 함께 유니톤을 이끌어가주신 스태프님들, 그리고 정말 좋은 아이디어들로 같이 대회 즐기셨던 모든 참가자분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여담))
참참참 이벤트가 있었는데 본인은 6번 참가해서 모두 지는 바람에 뿅망치를 6번이나 맞았다...
하지만 그 덕분에 이벤트 제일 많이 참여해버려서 버티컬 마우스 받음~~
서울 왕복만 해도 적자 <= 씁쓸
왕왕멋지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