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3년 정도 분석가로 일하며 입사 초기와 가장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세일즈"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입사를 하기 전과 입사 초기에는 단지 내가 하는 일을 잘 끝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나에게 요청한 부서가 원하는 일을 기한 내에 마치기만 하면 나의 몫을 다했다고 생각 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은 특별한 어떤 계기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깨어지게 되었었다. 주변에 일을 잘한다고 평가를 받는 사람을 보면,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잘 풀어내는 사람들이었고, 요구 사항을 맞추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대안을 제시하거나 더 나은 선택지를 찾아 내곤 했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지는 조금 되었는데, 글로 정리해보면 추후에 나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기록으로 남겨두고자 내가 헀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분석가의 세일즈
일반적인 의미의 "세일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해 이뤄지는 활동과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즉, 세일즈에서는 3개의 요소가 존재하는데, (1) 제품 혹은 서비스
, (2) 고객
, (3) 판매를 위한 활동
이 그것이다.
데이터 분석가도 업무의 특성 상 "세일즈"라고 잘 지칭하지는 않지만, 이런 3개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이미 일을 하고 있다. 3가지 요소를 나의 일과 연결 시켜보면 아래와 같다.
(1) 제품 혹은 서비스
- 분석의 결과물 (보고서, 솔루션, 리포트 등)
- 비즈니스 분석가라면, 데이터 추출 결과를 포함한 데이터 분석 보고서가 포함되고, 분석의 결과를 토대로 서비스를 만드는 직무라면 솔루션 (이상 탐지, 핵 탐지 솔루션 등)을 제품으로 볼 수 있다.
(2) 고객
- 분석가에게는 고객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우리의 보고서를 원하는 주체가 모두 고객이 될 수 있다.
- 나의 경우에는, 사업팀과 밀접하게 업무를 하고 사업팀의 요구 사항에 맞는 분석을 하는 케이스가 많으므로 사업팀이 고객이다.
- 때로는, 사내의 다른 조직이나 같은 팀의 분석가도 고객이 될 수 있다.
- 솔루션을 만드는 팀이라면, 사내에서 니즈가 있는 불특정 다수의 팀이 고객이 될 수 있다.
(3) 판매를 위한 활동
- 판매를 위한 활동은 우리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요구자에게 설득하여 잘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 분석의 보고서를 사업팀 앞에서 발표하는 행위를 포함하여, 분석에서 찾아낸 인사이트를 정리하고 그 인사이트에서 도출한 액션 아이템을 전달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분석가의 세일즈 스킬 5가지
분석가로 세일즈를 잘하기 위한 5가지 스킬을 나름대로 정의해 보았다.
(1) 고객에 대한 이해와 요구사항 파악
- 분석가로 세일즈를 잘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정확한 요구 사항 파악이 우선 되어야 한다.
- 요청 사항에는 드러나지 않은 이면의 이야기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글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진짜 알고 싶은" 내용은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2) 분석 가능 여부와 대안 제시
- 모든 요구 사항을 다 들어줄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제약 사항이 너무나 많다. 인력 리소스의 제한, 데이터의 부재, 기대 수준의 차이, 지표의 상이한 정의 등이다.
- 이런 상황에서, 좋은 분석가라면 가용한 상황을 파악하고 가능한 범위를 제시해 줘야 한다. 불가능한 부분은 불가능하다고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좋은 대안이 있다면 대안을 이야기 해줄 수 있어야 한다.
(3) 수치 기반의 인사이트 전달
- 인사이트를 찾아내고 전달할 때는 수치 기반의 제시가 필요하다. 직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로 확인한 객관적인 수치가 제시되어야 한다.
-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찾아낸 인사이트에서 가능한 액션 아이템도 제시해 주면 더 좋은 "세일즈" 포인트가 될 수 있다.
(4) 신뢰 관계 구축
- 기업에서는 좋은 세일즈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레퍼런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케팅 회사라고 하면, 마케팅 회사가 고객사로 가지고 있는 기업은 어디인지, 이전에 어떤 고객사와 일을 했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 회사의 이름값 자체가 그 회사의 역량으로 평가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 분석가도 좋은 "세일즈"를 하기 위해서는. 신뢰 관계가 구축되어야한다. 결과물에 있어서 1차적인 실수는 줄여야 하고, 제공된 결과물을 통해 개선된 수치가 있다면 가장 좋은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
- 따라서, 이전의 작업물을 잘 정리하고 요청 부서에서 먼저 확인하지 않더라도 내부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었는지 파악하고 요청 부서에 잘 전달하는 과정도 좋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5) 훌륭한 AS 서비스
- 세일즈는 단발성으로 끝나면 안 되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흔히, "제품이 좋다"라고 평가받는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좋은 에프터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우리도 좋은 분석가로 평가받기 위해선, 단발적인 지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의 개념이 고려 되어야 한다.
- 예를 들어, 분석 리포트를 제작해서 제공했다면 제공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업무는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의 과정이 필요하다. 요청한 부서에 결과물이 잘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하고 혹시 제공한 결과물에 틀린 부분은 없을지 확인하는 과정을 예로 들 수 있겠다.
- 또한, 이미 제공한 결과라고 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 할 수 있는지 점검하는 것도 좋은 "세일즈"가 되기 위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