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회고

콜트·2021년 12월 29일
0

이야기

목록 보기
5/6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모두 지났다. 한해를 돌아보면서 느꼈던 감상들과 기억들에 대해 담담히 남겨보려고 한다.

2021년 시작, 그리고 빈곤

올해는 교육 프로그램 참여와 함께 시작되었다. 정확하게는 작년 12월 28일이 첫 시작일이었지만.

그때 당시에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썼던 글이 있는데, 궁금하면 읽어보시라.

라이징 프로그래머2, 시작!

지금 생각해보면 이 교육 프로그램이 내 인생에 찾아온 여러 빛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다.

작년을 돌이켜보자면, 나는 이제 막 국비지원 교육을 수료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상태였고, 정말 정신없이 달려왔던 것 같다. 국비지원 교육을 진행할 때 당시와 비교했을 때, 생활의 빡빡함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작년에는 9 to 6 로 수업을 듣고, 수업이후엔 밤까지 고깃집 알바를 했다. 아직도 내 휴대폰속 급여 계산기에는 그때 근무했던 기록들이 남아있다.

바뀐게 있다면, 올해는 상하차를 하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했다는 것이랄까. 아침에 출근해서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교육 프로그램에서 내어준 과제를 수행했다. 이때 당시를 회상해보자면, 눈뜨면 일하고 눈감으면
자는거였다. 아, 물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모든 시간을 개발과 공부에 할애했다.

여담이지만 친구 하나는 참 잘 뒀다 싶은게, 아직도 생일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처음 상경 했을 때 스스럼없이 집 한켠의 공간을 내어줬던 친구가 퇴근후 늦은 밤에 케이크를 사들고 찾아왔었다. 초코 케이크였는데, 참
달았던 기억이 난다. 소고기 사줘야 하는데..

또 한번은,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준 치킨을 시켜먹고 남은 치킨무(...) 하나로 하루를 떼울 때는 서러워서 울었다. 그때 당시 가진게 없어 친구들이 이런저런 걱정을 해주며 먹을 것들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로 지원해줬었다.

지금이야 직장도 있고 그때 보다는 금전적인 걱정이 덜하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친구들에게 참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많이 이야기했지만,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많은 도움을 주었던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

어쨌거나 정말 빈곤했고 부족하게 살았던 시간들이었다. 그와 동시에 어떻게든 살려면 사는구나, 하고 많이 느꼈던 시기다. 작년에도, 올해에도 그 사실만큼은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이 시간들 덕분에 지금은 배고픔이
크게 두렵진 않다.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 4월이 되었고 결과는 무사히 모든 과정을 수료하였고, 운이 좋게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주었던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이때 당시에 라이징 프로그래머2, 그리고 수료 라는 글도 작성했었다.

사실 올해를 시작할 때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이 시기를 거치면서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고 이게 이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는 뭐든 할 수 있어.

물론 근거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관련해서 영상도 많이 찍었다.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보시라(어쩌다보니 중앙에 위치를...).

💥청춘남녀 4인의 앱 런칭 도전기💥라이징 프로그래머2

지금은 서버를 내렸지만, 실제로 아래의 앱도 만들어서 배포했었다.

첫번째 회사

입사

입사를 할지 말지 사실 고민이 많았다. 누가 들으면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입사를 제의받았을 당시,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1. 입사한다.
  2. 입사하는 대신, 새로 알바를 구해서 공부하며 취준을 한다.

결과적으로 나는 입사하는 것을 선택했다. 처음 제안받은 것은 정직원이었는데, 사실 확신이 없었다. 왜냐하면 개발자 포지션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거의 교육자에 가까웠다).

내 머릿속 깊숙히 뿌리박혀있는 생각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가치를 전달하는 일을 하자' 였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랬다. 그래서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편의와 만족감을 비롯한 여러 가치들을 '소비'하기보다 '제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그리고 다방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직업임에는 틀림없으니까.

하지만 당시에는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알바의 씨가 거의 말랐었다. 일주일에 알바 면접만 10군데를 넘게 다녔던 기억이 난다.

이 상태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 것 같았고 어느샌가 지쳐가고 있는 내 자신이 보였다. 그렇게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영상을 하나 봤다.

아래는 작년에 개발을 시작하고 얼마 안되어서 봤던 영상인데, EO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데일리 호텔을 창업한 신재식 대표님의 이야기를 다룬 영상이다.

전직 초등교사가 수백억에 회사를 매각하고 깨달은 것

개발을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이 영상을 찾아보면서 동기부여를 했었다. '나도 이렇게 의미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싶다'는 내 꿈이 잠들지 않도록 말이다.

영상을 보면서 지금 이 순간조차도 미래를 나를 위한거라고 생각하며, 경험해보는 것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교육자 역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맞으니 입사를 결정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지금 이 시기에 보내는 시간이 앞으로 내 미래에 어떻게 작용할지 몰랐기에, 조심스러웠다.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정직원으로 왔던 제의를 거절했고, 대신 3개월간 인턴처럼 근무를 하겠다고 역제안을 했다.

다행히 역으로 제안했던 것에 흔쾌히 수락해주셨고,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도 정말 감사드린다.

코드 리뷰

회사에 입사하고 1개월 정도 흘렀을 때쯤, 회사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상태였다. 일도 그럭저럭 할만했고, 수강생 분들과 나누는 소통도 좋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유모를, 무언가에 대한 결핍이 느껴졌었다. 언젠가부터 나 자신이 멈춰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정말 운이 좋게도 코드 리뷰어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에 부산의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NEXTSTEP 주관이었다. 그러니까, NEXTSTEP의 코드 리뷰어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자동차 경주 게임, 로또 게임, 블랙잭 게임 등의 미션들에 대해 코드 리뷰를 진행했다. 이는 내가 지인인 선배 개발자분께 운이 좋게도 위 미션들에 대한 코드 리뷰를 받아본 경험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기도 했다.

이런걸 보면 삶이라는게 참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이끌어주신 선배분들 감사합니다).

일과 코드리뷰를 병행했었는데, 코드 리뷰는 받아보았으나 직접 하는 것은 또 다른 세계였고, 서투른 탓인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래서 코드리뷰를 시작한 이후에는 푹 쉬어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리뷰를 받는 사람들의 성장을 보는 것이 꽤나 즐거웠고, 보람도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 스스로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껴졌던 것이 가장 좋았다.

이때 당시에 내 코드도 나름대로(?) 볼만해진거 같은데? 라는 살짝 위험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내가 미쳤지).

퇴사

입사 이후로, 첫 교육을 해보고, 코드 리뷰어로 활동도 해보는등 여러 가지 작업들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이 맞는것인지, 계속해서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빈곤하던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풍요로운(이전과 비교해서..) 삶이었지만 퇴사를 결심했다.

내가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교육자로써 제자(수강생?)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지만, 좀 더 광범위하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2. 너무 안락해서, 이렇게 있다가는 내가 여기서 멈춰버릴 것만 같았다. 마음속에 무언가 결핍이 계속해서 느껴졌다.

1번 항목에 대해서는 이전에 작성한 글인 첫 교육 회고 라는 글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특히, 2번 항목이 결심을 할 때 결정적인 작용을 했었다.

이전에 진행했던 코드 리뷰의 경험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이 문화를 우리 회사에도 정착시키고 싶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을 전파하고 수강생들의 교육에 좀 더 보탬이 되길 바랬다.

그래서 파일럿 프로젝트 느낌으로 아주 작게, '가위 바위 보 게임'이라는 것을 구상했고, 사내에서 참여할 인원들을 모집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참여율은 저조했고, 그에 대해 많이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순수하게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개발 회사가 아닌, 교육을 비롯해서 범용적인 것들을 다루었으니까(물론 회사의 비전과 이상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하고 있고,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꿈꾸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잠깐의 안락함에 그걸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원래 꿈꾸던 방향과 비슷한듯 보이지만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 들었고, 왠지 여기서 멈춰버릴 것 같아서 두려웠다.

그래서 나는 과감하게 퇴사하기로 결심했다.

설문지

언젠가 원티드에서 진행했던,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라는 세미나를 본적이 있다. 개발자들의 성장과 신입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뱅크 샐러드의 이동근 연사님의 말이 떠올랐다.

3개월이 지나고 구글 폼을 만들어서 팀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렸어요. 개인 회고에 사용할 목적으로요.
그렇게 받은 평가를 통해서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고 성장에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도 똑같이 구글 폼으로 설문지를 만들었고, 퇴사전에 동료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모든 사람들과 일을 같이 해본 건 아니기에, 얻을 수 있는 답변은 다소 한정적이었다.

하지만 직장에서의 내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했고, 나에게 부족한 점을 찾아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에 여러가지로 나름대로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러쿵 저러쿵해도 결국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내 모습이 외부적으로 비치는 내 모습이자 타인이 느끼는 내 모습일테니, 협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일 것이라 생각했다.

아래는 실제로 내가 받았던 답변들의 일부다.

이 외에도 여러 응답들이 있었는데, 따뜻한 말과 함께 응원해주셔서 고마웠다. 그리고 내 부족한 점(잠.. 잠.. 잠!!!)도 저렇게 들으니 민망해서라도 고치게 되는거 같다.

그리고 추후에 들어보니, 이때 이후로 회고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고 사내에 회고 문화가 정착되었다는 소식을 카더라 통신(?)으로 전해들었다(굉장히 뿌듯했다).

외주를 받다

첫 회사를 퇴사하면서, 외주를 하게되었다. 현재까지도 진행중인, 꽤나 큰(...) 프로젝트다.

대부분이 학생들로 팀이 구성되었고, 7월 중순부터 다가오는 내년 2월 말까지 계약기간이다(하자보수 기간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끝났다고 봐도 된다).

앱을 만드는 프로젝트이고, 내 역할은 앱 서버 API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다만 클라이언트 개발자 분들은 4분 이상이 계셨던 것에 반해, 앱 서버 개발자는 나 혼자 뿐이었고 그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는 서버 API 개발은 거의 완료된 상태인데,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협업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일정 관리를 위해 JIRA라는 툴을 도입하여 사용해보기도 하고, 60개가 넘는 테이블을 설계하기도 했으며(원래 이런가 싶었고.. 근데 결과적으로는 이것저것 변경 하다보니 조금 줄었다)
계속해서 변하는 요구사항을 상대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논할때면 늘 등장하는 '변화'라는 녀석이 얼마나 괴물같은지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내 생각에 가장 큰 수확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해본 경험이 생겼다는 것이다. 최소 반년짜리 프로젝트니까!

그 외에 좋았던 점은 혼자서 API 개발을 하다보니 좀 더 효율적인 구조와 컴포넌트의 분리라던지..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 고민해보고 뭐든 적용해볼 수 있었다는 점(가끔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싶었지만.. 상대가
없었다는게 슬플뿐
).

종국에 가서는 힘에 부치긴 했지만(저는 한사람이라구요 여러분 ㅠㅠ), 적어도 외주를 시작하기 전과 비교해서 지금의 나는 조금 더 성장했다고 믿고 있다(어떻게 하면 서버도 클라이언트도 편하게 일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를, 협업 환경 조성에 힘을 많이 기울였던 것 같다.

두번째 회사

입사

외주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개발자로 회사에 취직을 하게되었다.

외주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빨리 취업이 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고, 면접 경험을 늘릴 요량으로 여러 곳에 지원했었다. 그런데 그중 한곳에서 나를 좋게 봐주셨는지 운이 좋게도 생각보다 금방 신입의 문턱을 넘길 수 있었다.

좋았던 점은, 면접 질문의 대다수가 내가 했던 것에 대해서 물어본 것이라는 점이었다.
좋지 않았던 점은, 외주와 함께 일을 병행하려니 죽을 맛이었다는 것.

스타트업이었고, B2C 서비스를 하는 곳이었기에 내가 꿈꾸는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힘든 시간이 예상되었지만 기대를 품고 입사를 결심했다.

퇴사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첫 한달 동안은 거의 방치되어 있었던 것 같다. 과제를 내주셨는데, 모르는게 생겨서 물어보려고 해도 눈치가 보였다.

당시에 회사 사정이 그리 좋지도 않았고(사활이 걸린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다고..) 나 역시 그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단지 서로의 니즈를 맞추지 못했고, 그냥 잘 맞지 않는 회사였던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면접 때를 다시 생각해보면 나에 대해서 질문하시는 분은 한분이셨고 나머지 분들은 크게 궁금해하지 않으셨다. 마치... 취조에 가까운 느낌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입사할 때의 마음과는 다르게, 출근만 하면 공기가 무겁고 숨이 막혔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한 내 모습이 점점 싫어졌다. 일은 하고 있지만 그 어떤 보람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 내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고 지난 시간들이 희석되어 흩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수습기간인 3개월이 다 되어가던 때에 개발팀 이사님과 면담을 했고, 수습기간이 끝나면 나가겠다고 했다. 오래있어봐야 나도 회사도 서로 이득이 될게 없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내 정신이 피폐해질거 같아서, 더더욱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이때의 경험으로 면접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실제 그 회사의 모습과 꽤 많이 닮아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어찌보면 성장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취업 준비

다행히도, 외주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우울감과 상실감에 빠져있을 틈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일과 병행하는 것보다는 강도가 덜해서, 마음의 여유도 조금씩 찾아가고 있었다.

이 시기에는 기술서적보다는 교양서적(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 관련 서적. 나는 변태인걸까?)에 가까운 책들을 더 읽으려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던게 아닐까?

물론 이 시기에도 구직활동을 쉬지는 않았다. 오랜 기간 휴식하기에는 가진게 너무 없었으니까. 1주 가량을 푹 쉬고 다시 구직활동을 이어나갔다.

대대적으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으며 이전에는 노션으로 작성한 이력서만 제출한 것에 반해, 이번에는 포트폴리오까지 같이 작성해서 제출했다.

그리고 전과는 달리 좀 더 편한 마음으로 '평가는 내가 하는게 아니지!'라며 조금이라도 마음이 내키는 곳은 여기저기 다 찔러봤다(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아무 곳이나 넣지는 않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전에 비해서 서류 합격률이 높아졌고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왔었다(구직자 분들이 계신다면 이런 마음가짐으로 시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면접도 여러곳 봤는데, 살펴보니 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곳은 그쪽에서도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이렇게 면접을 보다보니, 채용과정이 소개팅과 같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분위기가 전부 다 달라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세번째 회사

입사, 그리고 현재

반복되는 코딩 테스트와 면접의 시기를 거치던 중, 지금 회사 분들과 면접을 볼 기회가 생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나는 수습기간을 보내고 있고 현재 회사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그리고 이전의 경험을 거울삼아 비추어봐도 훨씬 더 나와 잘 맞는 회사라고 느껴진다.

면접을 카페에서 진행했는데, 그게 굉장히 유효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 카페로 이동하면서 재잘재잘 떠드는 모습이 좀 더 밝고 경쾌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현재는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실제로도
그런 분위기여서 더 좋은 것 같다(심지어 부부 개발자도 계신다!).

글을 쓰다보니, 어느날 점심시간에 선임분과 나눴던 대화가 생각이 난다.

신입이 가장 심리적으로 편안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공부하고 찾아보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신입을 직접 뽑아본적이 없어서(나 빼고 모든 팀원분이 시니어 개발자 분이시다) 고민이 많았다고 하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이 남는다.

신입때는 바쁠때가 가장 마음이 편안하다는 글을 봤어요. 앞으로 여러 가지로 크고 작은 일들을 맡기려고 생각중이에요.

생각해주신 것에 대해 속으로 감동받았다. 이래서 사람이 중요하다고 하는가보다.

현재는 입사한지 1개월이 조금 지난 시점이며, 온보딩 기간도 끝났다고 볼 수 있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기 직전인 상태다.

올해에만 벌써 세번째 회사인데, 이번에는 잘 정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 다가올 2022년에도 힘내서 달려볼 생각이다.

그 외

데일리 리포트

첫번째 회사에 입사하고 중간쯤부터(정확히 6월 14일부터) 데일리 리포트라는 것을 쓰기 시작했다. 내 시간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었고, 어제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름대로 규칙을 정하고 작성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다.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인데, 문득 다른 개발자 분들은 어떻게 시간 관리를 하시는지 궁금하다. 참고할만한 좋은 소스가 어디 없을까?

개발 일기

예전에 글 작성에 대한 고민거리도 이야기로 썼던 것 같은데, 여전히 블로그에 글을 작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12월부터는 가볍게 글 쓰는 것에 익숙해지기 위해 새로운 지식을 알게되거나,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내용의 볼륨이 크던 작던 개발 일기 같은 것으로 작성하고 있다.

현재는 개인 공간에 작성중이지만 여기에 작성된 것들을 블로그 포스팅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글쓰기에 익숙해지면 어떨지 고민중이다.

마무리

두서 없이 글을 쓰다보니 엄청나게 길어졌는데, 다 읽으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다(미래의 나 제외).

작년 이맘때의 나는 자신감이 뚝 떨어진채 날개가 부러진 새였다면, 지금의 나는 어디든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느낌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새해에도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 욕심만 가득해서 사놓고 묵혀둔 채로 다 읽지 못했던 책들도 다 읽어보고, 블로그 포스팅도 좀 더 활발하게 해볼 생각이다(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최근들어 부진했던 기록들에 대해서도 점검하고 인생, 그리고 커리어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2022년에는 좀 더 부지런한 내 자신을 볼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추가로, 만약 새해에 유스콘 2022을 진행한다면 연사로 나가는 것이 현재의 첫번째 목표다.

YOUTHCON'21 참고.

profile
개발 블로그이지만 꼭 개발 이야기만 쓰라는 법은 없으니, 그냥 쓰고 싶은 내용이면 뭐든 쓰려고 합니다. 코드는 깃허브에다 작성할 수도 있으니까요.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