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교육 회고

콜트·2021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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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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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앞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두서없이 글을 작성할 수도 있는데, 행여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 물론,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이 글에 있어서 최고의 독자는 미래의 나 자신이 될 것이겠지만. 그래, 이런 게 회고지. 기억을 되짚어가며 글을 작성해보는 거지. 이래서 기록이 중요하다고 하는가 보다. 최근에는 데일리 리포트라는 것을 시작했는데(곧 1개월이 다 되어간다) 나중에 찌~~인하게 회고를 할 때마다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각설하고, 회고는 최대한 간결하게 작성해보려고 한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고 하다 보면 앞으로도 쭉 있을 회고가 부담스러워질 것 같으니까 말이다.

하늘 사진은 그냥, 뻥 뚫린 하늘이 보고 싶어서 해봤다. 예전엔 하늘을 자주 올려다봤었는데, 최근엔 잘 그러지 않는 것 같다. 여유를 잃어버린 걸까….

✨ 무엇을 했는가?

먼저, 필자는 5주(2021.05.27~2021.06.24) 동안 13명의 수강생을 가르쳤다. 이 과정의 이름은 라이징 프로그래머 3이며, 컴공선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여담이지만, 정말 좋은 곳이며,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이 곳이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가보면, 처음 시작할 때는 14명이었으나 한 분이 중도하차를 하게 되면서 13명이 되었다. 교육 내용은 필자가 배웠던 것들을 그대로 가르치는 것이었으며, 서버에 대해서 전반적인 내용을 추상화해서 전달함으로써 이해를 도왔다.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과제를 내주었으며, 과제들에 대한 피드백 또한 진행했다. 기본적으로 수업은 3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나는 2시간을 초과한 5시간 동안 매 수업을 진행했다. 첫 수업 빼고는 죄다 5시간가량을 수업했던 것 같다. 쉴 새 없이 말을 해야 했기 때문에 예전에 방송했던 때의 내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살짝 겹쳐진 느낌도 받았다.

수업 외로, 책도 읽어줬다.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고 싶지는 않았다. 뭔가 그들의 인생에 좀 더 보탬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자라고 싶었다. 그래서 때와 상황에 맞게 적절한 구절을 찾아서 읽어줬는데, 수강생분들이 느끼기에 어땠을지 궁금하다(이는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수강생 중 한 분이 말씀하신 게 기억에 남는다.

"책 읽어주는 콜트는.. 감미로운 것 같아요."

하하. 감미롭다니. 그저 웃기고 감사할 따름이다.

여기에 여러분들을 위해서 실제로 수강생분들에게 읽어줬던 글귀 중에서 일부를 남겨두도록 하겠다.

당신의 가슴 속에 당신 운명의 별이 있다.

- 요한 크리스토프

길을 떠나려면 자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우선 알아야 한다.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어떤가, 여러분들이 보기에도 감미로운가?

🎠 무엇을 느꼈는가?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식을 알고 있는 것과 그것을 받아먹기 좋게 정제하고 정리해서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래서 해당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이 수업 준비에 쓰였다. 수업 준비를 할 때면 전날 밤을 새우는 것은 기본이었고, 새로운 레퍼런스를 발견하고 찾을 때마다 모르는 것들이 자꾸만 쏟아져나와서 과연 내가 수업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래서 교육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는가보다.

그런데도 즐거웠다. 3시간만 채우고 끝내도 되지만, 5시간 동안 즐겁게 수업을 진행했다(수강생분들도 즐거우셨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잘 따라와 주신걸 보면 괜찮았던 거 아닐까…?). 아무래도 나는 이쪽 분야가 천성에 맞는 걸지도 모르겠다(사람들 앞에서 떠들떠들). 다만, 목이 조금 아프고 힘든 건 어쩔 수가 없었다. 게다가 수업하는 날이면 덕분에 밥을 먹을 시간도 없어서(10시간 가량을 연속으로 수업을 진행했으니….) 종일 굶기 일쑤였다.

그래도 보람찼다. 수강생들을 처음 마주했을 때와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바라본 수강생들은 확연히 그 모습에서 차이가 났다. 좀 더 적극적으로 변했고,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으며, 단순히 지식을 떠나서 삶을 견지하는 태도와 같은 것들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았다(나만 그렇게 느꼈던 거라면 조금 슬플지도).

또, 나 자신의 부족함에 대해서 많은 고찰을 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나는 Expert Beginner였던거 아닐까? '아, 이 정도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걸. 나 그럭저럭 잘하는 것 같아.'라는 생각을 하는 그저 그런 녀석.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주제에 눈앞에 보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있는, 자만에 빠지기 딱 좋은 시기!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게을리하지는 않았다. 거기에 더해, 자만에 빠진 것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아니겠지…?).

단지 조금.. 자신감을 가져보려고 했을 뿐. 그러니까, 스스로 조금 더 관대한 평가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적절한 자신감은 중요하니까...! 다만 내 생각보다 나의 위치는 좀 더 아래에 있었고, 그 부분을 인지하고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수업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부분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고, 여전히 나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이 지식적인 측면이든, 인간적인 측면이든. 그리고 나는 역시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더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가장 크게 자리 잡은 생각은 다음과 같다.

실무를 경험해봐야 한다. 이건 선택이 아닌 필수!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필요해!

이는,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가 해당 지식을 잘 활용하고 있을 때 비로소 더 많은, 효용 가치가 있는 지식을 전달할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직 나는 주니어 개발자에 끼지도 못한다고 생각한다. 왜? 실제 서비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고, 일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을 먼발치서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꾸준한 공부를 통해 실무에 얼른 뛰어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 같다.

🎡 무엇을 배웠는가?

🧨 첫 번째. 생각보다 사람들은 본인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아니, 힘들어한다.

수업 초창기였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려고 하는데,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아, 다들 처음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고 싶었으나 어쩌겠는가. 앞으로 몇 주가량을 볼 사이인데, 자기소개는 필요하지 않을까? 침묵의 007 빵을 하듯이 지목하는 식으로 자기소개를 이어갔다(그래도 조금 진행되고 나니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도 계시긴 했다).

이때 느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부담스럽게생각한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그들을 이끌어갈 리더는 얼마나 힘들까'와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두고 잘 챙겨주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져야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을 곁에 두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스스로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고마운 사람들에게 소홀히 하지 말자.

그리고, 자기 PR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자신을 반짝거리게 닦을 줄도 알아야 하고, 멋들어지게 전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이런 것들도 수업에서 함께 가르쳐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텐데.. 그럴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씁쓸했다(물론 나도 뛰어난 건 아니다. 그저 조금 철판이 두꺼울 뿐).

그러니, 우리 모두 자기 PR의 기술을 갈고 닦아야 한다. 조금만 갈고 닦아도 많은 사람보다 앞서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선 어느 정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배웠다기보단 고찰에 가까운가….).

💎 두 번째. 무슨 일이든, 동료에게 공유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매주 과제를 내주는데, 과제를 내주면서 항상 말했다.

"힘들거나 복잡한 상황이 있으면 공유를 해주어야 해요. 일이라고 생각하고 과제를 진행하도록 해요."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보다. 과연 직장이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걸 떠나서 공유가 잘 안 되는 상황이 정말 많았다.

"아, 저는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괜찮을 줄 알았어요..."

마감 기한을 하루, 이틀 남긴 시점에서 다 못할 것 같다니! 만약 실제 프로젝트였다면.. 아찔하다. 왜 이런 걸까?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건지 생각해봤는데, 내 결론은 다음과 같다.

이건.. 저마다의 생각과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에 즉, 본질적으로 인간이라는 각각의 개체는 다른 개체들과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 아니다. 있다. 이를 인지했다면, 그냥 이야기하면 된다. 될 것 같든, 되지 않을 것 같든. 그냥 문자 그대로 현재 처한 상황 자체를 공유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첫 번째 배움과 연결되는 것으로, 대부분의 사람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근데 까놓고 이야기해서, 처음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째부터는 쉽다. 그러니까 그냥 이야기해보자. 생각보다 별거 아니다. 못했을 수도 있고 잘했을 수도 있다. 부족하면 격려해서 메꾸도록 하면 되고, 잘했다면 칭찬을 해주면 된다.

이를 타산지석 삼아, 동료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려면 자기객관화를 잘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상황에 대한 공유 또한 반드시 잘해야겠지만 말이다).

💪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앞으로도 나는 개발 공부를 꾸준히 할 생각이다. 지금도 열심히 개발 서적을 멈추지 않고 읽고 있다(현재 읽고 있는 건 이펙티브 자바 3/E이며, 아주 알차다). 물론 이를 기록으로 남기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지만.. 책은 정말 꾸준히 읽고 있다. 현재 생각으로는 가능한 한 빠르게 실무에 진입하는 것이 주요해 보인다. 물론, 교육 자체도 매력적이다. 그래서 실무에 종사하면서 교육도 같이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물론, 당장은 최대한 빠르게 실무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겠지만 말이다. 열심히 달려 보자. 그러다 보면 원하던 방향으로 훨훨 날아오를 수 있지 않을까?

Run, Forrest, Run!

포레스트 검프 달리기

- 영화, 포레스트 검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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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블로그이지만 꼭 개발 이야기만 쓰라는 법은 없으니, 그냥 쓰고 싶은 내용이면 뭐든 쓰려고 합니다. 코드는 깃허브에다 작성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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