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와 벼룩

콜트·2022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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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와 벼룩

음.. 이 책은 뭐랄까.. 심오하다. 저자의 여러 가지 경험들과 그 경험들 속에서 얻은 깨달음, 통찰과 같은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래서 읽다보면 책을 읽는 것인지, 저자의 머릿속을 엿보는 것인지 헷갈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저자는 굉장히 일관성있게 본인의 생각과 의견을 피력한다. 내 짧은 생각으로는 그것을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축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상하고 젊잖은 시대는 갔다. 우리는 모두 변해버린 시대에 맞춰, 각자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과거에는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다. 대신 직장에서 받은 명함에 찍힌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새로운 회사로의 이직을 고려한다. 말 그대로 유랑민과 같은 생활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보다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다. 그런의미에서 참으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잘 어울리는 시대라고 할 수 있겠다. 나 역시 그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중의 하나이고.

사실 이 책은 표지에 쓰여진 '거대 조직에 기대지 않고 독립생활자로 단단히 살아가는 법'이라는 문구와는 달리, 어떠한 가르침이나 깨달음을 주기 위해서 쓰여진 자기계발서 같은 부류의 책은 아니다. 그저 저자의 경험들과 그로부터 얻은 깨달음, 통찰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읽으면서 많은 부분들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는 그만큼 저자의 생각과 현재 세태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리라고 생각된다.

읽다보면 이미 한참 앞서나간 인생 선배가 옛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는 느낌이 드는데, 그래서 요즘 말로 조금은 꼰대같고 지루할 수도 있다(솔직히 읽는데 시간이 꽤 걸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오..!'하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부분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는 있으나 적어도 앞으로의 생에 있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는 아직 겪어보지 못한 결혼 생활에 대한 부분이 굉장히 새로웠는데, 배우자가 생기고 여건이 맞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을 법하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본다.

각자의 인생에 대해 고민이 많아진 요즘 같은 시대에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벼운 제목에 그렇지 않은 내용을 담은 이 책을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다.

인상깊은 문구들

과거가 현재와 미래의 일부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생에 후반기에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가장 먼저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진리는 조롱을 먼저 받고 그 다음에 반대를 받다가 마지막으로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들을 연구하면서 얻은 교훈이다. 그들을 연금술사라고 불렀는데, 그들은 간절히 소망하면 배우지 못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그들을 움직인 것은 열정이었다. ... 연금술사는 실패와 실수를 말하지 않고 오로지 학습의 경험만을 말한다. 학습의 비결로 열정을 내세우는 것이 다소 기이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이 모든 시대, 모든 영역에서 통했다는 사실을 확신한다.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자 삶에 반영하며 풍성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이 모두 타당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으면 신념이 되고,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며, 미래에 대한 희망, 기대, 공포로 자리해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철학이 된다.

자기 자신을 알려면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부부의 생활방식이 달라질 때, 이혼을 해서 새로운 배우자를 찾기보다는 부부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추구하는 것이 더 낫다는 뜻이다.

"돈을 남에게 줘버려라. 그렇지 않으면 그 돈은 어떻게든 당신 손에서 사라지고 만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일과 당신이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네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 생애 최초로 그곳이 어떤 곳인지 알아보라."

"너 자신을 알라."

포트폴리오 생활에서는 당신이 뭔가를 일으키지 않으면 아무것도 돌아가지 않는다.

"연극계에서는 출신 학교나 졸업 성적 따위는 따지지 않아요. 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학교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거예요."

"왜 우리는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로움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 네게는 어떻 것이든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로움이야."

상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상자 밖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너무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면 부채가 된다.

"당신은 하나를 이해하기 때문에 둘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은 하나 '그리고' 하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리고'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다."

- 수피(이슬람교의 범신론적 신비주의)

나는 학위는 자격이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허가증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뭔가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 또한 자신의 문제와 관련해 선택을 잘해야 한다. 경영학의 귀재인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하지 말라. 일을 남들과 다르게 처리하고 승리의 개념을 재규정하라. 적어도 자본주의는 그렇게 할 가능성을 준다. 홍수에 휩쓸려갈 때에는 선택안을 생각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홍수는 때때로 사람들을 새로운 장소, 새로운 가능성으로 데려다준다.

'좋아, 그런대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삶은 단 한 번 뿐이므로 삶을 영위하면서 그저 근근이 견뎌나가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인생의 목적은 결국 무엇인가?

개인적 네트워크는 가만히 내버려둬도 저절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아니다. 계속 손을 보아야 한다.

"그런 열정은 어디서 찾죠?"

그들은 묻는다.

"꿈속에서."

내가 대답한다.

"우리는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낮에도 꿈을 꿔. 이런 사람들이 위험하지. 자신의 꿈을 반드시 이뤄내고 마니까." (번외. '우원재 - 시차'를 들어보시라.)

막연한 꿈이라면 그것은 꿈이라기보다는 희망에 가깝다. 열정은 막연한 희망으로부터 생겨나지 않는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마라. 그렇다면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남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과 다르게 하라.'

아내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나는 '좋아요, 그런대로'의 태도를 가진 사람과 한평생을 보내고 싶지 않아요."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사실 우리 모두는 각자 행운의 제작자인 것이다. ... "사과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우리 무릎 위로 떨어진다. 하지만 직접 과수원에 가서 나무를 약간 흔들어주면 사과가 떨어질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뀌면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는 것이라고.

"자네는 자네라는 존재가 지겹지도 않나?"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한다. 개개인이 해야 할 일은 자기 판단에 올바르다고 생각되는 인생관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나가는 것이다.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가지다."

"돈보다 자유"

가장 소중한 재산인 시간을 자신의 전적인 통제 아래 사용할 수 있어야만 비로소 진정한 자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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