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생각이 많아진다. 항상 생각나는 것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었지만, 휴대폰 메모장에 대충 적어놓기 일수였다. 그래서 어울리지 않겠지만 나흘 전부터 인스타그램에 감성글 포스팅을 하다가 다시 벨로그로 글을 옮겨왔다.
오랜만에 친한 형이랑 디엠을 주고 받았다. 친한 사람일수록 할 말과 안부를 묻고 대화는 금방 마무리된다. 형이 나에게 물었다.
살만하냐?
솔직히 스타트업? 엄청 힘들고 고되다. 체계도 없고 복지도 대기업에 비하면 터무니 없을 정도다. 그나마 탄력 근무제가 있지만, 그마저도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시행하고 있던 것이다. 버그 고치겠다고 밤 11시까지 자리에 앉아서 머리를 모니터에 쳐박고 코딩하다가 집에 허겁지겁 와서 다시 버그를 들여다본다. 게다가 학업까지 병행하려고 하니까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장난이 아니다. 때문에 하반기에 크고 작은 병만 서너차례 났었다. (물론 코로나 아님)
이러한 오만가지 단점들이 대기업에 비해서 존재하는데 왜 나는 스타트업에 참가하였는가?
나의 10년, 20년, 30년 뒤를 바라보았을 때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고민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돈을 많이 벌고 행복하게 살고 있겠지라는 가벼운 생각에서부터, 대통령이 되어야겠다는 대범한 생각까지 해보았을 것이다.
나는 궁극적으로 이공계 인재 양성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싶다.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처럼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인물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군대에 다녀오면서 확고해졌다. 과학고-서울대라는 남들이 보기에는 어마무시한 테크트리를 밟았지만, 나는 그 안에서 더한 괴물들을 보았다. 실제로 나도 물리 올림피아드 공부를 하면서 물리 분야에서는 나름 뛰어나다라는 평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입시의 벽에서 한 번 좌절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괴물들을 지금 이 순간에 이기지 못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더욱 힘들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이러한 인재들이 현실의 벽에 순응하고 유동적인 삶을 살아가기를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제약을 없애주는 방법 중 하나가 장학금과 같은 재화의 지원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나보다 뛰어난 이공계 인재들을 위해서 재단을 설립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스타트업은 나에게 최종적인 목표를 위한 중요한 도전이다. 평범한 직장을 다니면서 그 안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업적을 쌓는 것보다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내는 핵심 역할이자 선두에 있다는 사명감이 나를 이끌어주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창업은 할 수 없는 법이고, 언젠가는 목표점에 도달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목표점에 도달하기 전에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현재 나의 삶의 모토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나는 계속해서 달릴거고, 소처럼 우직하게 나아갈 것이다.